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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강씨 노인은 소희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다 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예전에는 왔다 갔다 하면서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 없는데 이번에는 왜 이러는 거야? 어째 점점 더 못나지는 거 같네. 난 신경 쓰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해. 혼자 집에서 잘 지내고 있어. 게다가 요 며칠은 손님이 올 거라서 네가 집에 있어도 같이 있을 시간이 없어.”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서울로 돌아가면 바로 출근해야 해요. 그럼 그때 다시 전화할게요.”

“그래.”

저녁, 소희는 강씨 노인과 바둑을 두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자 그녀는 강씨 노인을 방으로 데려다준 후, 자신도 방으로 돌아갔다.

오 씨는 등불을 들고 그녀를 방까지 데려다주었다.

“아가씨는 아무 걱정도 하지 마세요. 제가 어르신을 잘 모시고 있으니 아가씨는 일에만 열중하세요.”

“할아버지, 수고 많으셨어요.”

“수고라니요? 어르신과 함께 있으면 저도 마음이 편합니다.”

오 씨는 등불을 들고 줄곧 소희를 문 앞까지 바래다주며 자상하게 웃었다.

“밖이 추우니 아가씨는 얼른 들어가세요.”

“네. 할아버지도 일찍 들어가 주무세요.”

철컥-

소희는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나무틀에 놓인 홍매화는 불처럼 붉게 피었고, 온 방 안은 은은한 매화 향기로 가득 찼다. 소희는 홍매화 사진을 찍어 아무런 문구도 없이 매화꽃만 확대해서 SNS에 올렸다.

잠시 후, 샤워를 하고 나온 소희는 머리를 말리고 침대에 누웠다.

조백림, 황정아, 오진수 등이 소희가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소희야, 네가 SNS를 올리다니, 1년이 지났더만 어른이 다 됐구나. 감동이야.]

어느새 그녀가 올린 게시물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어쩐지 누군가 엉뚱한 사진을 올린다 했더니 알고 보니 소희였구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정남이 단 댓글에 대댓글이 달렸다.

[다른 인사말은 없어?]

[돈 많이 버세요.]

[그래. 난 이 말이 제일 듣기 좋더라.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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