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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청아는 그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오늘은 왜 이렇게 고집 부려요?"

시원은 싸늘하게 웃었다.

"평소에 내가 청아 씨한테 너무 잘해줬죠!"

청아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한숨을 쉬며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요!"

시원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미소를 짓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두 사람은 먼저 청아가 세낸 집으로 돌아갔고, 시원은 소파에 앉아서 기다렸고, 청아는 발으로 돌아가 물건을 정리했다.

그녀는 물건이 별로 없었고, 전에 산 솥과 그릇들도 더 이상 쓸 필요가 없어서 옷과 책만 치우면 됐다.

트렁크 하나, 종이 박스 하나가 그녀의 물건을 전부 가득 채웠다.

시원이 와서 종이 박스를 들었을 때, 그 속에는 두개의 레고 성이 들어 있었는데, 하나는 청아가 어릴 때 그녀의 아버지가 준 생일 선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올해 그녀의 생일 때 그가 준 선물이었다.

두 성을 보고 그는 마음속으로 이상한 느낌이 스쳐 지나가며 상자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청아는 트렁크를 끌고 뒤에서 따라갔다.

이때 갑자기 안방 문이 열리더니 고장미가 걸어 나와 어눌하게 소리쳤다.

"청아야!"

청아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

"난 이사갈 거야. 내일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설명할 거고."

고장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시원은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더니 청아의 손목을 잡고 떠났다.

......

어정으로 돌아왔을 때, 시간은 이미 새벽 2시가 되었는데, 시원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두드렸다.

"청아 씨 방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물건도 다 있으니까 먼저 가서 샤워하고 자요. 가져온 물건은 내일 다시 정리하고요!"

말을 마치고 그는 또 한마디 당부했다.

"샤워할 때 얼굴의 상처에 닿지 마요!"

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원 오빠는요? 집에 갈 거예요?"

"금방 너를 데리고 돌아왔는데 나 쫓아내는 거예요? 지금이 몇 시인데, 내가 어디로 가겠어요?"

시원은 웃으며 흥얼거렸다.

청아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됐어요, 나는 말을 하지 않을 테니까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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