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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내 맘이야!"

구택은 담담한 표정으로 하찮다는 듯 시원을 흘겨보았다.

"어차피 너는 몰라서, 내가 말해도 소귀에 경 읽기지!”

시원은 남자의 츤데레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강한 경멸을 받았다고 느꼈다.

구택은 토마토를 씻은 뒤 투명한 유리그릇에 썰어 설탕을 넣고 숟가락을 들고 소희에게 건네주었다.

"맛을 봤는데, 토마토가 아주 잘 익었어요."

남자의 동작은 능숙하고 깔끔하며 표정조차 보기 드물게 부드러웠다.

시원은 마늘를 들고 멈칫했고, 한순간, 그는 사랑의 힘에 놀랐다!

네 사람이 함께 일했기에, 밥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만들어졌다. 다만 시원은 마늘 하나를 깐 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었다. 하지만 손을 씻으니 팔에도 마늘 냄새가 났고, 팔을 씻으니 셔츠에도 그 냄새가 나서 그는 결국 목욕을 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는 마늘 같은 건 손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가 나오자, 청아가 만든 새우 볶음 향기를 맡고는 마음속의 원망은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밖에 비가 내려서, 몇 사람은 베란다로 식탁을 옮기고 바깥의 비 내리는 경치를 보면서 먹고 마시며 잡담을 했다.

가을비는 끊임없이 내렸고, 안개가 자욱했다. 강성은 가랑비에 휩싸여 물빛에 만천의 등불을 비추었는데, 온 세상이 조용하고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소희와 청아는 웃으며 잡담을 나누었다. 그녀는 술을 좀 마셔서,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저녁바람이 촉촉한 비바람을 싸서 얼굴에 불어오자, 기분이 상쾌하고 무척 편안했다.

구택은 그녀가 추워할까 봐 얇은 셔츠를 그녀의 어깨에 걸치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오랜 시간 뒤, 소희는 끝없는 사막에 누워 하늘의 별들을 보며 어정에서의 나날을 생각하면 지금은 사람과 일들이 많이 변했어도 그녀는 여전히 이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쾌적하고 유쾌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

밤새 비가 와서 소희는 늦게 잤고, 깨어났을 때 시간은 이미 8시가 다 되어 갔다.

그녀는 얼른 일어나 이불을 안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오늘 기필코 지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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