바쁘게 짐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김서진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아니면 우리 같이 갈까요?”비록 이번엔 해외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에서 그 사건 이후 그는 그녀가 출장을 갈 때마다 본능적으로 걱정을 했다. “아니면 그냥 가지 말까요?”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정말요?!” 김서진의 눈에서 갑자기 빛이 나며 목소리도 높아졌다.“바보!” 그녀는 웃으며 그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허리를 숙이고 짐을 챙겼다. “단지 이틀 가는 것뿐이에요. 금방 돌아올게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이번엔 출국이 아니라 제성으로 가는거 예요. 코앞에서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시는 거예요?”“걱정돼요!” 그는 그녀에 대한 자신의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그녀의 말도 맞는 말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걱정하며 잠시도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한소은은 약간 몸이 경직되었다. 그녀는 그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그녀에 대한 걱정을 표현할 줄 몰랐다. 그녀는 짐 챙기던 것을 멈추고 돌아서서 그를 안았다. “바보, 전 스스로 절 지킬 수 있어요!”그는 그녀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돌아온 이후 그는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비록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납치범들은 보통의 조폭들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런 환경에서도 버텼고 거의 다치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고 하기엔 믿기 어려웠다.당연히 그녀도 말하지 않았고, 김서진도 그렇게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는 차 씨 가문 사람이었고 어릴 때부터 무술을 연마했을 것이다. 그녀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당신이 차 씨 가문에서 어느 정도 배운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세상에서 사람을 해칠 수 있는 것이 주먹과 발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요. 어떤 것들은 보이진 않지만, 주먹이나 발에 수천 배에 효과에 달하는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 명심해요.”그는 자신의 감정을 정리한 뒤 그녀를 바라보며
“왜 뭐냐고 안 물어봐요?” 그녀는 그의 망설이지 않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뜨렸다.“어떤 것이든 간에 다 동의할게요!”그는 그녀의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준다.이렇게 나오면 그녀가 어찌 요구할 수 있겠는가?이미 그가 이렇게 말했으니 자신도 사양할 이유가 없었다.“그럼 제가 환아 전부를 갖고 싶다고 하면요?” 그녀는 농담조로 말했다. 그녀의 눈빛은 도발하는 듯한 눈빛이었고, 그 눈빛으로 인해 그들의 모습은 보통의 남녀가 연애하는 듯한 모습이 되었다.“그렇게 해요!”그는 눈썹 하나 찡그리지 않고 두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당신이 힘들어하지 않고 관리할 수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절차를 밟을 수 있어요.”“...” 한소은은 그가 이렇게 진지하게 말을 하자, 그에 대응하여 계속해서 말했다. “누가 힘들게 관리를 해요! 제가 물려받으면 바로 팔 거예요. 그럼 정말 많은 돈이 생길 거잖아요!”그녀는 말을 마친 뒤 곁눈질로 그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그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돼요! 정말 큰돈이에요. 적어도 우리, 아니 우리 아이까지 평생 걱정할 필요 없을 거예요. 당신이랑 세계 일주를 할 수도 있어요.”한소은: “...”“하지만...” 갑자기 말을 바꾸려 하자 한소은이 재빨리 물었다. “하지만 왜요?”“하지만 그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후회한 거지?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역시 받아들이지 못할 줄 알았어요. 과연 말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죠, 뭐.”“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수지 타산에 맞지 않아요.”그는 침대에 기대어 서있는 자세가 불편했는지 침대에 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를 안은 손은 풀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환아를 판 돈은 정말 큰돈이고 당신과 제가 살기에 충분하지만, 우리의 손자와 후손들에게는 부족할 수도 있고 편히 살기에도 모자랄 수 있어요. 우리 후손들을 위해 환아를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관리하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관리도 제
소성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회의 만찬은 여전히 열기가 뜨거웠다. 각 업계의 뛰어난 인재들이 참석하였다. 이 회의는 올해 협력했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친목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더 좋은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이 만찬에서 김서진은 여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환아와 협력하거나 투자하고 싶어 했기에 모두 그에게 환심을 사려고 하고 있다. 허우연은 술잔을 쥐고 긴장한 채 한참을 기다렸지만 그를 많은 사람들 속에서 끌어낼 기회를 찾지 못했다.“시간이 늦었어.” 윤설아는 그녀에게 다가와 앞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소리가 크지 않았기에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정도였고, 물론 그녀 둘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알겠어.” 허우연이 말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어.”“기다리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야. 더 끌었다가는 오히려 떠날 것 같아.” 윤설아는 고개를 숙인 채 가볍게 술을 마셨다. 그녀는 여전히 얕은 웃음을 띈 채 주변에 눈인사를 보냈다.허우연은 사실 마음속으로 갈등하고 있었다. 오늘 꼭 실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조금은 두려워하고 있었다.김서진은 그녀가 줄곧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했던 사람이고 오랫동안 사랑했지만, 그를 마주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그녀는 술을 한 모금 들이키고 마음을 다잡았다. “우리가 얘기했던 거 기억해!”그녀는 이 말을 던지고 김서진 쪽으로 성큼성큼 나아갔다.거의 다 왔을 때 웨이터의 쟁반에서 술 두 잔을 들고는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많은 사람들을 해치며 사람들에게 둘려져있던 김서진에게 다가갔다. “오빠...”김서진이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오빠, 전에는 내가 철이 없었나 봐. 충동적으로 오빠 화나게 했어, 용서해 줘.” 그녀는 그에게 술 한 잔을 건네며 진심으로 말했다. “대인배로써 예전의 일은 잊어줬으면 좋겠어.”김서진은 그녀를 보고 예의를 갖추며 술잔을 받았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며 잔을 비웠고 빈 잔을 들어 보였다. “됐지?”“그, 그래.”그녀 자신은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오히려 그가 술을 마시면서 그녀의 가슴은 더 안심하지 못한 채 빨리 뛰었다.‘마셨어, 정말로 마셨어. 모든 것이 내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어. 곧 가장 중요한 단계야.’ 그녀는 이번 단 한 번의 기회가 잘못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시간은 9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저녁 만찬의 분위기는 한창 무르익었다. 물론 몸이 피곤한 몇몇 사람들은 먼저 방으로 돌아갔다.허우연은 줄곧 김서진의 동선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15분 전에 연회장을 떠나 쉬러갔다.그녀는 이미 방 열쇠를 확보한 상태였다. 1808호. 약 효과가 이미 충분히 돌았을 것이다. 그녀는 윤설아에게 눈짓을 하고 조용히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윤설아는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베란다 밖으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지금 하면 될 것 같아.”전화를 끊은 뒤 노형원은 사전 계획에 따라서 파파라치에게 소식을 전했다. 클라우드 호텔 1808호에 정말 놀랄만한 소식이 있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이지만 파파라치들은 이런 소식들에 대해 매우 민감했다. 그들은 냄새를 맡고 움직인다.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일단 움직이고 봐야 한다.사실, 노형원도 어떤 소식인지 정확히 몰랐다. 단지 윤설아의 말에 따라서 행동한 것뿐이다.윤설아에게 협조하는 동안, 그는 왜 자신이 실패했는지 깨닫고 있었다.그는 너무 단순했다. 그는 자신이 황새인 줄 알고 있었지만 사마귀에 불과했다. 그는 한소은을 자신이 쥐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잠시 힘을 비축하고 있는 상태에 불과했다. 그녀는 힘을 모으자마자 날아가 버렸다.그는 근래 들어 시원 웨이브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윤 씨 가문 전체를 장악하면 그는 김서진과 충분히 맞설 수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을 수 있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었다. 예전의
빛이 너무 눈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정면을 보았는데 너무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떻게 네가 여기 있어?!”그녀는 당황해서 뒤로 휘청거렸다. 그녀의 손이 잡혀 있어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충분히 어색한 모습이었다. 뜻밖에도 그녀가 만진 사람은 그녀가 밤낮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녀의 오빠였다.허강민은 어두운 얼굴빛을 띈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허강민의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내가 아니면 누가 있어야 하는데?” 그는 평소처럼 음흉한 목소리가 아닌 꽤 진지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이거 놔!” 허우연은 현장을 잡혀서 그런 건지, 아니면 자신의 오빠에게 들켜서 그런건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그의 손을 뿌리치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 그녀가 무엇을 하려고 한 건지 눈치채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그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이 잡고 있는 손의 위치를 보았다. 만약 방금 잡지 않았더라면 이 손의 위치는 더 아래로 내려갔을 것이다. 허강민은 조금 충격을 받은 듯했다. 자신의 여동생이 이런 일을 저지를 줄은 생각도 못했다.김서진이 그녀를 언급했을 때, 그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심지어 믿지 않았다. 만약 그가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그는 김서진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그녀를 모욕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손을 놓자 허우연은 뒤로 넘어졌다.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도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몰라 답답했다.“네가 왜 여기 있어, 김서진은?” 그녀는 이미 들통났기에 아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걸 왜 나한테 묻는 거야? 네가 어떻게 감히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어? 만약 여기에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뭘 하고 싶었던 건지 말해봐. 허우연, 너 미쳤어?” 허강민은 벌떡 일어나 화난 표정으로 그녀를 꾸짖었다.그가 꾸짖자 허우연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한 쪽 다리를 꼰 채 고개를
그녀는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안색이 좋지 않은 허강민을 바라보며 방문을 열었다.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방문이 열리자 플래시가 터지며 파파라치들은 사진을 마구 찍어댔다. “허우연, 허우연이다!” 라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방 안에 그녀와 함께 있던 남자는 누구인가, 이 소식은 매우 뜨거웠다!그들은 급히 달려온 것이 헛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허우연은 앞으로 나아갔고 허강민은 여전히 방에 있었다. 그래서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안에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허우연은 팔을 들어 눈을 가린 채 놀라고 있었다. 하지만 다년간의 인터뷰 경험이 있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인터뷰를 하려면 먼저 매니저와 상의 후 해주세요.”“혼자 계셨던 건가요?”“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늦은 시간에 대본 상의하고 있던 건가요?”“우연 씨, 연애하는 거 아닌가요?”조금 예민한 질문들은 그녀 자신이 미리 준비했던 질문이었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오히려 난처한 질문이 되었다.“왜 이렇게 시끄러워?” 허강민은 눈썹을 찡그리며 안에서 나왔다. 그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파파라치: “...” “???”“허강민 씨?” 일 년 내내 스캔들에 노출되어 있는 부잣집 도련님들, 특히 허강민 같은 바람둥이는 스캔들이 끊이질 않았다.하지만...이 둘은 친남매였다. 이게 무슨 화제의 소식이란 말인가?“안녕하세요!” 그는 손을 들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제 여동생을 촬영하러 오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그래도 너무 힘들지 않게 개인 공간은 침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너무 힘들어해서요.”“왜 강민 씨가 여기 있죠?” 어떤 사람은 체념하지 않고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분명... 이게 아닌데!그들의 행동을 보고 있던 허우연도 답답했다. 그녀 또한 방 안에 다른 사람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것이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그녀는 힘 없이 이상한 방향
허우연은 무의식적으로 허강민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지금까지도 김서진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으며 이러한 상황에 그녀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걸어가 문을 두드렸고, 안에 누가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했지만 그녀의 직감을 믿고 끝까지 알아내고 싶었다. "안에 누구 계세요?”그녀가 물었지만 안에는 대답이 없었다. 다시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방금은 그렇게 인기척이 크게 나더니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객실부에 가서 손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좀 보라고 해."허강민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고, 막 사람을 부르려고 할 때 안에서 방문이 열리며 문 앞에는 윤설아가 서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풀어헤친 채 잠에서 덜 깬 얼굴로 눈을 반쯤 뜨며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누구세요?"“설아?"허우연은 화들짝 놀랐다, 그녀가 안에 있을 줄은 전혀 몰랐고, 관건은 그녀가 여기 있다는 것이다! "우연아, 왜……이렇게 사람이 많아? 하암……”그녀는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하품을 했다.“너 쉬러 가지 않았어?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야?”"맞아, 쉬러 갔는데 오빠가 날 데리러 온 거야.”허우연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윤설아를 쳐다보았고, 이어서 그녀의 시선은 방 안으로 향했다.윤설아……김서진……허우연은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아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너희 오빠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널 집에 데려다준다고?”그녀는 머리를 한 움큼 움켜쥐며 말했다.“그럼 잘 가. 난 다시 좀 잘게!”윤설아는 말을 하며 방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자 허우연은 문을 붙들며 닫지 못하게 한 뒤 윤설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설아, 방금 네 방에서 소리가 크게 났는데 뭐가 떨어진 거 아니야? 괜찮아?”말을 하며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윤설아가 그녀를 막아섰다.“별거 아니야, 내가 방금 너무 깊이 잠들어서 그만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그 소리를 너
"아직도 서진이를 언급을 해!”허강민은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켰고, 다급히 말했다.“내가 너한테 주의를 주지 않았다고 탓하지 마. 네가 스스로 잘 하라고!” "……" 허우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어깨를 움츠린 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래, 그녀가 잘되면 그만이지, 하지만 김서진은 이미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았는데 왜 그녀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 걸까?게다가 자신은 분명히 그가 마시는 술을 보지 않았는가.——방문을 닫은 윤설아는 손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며 몸을 돌려 화장실 문을 열고 샤워 커튼을 열었다.욕조 안에서 한 남자가 상반신을 드러낸 채 이상한 자세로 누워 있었고,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의식을 잃은 게 분명했다.그녀는 싸늘하게 흘겨보다가 돌아서서 세면대를 마주 보고 손을 깨끗이 씻으며 거울 안의 자신을 보았다.부드러운 머리칼이 약간 헝클어졌고 뺨 한쪽도 약간 붉어졌으며, 그것은 그녀가 방금 무방비로 이 남자에게 상처를 입은 것이다.손가락으로 뺨의 붉은 부분을 살짝 건드린 뒤, 그녀는 욕조 앞에서 천천히 자세를 낮춘 뒤 손을 들어 남자의 얼굴을 향해 뺨을 두 대 세게 내리쳤다. 그 힘은 매우 세서 때린 직후 뺨이 부어오른 것을 육안으로도 볼 수 있었다. 남자는 코로 숨을 내쉬었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뺨을 때리고 난 뒤에 만족했는지 그녀는 다시 일어나 화장실을 나왔고, 외투를 입은 뒤 꾸물꾸물 정리했다. 허우연은 허강민이 데리고 갔다. 즉, 김서진도 그녀의 방에 있지 않았지만, 그녀는 분명히 모든 것을 준비했다. 원래 이 바람둥이 조승안은 맞은편 1808룸에 가야 했고, 이 방에는 약을 먹은 김서진이 있어야 했다. 지금 허우연은 무사히 그녀의 오빠에게 끌려가고, 그녀는 조승안에게 괴롭힘을 당할 뻔했는데, 그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행방을 알 수 없는 그 남자뿐이다.아니면, 아침 일찍부터 그에게 들킨 것인가? 그 남자는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