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가연을 밀지 못하고 옆에는 또 사업장의 천적이 서 있어서 주현철은 화가 나서 얼굴빛이 변했다.“계집애, 너 지금 다른 사람을 위해 친 외삼촌이랑 맞서려는 거야?”“외삼촌, 저는 아무도 위하지 않습니다. 오직 아버지만을 위해서입니다!”진가연은 두 손을 벌리고 아버지를 뒤에 감싸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버지께서 방금 약을 드셨으니 곧 괜찮아질 것입니다. 이럴 때 또 다른 문제가 생겨서는 안됩니다!”“약 먹었다고? 무슨 약 먹었는데? 설마 이 사람이 가져온 건 아니겠지? 이 사람을 그렇게 믿는 거야?”잠시 멈추더니 뭔가 생각난 듯 주현철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그 집의 그 여자가 너에게 말한 거야?”주현철은 갑자기 한소은의 일이 생각났다. 자신의 아내도 한때 중얼거렸는데 주현철은 당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 보니 이 조카딸은 세뇌된 것이 분명했다.진가연은 부인하지 않았지만 인정하지 않고 말했다.“외삼촌, 지금 이 결정적인 순간에 일이 커지면 외삼촌한테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먼저 돌아가세요. 여기에는 제가 있습니다.”“왜 일이 커지는데. 나는 단지 너의 아버지의 몸이 걱정돼서 병원에 보내려고 할 뿐이야. 지금 밖에 있는 사람들만 너의 아버지께 일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야. 너의 아버지는 병가를 낸 지 오래되었는데 위쪽에서도 의심하지 않겠어?”지금 백신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주현철은 이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하여 기지를 몇 바퀴 돌았지만 그 몇 명의 연구 개발자들에게 몇 마디 했을 뿐이다. 그것도 당시 주효영이 소개한 것인데 지금은 딸이 없으니 중간에 뭔가 길이 막혀 있는 느낌이 들었다.비록 전체 프로젝트는 주현철이 투자하고 책임진 것이지만 그중의 완제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전에는 모두 주효영에게 맡기면 됐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직접 지켜봐야 했다.다행히 곧 성공할 것인데 정식으로 대량 생산과 사용에 투입되려면 진정기가 보고서를 쓰고 결재를 해야 시행할 수 있었다.지금 진정기는 누워서 일어날 수 없
진가연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달려들어 주현철의 핸드폰을 빼앗았다.“외삼촌, 더 이상 방해하지 마세요!”“나는 한사코 엉망진창으로 방해할 것이야. 너의 아버지가 지금 너를 상관할 수 없으니 이 외삼촌이 상관하겠어.”주현철은 몸을 피하여 진가연의 쟁탈을 피하였고 두 사람은 한데 뒤엉켰다.“가연아, 전화하게 해!”김서진의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두 사람의 다툼은 중단되었다.두 사람은 멍하니 있다가 일제히 김서진을 향해 바라보았고 진가연은 이해하지 못하고 소리쳤다.“서진 오빠?”“당신 무슨 뜻이야?”눈살을 찌푸리자 주현철은 경계하는 표정으로 김서진을 바라보았다. 김서진에 대해 주현철은 당연히 불신이 가득하였지만 이 말을 듣고 있자니 기괴함이 배어 있었다.지금 주현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바로 수중의 이 프로젝트였다. 조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순조로운 진행을 보장해야 했다.백신이 정식적으로 전국에 투입되면 주현철은 큰돈을 벌 것이다. 그때 되면 주현철은 이상 겁을 먹고 움츠러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자산이 몇 배나 늘었는데 장래의 사업 길이 걱정되겠는가?그래서 주현철은 다른 것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단지 이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길까봐 두려웠고, 진정기가 쓰러지면 자신이 이 프로젝트를 지킬 수 없고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이 없을 까봐 두려웠다.“내가 감히 전화하지 못할 것 같아?”생각해 보니 김서진이 자신한테 겁주고 있는 것 같았다. 주현철은 콧바람을 내쉬며 핸드폰을 들고 번호를 누르려는 모습을 보였다.“나는 지금 119에 전화를 걸어 병원의 구급차가 와서 사람을 데리고 가게 할 거야. 나는 너희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지켜볼 거야!”“외삼촌!”진가연은 급하게 주현철을 불렀다. 그러나 김서진은 조금도 막을 생각이 없었다.“얼마든지 전화하세요. 구급차가 와서 사람을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면 한 시간 후에 시 전체 사람들이 진 부장은 쓰러져서 생사를 알 수 없다고 알 것입니다.”“그
지금 이지경에 이르렀을 때 주현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진정기가 쓰러져서 아무도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전에 주현철은 거의 궁지에 몰렸고 간신히 천지를 벗어난 셈이었다.이 프로젝트로 인해 주현철의 사업에 드디어 전기가 생겼고, 다른 사람들도 그를 다르게 보았으며 진정기가 여전히 자신을 보호하고 있고 여전히 가족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러니 이 프로젝트로 인한 이윤이 얼마나 큰지 뿐만 아니라 이 배후에 있는 의미도 너무 중요했다.하지만 만약 진정기가 쓰러진다면,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람을 보고 노를 젓는 사람들이어서 자신의 사업이 어떤 상황에 직면할 것인지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알 수 있었다.그래서 처음에 진가연이 주현철에게 먼저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했을 때 주현철도 이 층을 고려해서 동의했다. 하지만 지금은 김서진도 여기에 있으니 분명 그들이 연합해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느꼈다.“내가 왜 너를 믿어야 하는데!”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주현철은 눈을 부릅뜨고 김서진을 쳐다보더니 불복한 표정으로 말하며 다시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나는 기어코 전화를 걸어 의사에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보라고 할 것이야. 나는 너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야.”“허…….”김서진은 웃으며 말했다.“아무도 당신한테 제 말을 들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당연히 제 말을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 성인이니 스스로 결정을 하세요. 하지만 주 대표님, 만약 당신이 한 결정이 그렇게 정확하다면 사업이 지금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겠지요?”“너…….”이 말은 주현철의 아픈 곳을 찔렀고 즉시 화가 나서 얼굴을 돌렸다.“주 대표님, 저는 단지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라고 충고할 뿐입니다. 홧김에 자신의 사업과 미래를 망치지 마세요.”김서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왜 너의 말을 믿어야 하는데. 네가 이렇게 나를 도우면 너한테 무슨 이익이 생겨?”경계심을 품고 주현
숨을 돌리고 주현철은 진가연에게 말했다.“외숙모께서 찾으신 그 명의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외삼촌께서는 모르시겠어요? 게다가 외삼촌께서 제 몸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잊지 마세요. 이 일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마세요.”진가연은 이 말을 할 때 매우 냉담했다.이 말을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진가연에게 명의를 찾아준 일을 꺼내자마자 주효영을 떠올리게 했고 자신의 몸이 왜 지금처럼 되었는지 생각하게 했다.만약 진가연의 그 사촌 언니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어찌 명의를 찾아다녀야 했는가. 그러나 진가연의 외숙모는 이 일을 가지고 공을 가로채려 하다니 생각만 하니 혐오스러웠다.“…….”진가연의 이 한마디에 주현철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무래도 도리에 어긋나서 입술을 오므리고 또 좀 불복하여 생기라고는 조금도 없는 진정기를 힐끗 보고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좋아! 네가 이 사람을 그렇게 믿고 또 너의 아버지한테 약을 가져다주러 온 것이라고, 이미 약을 먹었다고 했는데 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어?”주현철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진가연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아버지를 한번 보았는데 입으로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확실히 초조했다.진가연은 이미 너무 오래 기다렸다. 아버지가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면 진가연도 곧 자신이 없어질 것이다.진가연이 입을 열지 않자 주현철은 자신이 말한 것이 적중했다고 생각하여, 다소 득의양양하게 계속 말했다.“봐봐, 외삼촌이 고의로 너와 맞서는 것이 아니라, 외삼촌이 결국 너보다 경력이 많고, 견식이 넓고, 사람을 알아보는 것도…… 너도 더 똑똑히 볼 수 있어. 이 외부인은 결국 외부인에 지나지 않아. 어떻게 정말 너와 너의 아버지를 위해 생각할 수 있겠어.”“만약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우리 가족끼리 뭉쳐야지. 이 외부인과 무슨 상관이 있겠어? 이 점을 너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어?”“외삼촌의 말을 들어. 내가 너의 아버지께 좋은 의사를 찾아서 치료할 수 있도록 해줄게. 내가 보기에 너의 아버지의
진정기의 기침 소리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이끌었다.특히 진가연은 흥분한 나머지 진정기의 어깨를 붙잡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아빠, 아빠?!”그러나 진정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기침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매우 격렬했고, 심하게 기침을 한 후에는 붉은 피를 토해냈다.그 피는 세차게 진정기의 입에서 뿜어져 나와 절반은 바닥에, 절반은 침대 시트를 적셨다. 그 모습은 보는 사람이 흠칫 놀라게 했다.주현철도 깜짝 놀라 잠시 멍하니 거기에 서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입을 열지 못했다.“아빠, 아빠, 왜 그래요?!”진가연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조급하게 진정기를 불렀다.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김서진을 바라보았다.“김서진 씨, 우리 아빠 왜 이러는 거예요?”진가연의 이 외침은 주현철의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그는 앞으로 한 발 크게 걸어 나오며 소리쳤다.“지금, 이 상황에서도 이 사람을 부르는 거야?! 네 아빠가 어떤 상황인지 봤잖아! 어서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고 뭐해! 내 말 들어, 어서 병원으로 가자고!”주현철은 재빠르게 진정기 옆으로 가 한 손으로 진정기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꺼내 구급차를 부르려 했다.사실 김서진도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한소은은 그에게 해독제를 주면서 사용법과 용량을 알려주었을 뿐, 해독제를 먹인 후 생길 결과와 부작용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물론 자신은 그녀를 믿었지만, 그녀가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상황인 데다, 자기는 또 의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진정기가 피를 토하는 게 정상적인 반응인지 아니면 상황이 악화한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이제 진정기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었다.김서진이 눈썹을 찌푸리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주현철이 먼저 입을 열어 듣기 거북한 말을 내뱉었다.“지금 사람이 죽어가는데 아직도 다른 사람의
“가연아, 네 아버지 곁에 꼭 붙어있어! 아무도 그에게 손대지 못하게 해. 외삼촌은 내려가서 네 아버지를 데리러 온 사람이 도착했는지 보고 올게.”“사람이 도착하면 바로 병원으로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 네 아버지 일은 외삼촌의 일인 거나 마찬가지니까! 네 아버지가 아무 일도 없게 할게! 네 엄마가 그렇게 돌아가셨어도 외삼촌이 있잖아! 오늘 만약에 네 아버지가 무슨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외삼촌이 항상 네 편에 설 테니까 걱정하지 마!”주현철은 가슴을 두드리며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겠다는 보증을 서며 김서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진가연은 줄곧 울기만 하고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장담을 하는 주현철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주현철은 안심하지 못하고 진가연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가연아, 외삼촌이 하는 말 들었지? 지금 상황이 급박하니 더 이상 어리석은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맥 없이 침대에 늘어져 있는 진정기의 모습을 보며 진가연은 심란한 나머지 마구잡이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알았어요!”비록 진가연의 반응에 주현철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상황을 살펴봐야 했기 때문에 망설이다가 결국 내려갔다.김서진은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진정기가 토해낸 붉은 피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진정기가 토해낸 피는 두 군데를 푹 적셨다. 처음은 짙다 못해 검은 색의 피였고 나중에 한 번 더 토해 낸 피는 처음 것 보다 선명한 붉은 색이었다. 게다가 처음 토해낸 피는 조금 끈적해 보였다.다만, 두 군데의 피는 모두 진득한 피비린내가 가득했다. 적지 않은 양의 피를 토해내다 보니 진정기의 방안은 금세 피 냄새로 가득 찼다.“아빠, 아빠! 왜 그러세요? 제 말 들리세요? 한 번만 대답해 줘요!”진가연은 끊임없이 진정기를 불렀다.진정기가 전에 잠들었을 때 진가연은 단 한 순간도 걱정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그래도 그때는 잠이 들었을 뿐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그러나 지금 진정기가 이렇게 숨 넘어갈 듯 기침을 하고, 또 그렇
김서진의 이 말이 진가연을 위로하는 것이든 아니든 진가연의 마음은 한순간에 많이 안정되었다.‘그래. 지난번에 소은 언니가 왔을 때, 아빠가 중독된 것이라고 말했었어. 그리고 내 앞에서 아빠를 통제하는 은침을 꺼냈었지. 지금은 또 김서진 씨에게 해독제를 아빠에게 먹이라 했고. 만약 아빠가 정말 가망이 없다면, 소은 언니는 굳이 해독제를 준비해 주지 않았겠지.’‘어쩌면 정말 정상적인 독소 배출 반응일지도 몰라. 그냥 내가 걱정이 앞서서 생각이 많아진 것일 뿐이야!’진가연이 이렇게 자기의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아래층에서 쿵쾅쿵쾅하는 소리가 들렸다.함께 온 사람이 많은지 인기척은 꽤 컸고, 주현철이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가 큰 목소리로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이따 조심조심 옮겨야 해! 자칫 어디 부딪치거나 그러면 내가 가만 안 둘 줄 알아!”“그리고 오늘 일은, 절대 소문내서는 안 되는 거 알지? 모두 입 단속 단단히 해. 알아 들었어?!”주현철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함께 올라온 사람들에게 호통을 쳤다.“네!”이 소리를 들은 진가연은 어이가 없었다.주현철이 찾은 믿을 만한 사람이란 게 이런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 같았다.이렇게 많은 사람의 입을 정말 단속할 수 있을까? 답은 정해져 있다.그들이 이 집을 나서는 순간, 진정기가 쓰러져 위독한 상황이라는 소문이 온 세상에 퍼질 젓이다.‘이러니 몇 년 동안 사업을 해도 성공하지 못하지!’진가연은 속으로 주현철을 욕보였다.주현철과 함께 온 사람들이 대답하자마자 주현철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어때, 어떻게 되었어? 너희 아버지 아직 살아 계시지?”주현철은 한껏 긴장한 얼굴로 진가연에게 물었다.“아빠는 괜찮아요.”진가연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다만 목소리는 많이 가라앉았다.그녀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 주현철은 진정기가 아직 살아 있다는 말을 듣고 조금 숨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이네, 다행이야! 그럼 살릴 수 있어! 내가 부른 사람들은 모두 나의
콜록콜록!아까 전의 격렬한 기침 소리와는 달리 아주 작은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진정기를 병원으로 데려갈지 말지 싸우던 주현철과 진가연 두 사람은 이 기침 소리를 듣고 동시에 침대에 누워있는 진정기를 바라보았다.“아빠?”진가연은 소리를 듣고 급히 진정기를 불렀다. 마치 다시는 뜨지 않을 것 같았던 진정기의 두 눈이 서서히 떠졌다. 아직 몸이 불편한지 미간은 깊게 찌푸려져 있었고 작게 기침도 하고 있었다. 아직 정신이 흐린 상태인 것 같지만, 진정기는 깨어났다.“아빠?!”진가연은 자기가 잘못 본 줄 알고 다시 한번 불렀다. 그러면서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깨어난 진정기가 아직도 주효영의 통제 속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기에게 차갑게 대할까 봐, 다시 주현철의 말만 들을까 봐 겁이 났다.기쁨 반, 걱정 반 섞인 목소리로 진가연은 계속 진정기를 불렀다. 조심스럽게 부르면서 진정기가 대답 해주 길 기대했다.진정기는 깊게 숨을 내쉬고는 작은 소리로 진가연의 부름에 대답했다.“그래.”비록 짧은 한마디이지만, 이 한마디는 진가연에게 무궁무진한 힘을 주었다.“아빠!!!”진가연은 소리를 지르며 진정기의 목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어렸을 때처럼 진정기를 안고 어리광을 피웠다.웃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면서 진가연은 기쁜 마음을 어찌할 줄 몰라 했다.“아빠 깨어났어요. 드디어 깨어났어요! 다행이다!”콜록콜록!진가연이 너무 꽉 안은 탓에 호흡이 조금 막혀 진정기는 다시 기침하기 시작했다. 숨도 많이 거칠어졌다.옆에 있던 김서진이 그걸 발견하고 진가연에게 말했다.“너무 흥분하지 마요. 진 부장이 숨 막혀서 하잖아요.”김서진은 옆에서 아무 말 않고 줄곧 진정기의 얼굴 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전에 심한 기침으로 인해 진정기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었고 나중에는 기침하지 않자 점차 안색이 돌아왔다. 이전처럼 창백하지 않고 혈색이 조금 돌았다.호흡도 많이 평온해졌고 눈동자의 움직임도 좀 빨라진 것 같았다. 아마 진정기는 주효영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났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