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쟁반은 마침 소희 앞에 놓여 있었고 그녀는 바로 손을 뻗었지만 구택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치워요!”하인은 구택의 안색을 살피며 얼른 아이스크림을 치웠다.은서는 구택을 한 번 쳐다보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왜 그래, 소희 선생님 놀라겠다.”그녀는 웃으며 소희를 바라보았다."정말 미안해요. 구택은 원래 좀 까칠어서 소희 씨도 절대로 마음에 두지 마요. 우리 주스 마셔요. 주방 아주머니가 만든 디저트도 아주 맛있고요. 많이 먹어요!”소희는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은서에게 고맙다고 말해야 할지 망설였다.이때 은서의 전화가 울렸고, 그녀는 확인하고는 구택에게 말했다."매니저 언니야. 잠깐 전화받으러 갈게.”그녀는 말하면서 유리 문을 밀고 정원으로 걸어갔다.거실에는 구택과 소희 두 사람만 남았고 분위기는 다소 어색해졌다.구택은 접시에 있는 초콜릿 케이크를 들고 은 숟가락으로 크게 떠서 입에 넣으며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찡그렸다.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단것을 그렇게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것일까?그러나 그는 내려놓지 않고 한 입 한 입 먹으며 어느새 절반을 먹었다.소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나 어정의 집에서 나가야 하나요?”구택은 멈칫하더니 눈빛은 살짝 어두워졌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어디로 이사 가려고요?”소희는 고개를 숙인 채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임구택 씨가 알 바 아니고요!”구택은 케이크가 목구멍에 메어 삼킬 수 없었다. 그는 케이크를 탁자 위에 놓으며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나한테 다른 집이 있으니까 먼저 거기서 지내요.”소희는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그럼 이번 달 집세 입금해 줄게요.”구택은 입에 있는 초콜릿을 살짝 음미하며 입을 열려고 했지만 정숙이 위층에서 내려왔다."소희 씨!”소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모님!”구택은 케이크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숙에게 말했다."형수님과 소희 씨는 여기서 얘기해요. 난 먼저 위층으로 올라갈게요.”정숙은 웃으며 말했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중일 씨는 엄청 좋은 사람이라서 맞는 사람을 찾을 거예요.”정숙은 부드럽고 단아하게 웃었다."오늘은 주로 소희 씨한테 사과하고 싶었어요. 일을 다 털어놓고 말했으니까 소희 씨가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소희가 대답했다."아니에요, 그럴 리가요.”“그럼 다행이네요!"정숙은 말투가 더욱 부드러워졌다."점심에 남아서 같이 식사해요. 유민이는 오랫동안 소희 씨 보지 못했으니까 두 사람도 얘기 좀 나누고요. 유림이는 발레 공연 보러 가서 점심에 돌아올 거예요.”“아니에요, 집에 손님이 계시니 나도 방해하지 않을게요." 소희는 일어섰다. "할머님께 인사 좀 전해주시고요. 그럼 먼저 갈게요.”“그래요, 조심히 가요!" 정숙은 일어나서 그녀를 배웅했다.구택은 3층의 창문 앞에 서서 소희가 차에 올라타는 것을 바라보았고 차가 별장을 떠나서야 시선을 거두며 고운 눈을 반쯤 드리우고 눈빛은 어두웠다.잠시 후, 은서가 그를 찾아왔다."왜 올라왔어? 내가 한참 찾았잖아. 점심 다 됐어. 어머님과 형님 모두 아래층에서 우리 기다리고 계셔. 내려가자.”“음!" 구택은 손에 든 담배를 껐다.은서는 창문을 모두 열고 눈살을 찌푸리며 웃었다."너 지금 담배를 아주 자주 피우는 거 같은데? 예전에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구택은 깊은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시간이 길면 갈수록 중독되는 법이지.”은서는 웃었다."좀 적게 펴. 건강에 좋지 않아."구택은 그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가자, 내려가서 밥 먹어야지.".두 사람이 나란히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은서가 물었다."나 위층으로 올라갈 때 소희 씨가 떠나는 거 봤는데, 유민이의 과외 선생님이 이렇게 예쁘게 생길 줄이야!”구택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괜찮은 편이지!”“이게 괜찮은 편이라고?" 은서는 고개를 돌려 눈웃음을 지었다."그럼 도대체 얼마나 예뻐야 네 마음에 들겠니?”구택은 마음이 답답해서 말을 하지 않았다.소희는 강성대 문 앞에서 내리며 집에 돌아가도
소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연희를 바라보았다. 노명성과 헤어진 이후 연희는 줄곧 화를 꾹 참고 있었고 소희는 오늘 마침내 그녀가 자신한테 화풀이하고 있다고 느꼈다.에이미는 소희를 알고 있었고 자신 있게 말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소희 씨는 30분이면 충분해요.”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남들이 첫눈에 반할 정도로 만들어줘!”에이미는 오케이 손짓을 하며 말했다."알겠어요!”소희, "......”30분 후, 소희는 화장대 앞에 앉아 에이미가 다이아몬드 목걸이 몇 개 들고 자신의 목에 대고 비교하는 것을 보았다. 아마 에이미는 모두 다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또 어느 게 가장 예쁜지 분간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소희는 거절했다."안 껴도 돼요, 난 원래 목걸이를 자주 끼지 않거든요.”연희는 탁자에 기대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보고 사색에 잠겼다."우리 소희는 쇄골이 예뻐서 목걸이를 하면 오히려 안 예뻐.”에이미는 그제야 깨달았다."어쩐지 자꾸 완벽하지 않은 거 같더라니!”연희는 주얼리 상자에서 작고 귀여운 핑크빛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 쌍을 골라 소희에게 끼워 주었다."이럼 됐어!”에이미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감탄했다."완벽해요!”연희는 소희를 끌고 일어나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소희는 헤어스타일이 아주 괜찮아서 에이미는 별로 다듬어주지 않았고 그녀의 귓가에 테슬 머리핀 하나 꽂아 주었다. 머리핀은 귓가에 숨어 보일 듯 말 듯 했고 부드러움 속에 약간의 영롱함을 띠고 있었고 오픈숄더 원피스는 정교한 쇄골을 드러내며 그녀의 가녀린 목덜미를 더욱 갸름하게 만들었다.그리고 에이미는 그녀에게 심플한 스타일의 플랫슈즈를 신겨주었고 전체적인 룩은 일상적이었지만 또 소희의 장점을 모두 돋보이게 했다.연희는 매우 만족했고 에이미와 포옹을 하고는 소희를 끌고 문을 나섰다.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소희는 다시 조수석에 앉아 연희에게 물었다."이렇게 차려입고 대체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거야?”“소개팅하러 가자!"연희는 차에 시동을
소희는 오늘 임가네에 있을 때 은서가 시원한테 전화해서 저녁에 모임을 갖겠다고 한 일을 떠올렸지만 이렇게 블루드에서 부딪칠 줄은 몰랐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멈추며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시원 오빠!”구택은 몇 걸음 밖의 소녀를 보며 문득 가슴이 두근거렸고 눈빛도 더욱 그윽해졌다. 하지만 곧 그는 티 내지 않게 눈썹을 찡그렸다. 그는 그녀가 치마를 입은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지만 그녀는 아주 예뻤다. ‘어깨를 너무 많이 노출하고 있는 거 아니야?’특히 이런 곳에서 지나가는 남자마다 그녀를 훔쳐봤으니 그는 순간 불쾌해졌다!은서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며 온아하게 웃었다."소희 선생님도 친구와 놀러 왔어요? 정말 공교롭네요!”소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명원은 소희를 훑어보더니 또 구택을 힐끗 쳐다보았다. 지금 은서가 돌아왔으니 이 두 사람도 이제 헤어졌겠지?연희는 은서와 구택을 한 번 보더니 웃으며 입을 열었다."임 대표님과 장시원 도련님이군요. 오랜만이에요!”구택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오랜만이네요!”연희는 웃으며 말했다."우리 모두 아는 사이 같으니 같이 노는 건 어때요?”소희는 눈썹을 찡그리며 연희를 바라보았고 소리 없이 그녀에게 물었다. ‘뭐 하자는 거야?’저쪽의 시원은 구택을 보더니 방긋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좋죠, 사람이 많아야 재밌잖아요!”“그럼 같이 가요!"연희는 웃으며 소희의 팔을 안았다.시원 그들의 룸은 복도 끝에 있었고, 연희는 소희와 그들의 뒤에서 걷고 있었다. 소희는 연희를 흘겨보았다."너 소란 피우지 마!”“누가 소란을 피웠다고?" 연희는 억울하게 눈썹을 치켜세웠다."임구택 곁에 있는 그 여자는 누구야? 왜 그렇게 꽁꽁 싸매는 거지, 무슨 죄라도 졌어?”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구은서야.”연희는 눈알을 굴렸다."구 씨네 가문 스타가 된 그 큰 아가씨.”“응!" 소희는 구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여자를 바라보았다.연희는 흥얼거렸다."임구택 지금
구은서, "…...”연희의 호기심 어린 모습은 조롱인지 야유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은서도 당연히 화를 낼 수 없었지만 여자는 나이에 정말 민감했기에 그녀도 그저 억지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맞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결혼을 고려해야죠.”“이미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연희는 계속 캐물었다.은서는 자신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곁눈으로 구택의 안색을 살피며 가볍게 웃었다."미안해요, 프라이버시라서 말하기가 좀 곤란하네요.”연희는 웃으며 말했다."알죠, 알죠!”구택은 담배를 가지러 갈 때 무심코 소희를 한 번 보았는데, 그녀는 눈을 반쯤 드리우며 긴 속눈썹은 까만 눈을 가린 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사람들은 흩어졌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고,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은 카드놀이를 했다.시원은 구택의 곁에 앉아 노래를 하려는 은서를 보고 또 소파에 앉아 있는 소희를 보며 그에게 물었다."잘 생각해봤어? 누구 선택할래?”구택은 내색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며 그를 아랑곳하지 않았다.시원은 눈썹을 찌푸리며 웃었다."나 같아도 힘들 거야. 제각기 다른 스타일의 미인이니 어느 것을 포기해도 아깝지. 차라리 다 가지지 않을래?”구택은 안색이 어두워졌다."화투라도 치게?”시원은 히죽거리며 말했다."너도 소희 씨랑 헤어졌고 마침 이때 은서가 돌아왔으니 이게 바로 인연 아니겠어? 은서도 이번에 돌아오며 일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은 것 같던데. 아마 방금 그 말도 너한테 하는 말일 걸. 네가 은서와 결혼한다면 너희 집안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구택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고 마치 시원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담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연희는 소희를 불러서 같이 카드놀이하자고 했다. 명원은 방금 연희가 은서에게 꼬치꼬치 캐묻는 일에 무척 불쾌했고 바로 연희 맞은편에 앉아 사악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성연희 씨라고 했죠? 나랑 같이 놀아요.”연희는 그가 불만
은서가 응답하려고 할 때, 구택이 문득 입을 열었다."너희들처럼 이렇게 팀을 나누는 게 어딨어? 아마추어도 아니고.”말하면서 그는 트럼프에서 하트 두 장과 스페이드 두 장을 찾아 탁자 위에 덮었다."한 명씩 골라서 같은 색을 뽑은 사람이 한 팀으로 하는 걸로 하죠."연희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럼 내가 먼저 뽑을 게요!”그녀는 네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뽑았고 한 번 보고는 공개하지 않았다“소희 선생님도 골라봐요!" 은서는 소희를 쳐다보았다.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남은 세 장 중 한 장을 골랐다.마지막으로 두 장이 남았는데 구택은 카드를 들고 은서에게 말했다."우리도 이제 뽑을 필요 없으니까 한 사람씩 가져.”그는 말하면서 자신에게 한 장을 남겼고 은서에게 다른 한 장을 건네주었다.네 사람은 동시에 카드를 펼쳤고 연희는 스페이드 5, 은서는 스페이드 J, 그리고 소희와 구택은 모두 두 장의 하트를 손에 쥐었다.소희가 고개를 들었을 때 마침 구택과 눈이 마주쳤고, 시선이 마주치자 소희는 재빨리 눈을 떼고 손에 든 하트 9를 내려놓았다.명원은 다소 의외였다. 그는 원래 구택과 은서를 한 팀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소희라니.은서는 억지로 실망을 참으며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연희 씨, 우리 파이팅 해요!”연희는 해맑게 웃었다."가장 좋아하는 배우님과 한 팀이 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군요!”네 사람은 자리를 다시 배치했고 구택과 소희는 한 팀이었기에 서로의 맞은편에 앉아야 했고 연희는 은서와 마주하고 앉았다.명원은 룰을 말했다.업그레이드는 더블 매치라고도 하는데, 두 사람이 한 팀으로 나뉘어 각기 선과 도전자로 나뉘었다. 게임은 같은 색깔의 카드를 내고, 큰 것은 작은 것을 잡고 메인 카드는 다른 카드를 잡을 수 있었다.예를 들어 3부터 위로 치면 모든 3이 메인 카드이고 하트 3으로 모든 하트를 메인 카드로 지정할 수 있었다.도전자는 점수를 따야 했고 5는 5점, 10은 10점, K는 15점이었다. 도전자가
은서는 웃으며 말했다."구택은 엄청 대단하거든요. 우리는 그와 카드를 놀면 질 몫밖에 없어요!”명원은 내키지 않았다."한 번 이겼다고 바로 승패를 정할 순 없죠. 이번에 난 당신들이 택이 형 팀을 선의 자리에서 끌어내게 만들 거예요!”연희는 그의 말을 의심했고 그를 비웃었다."임 대표님과 우리 소희의 호흡이 너무 잘 맞는 거 같은데요? 매번 두 사람이 짜고 치는 것처럼 항상 점수를 다 따갔잖아요.”소희는 얼굴이 뜨거워지더니 손을 뻗어 탁자 위의 카드를 잡았다."내가 카드 섞을게요!”“내가 할게요!" 구택은 몸을 기울여 카드를 가지러 갈 때 손가락은 소희의 손과 부딪쳤고 그녀의 손이 차가운 것을 느끼며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카드를 섞은 뒤 그들은 계속 카드를 잡았고 구택은 손에 든 카드를 보며 무심코 말했다."왜 이렇게 춥지? 명원아, 가서 에어컨 온도 좀 높여.”명원은 경악했다."추워요? 난 더운데.”구택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우리가 카드 게임하는데, 왜 네가 흥분하는 거야?”명원은 헤헤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에어컨 틀러 갈게요.”소희는 눈을 드리우며 카드를 보았고 새까만 눈동자는 살짝 흔들리더니 가슴은 찌릿했고 간지러웠다.2라운드는 여전히 구택과 소희가 이겼다. 두 사람은 종래로 상대방과 말을 하지 않았지만 호흡 잘 맞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매번 소희가 점수를 낼 때마다 구택은 바로 알맞은 카드를 내며 완벽하게 점수를 따냈다.구택도 소희의 카드를 볼 수 있는 듯, 그녀가 어느 무늬의 카드가 많고, 어느 무늬의 카드가 적은 지 잘 알고 있었고 그녀를 도와 카드를 내며 결국 두 사람 함께 이겼다.두 사람은 패가 좋을 때 두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고, 패가 안 좋으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으며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줄곧 일등을 차지했다.몇 라운드를 거쳐 두 사람은 3에서 J로 업그레이드했고, 연희와 은서는 첫판 이후 한 번도 선으로 된 적이 없어서 풀이 죽은 채로 게임을 했다.명원도 안색이 변했
구택은 카드를 섞은 뒤 한쪽에 놓고는 손을 뻗어 담배를 가지러 갔고 이때 소희가 문득 손을 뻗어 담뱃갑을 잡으며 맑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전에 누가 담배 끊겠다고 했죠?”구택은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또박또박하게 말했다."당신과 관계가 있나요?”소희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핑크색 입술을 오므리고 고집을 참고 있었다.구택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가 만약 자신을 걱정하고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말하면, 그녀가 입을 열기만 하면 그는 즉시 전의 일을 따지지 않을 것이고 설령 그녀가 다른 남자를 위해 자신을 속였다 하더라도 그는 더 이상 따지지 않을 것이다.그는 예전처럼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 아니, 그는 그녀를 더욱 사랑할 것이다!그러나 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손을 거두더니 눈을 드리우며 떠났다.그는 눈빛이 조금씩 어두워졌고 안색은 완전히 가라앉으며 담배를 든 손에 천천히 힘을 주더니 담배를 완전히 으스러뜨렸다.빠르게 뛰던 심장은 서서히 평온해지며 점차 마비되었다. ......명원은 시원한테 자신 때문에 은서가 카드 게임에서 졌다는 일을 토로했다.시원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명원의 어깨를 두드렸다."구택하고 카드 게임한다고? 너 구택이 모든 카드를 기억할 수 있다는 거 몰랐어?”명원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은서가 노래를 부르자 많은 사람들은 옆에서 환호했고 명원은 힘껏 형광봉을 흔들었다!은서는 옛날 노래를 불렀고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우아했으며, 그녀의 부드럽고 감성적인 기질까지 더해져 원곡자보다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았다.많은 사람들은 점점 그녀를 에워싸며 박수를 쳤다.연희는 케빈과 오토바이 게임을 하고 있었고, 소희는 농구게임기 앞으로 가서 혼자 놀았다.영철은 옆에서 잠시 지켜보다가 그녀가 클린 슛을 넣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참지 못했다."소희 씨, 전에 농구팀이었어요?”“네?" 소희는 한눈팔다 말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며 영문을 몰랐다."왜요?”영철은 깜짝 놀랐다."내가 아까 지켜봤는
식사 중에 강시언이 물었다.“저녁에 또 약속 있어?”아심은 반쯤 내려간 눈길로 잠시 깜빡이며, 약간 죄책감을 느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요즘 정말 바빠요.”“응.” 시언은 짧게 대답한 뒤 더는 묻지 않았다.식사가 끝나고 두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지만 각자 차를 타고 반대 방향으로 떠났다. 아심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고, 그녀는 정말 바빴다.정아현이 업무 보고를 하러 들어왔을 때, 아현은 무심코 아심에게 말했다.“내일 토요일인데, 권수영 여사님께서 댁에서 생일 파티를 연대요. 성대한 파티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꽤 많은 사람을 초대한 것 같아요.”“지승현 사장님도 아마 어머니 생일을 위해 집에 남아 있을 거고요. 어쩌면 권 여사님께서 그 자리에서 며느리를 정하려고 할지도 몰라요.”아현은 슬쩍 아심의 반응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내일 생일 파티에 누가 참석하는지 제가 알아볼까요?”아심은 손에 들고 있던 보고서를 내려놓으며 약간 피곤한 듯 말했다.“아현 씨,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와 지승현은 이미 끝났어요. 앞으로도 절대 다시 이어질 일은 없으니까, 지씨 집안 일은 신경 쓰지 마요.”“그리고 지승현 앞에서 내 얘기를 일부러 꺼내지도 마세요.”아현은 눈을 굴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사장님, 그런데 미스터 강이 돌아와서 사장님을 찾으신 건 맞죠?”아심은 고개를 들며 물었다.“그걸 어떻게 알아요?”아현은 머쓱해하며 대답했다.“그날 저녁, 그분이 회사로 오시는 걸 봤거든요.”아심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사장님, 그분과 다시 만나신 건가요?”아현의 질문에 아심은 고개를 숙이고 다시 보고서를 읽으며 담담히 말했다.“아니야.”이에 아현은 가볍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안 만나는 게 맞아요. 사장님, 절대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그 사람이 갑자기 돌아와선 찾아오고, 또 떠나서는 연락도 없는 게 말이 돼요?”“사장님을 뭐로 보고 그러는 건지, 정말 어이가 없네요.”아심의 얼굴은 갑자기
“잠이 안 온다면, 다른 걸 해도 괜찮아.”강시언이 말하자, 강아심은 잠시 침묵하더니 아주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여기 남아 있는 거예요? 대단한 진언님께서 굳이 소파에서 자는 걸 선택하시다니, 대체 왜요?”시언은 차가운 눈을 반쯤 내리며 담담히 대답했다.“비가 와서 못 가.”아심은 문득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아 그래서 그런 거구나.”시언은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넌 뭐라고 생각했는데?”“저는...”아심은 손을 들어 시언의 셔츠 앞자락을 잡으며, 긴 속눈썹을 떨었다. 그의 어깨를 스치며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남으신 이유가, 내일 아침 제가 만든 샌드위치를 드시고 싶어서인 줄 알았어요.”“그 샌드위치, 꽤 맛있더라고.”“그러면 내일도 만들어 드릴게요.”“좋아.”아심은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감았다.“저 이제 피곤해요. 잘게요. 방해하지 마세요.”“자.”시언은 아심을 품 안으로 더 끌어당겼다.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퍼붓고 있었다. 마치 은하수가 쏟아지는 듯했고, 천둥소리가 점점 크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방 안에서는 두 사람이 꼭 껴안고 평온한 잠에 들었다.아심은 곧 잠들었지만, 시언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원래 잠들기 전부터 그녀에게 자극받은 상태였고, 지금 아심의 부드럽고 따뜻한 몸이 품 안에 있으니 더더욱 잠이 오지 않았다.얇은 실크 슬립 드레스 하나만 입은 아심은 곡선이 우아하고 매혹적이며, 피부는 부드럽고 은은한 향기가 퍼졌다.그랬기에 시언은 자신이 방금 했던 말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제야 약간의 졸음이 밀려왔다. 그러나 막 잠들려는 순간, 아심이 시언의 품 안으로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그리고 아심의 손이 시언의 풀어진 셔츠 단추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시언은 즉시 정신이 번쩍 들며 낮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강아심!”하지만 아심은 깊이 잠든 상태라 대답이 없었다.시언은 깊은숨을 내쉬며 아심의 손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아심은 무의식적으로 몸부
몇 번째인지 모를 천둥소리가 울리고 난 후, 아심은 시언의 어깨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몸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시언의 눈동자는 어둠보다 더 깊고 짙어졌다. 그는 고개를 숙여 아심의 옆얼굴에 뜨거운 입맞춤을 남겼다.아심은 허리띠를 푸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눈이 한 번 깜빡였고, 그러더니 시언의 품에서 일어나 뒤돌아보며 나른하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심은 천천히 자신의 방으로 걸어가며 문을 닫고 잠갔다.쾅!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린 후, 아심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는 문에 기대 웃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웃은 뒤에야 셔츠를 정리하며 욕실로 향했다.거실.시언은 굳게 닫힌 방의 문을 바라보았다. 항상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의 얼굴에 희미한 냉소와 무력감이 떠올랐다.시언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 손을 씻었다. 그가 다시 거실로 돌아오자, 그의 휴대전화가 진동하며 메시지가 도착했다.시언은 화면을 확인한 뒤, 희미한 조명 속에서 그의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아심이 또다시 시언에게 계좌이체를 한 것이었다.그러자 시언은 화가 나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메시지를 보내며 물었다.[그게 그렇게 만족스러웠어?]잠시 후, 아심이 답장을 보냈다.[부디 돈을 받아줘요. 거래가 끝났으니, 다음번에도 잘 협력할 수 있겠죠?]아심은 막 샤워를 끝내고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밖에서는 빗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입가를 살짝 올렸다. 그러나 시언은 더 이상 답장을 보내오지 않았다.아심은 그가 화가 난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문을 열고 직접 확인할 용기는 없었다.비가 점점 더 거세졌다. 아심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한동안 기획서를 읽고, 도도희와 통화를 한 뒤, 피곤함에 이끌려 잠이 들었다.천둥소리는 계속 이어졌지만, 아심은 매우 깊이 잠들었다.한밤중.어느덧 새벽 두 시가 되었다.천둥소리에 잠이 깬 아심은 시간을 확인한 뒤 잠시 고민하다가, 이불을 챙겨 침대에서 내
[그럼 내가 방해하지 않을게. 일이 끝나면 꼭 집에 오렴.]도경수가 따뜻한 목소리로 당부하자 아심은 웃으며 대답했다.“네, 알겠어요.”전화를 끊은 뒤, 아심은 도경수의 번호를 저장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일에 몰두했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 도경수가 했던 한 글자가 맴돌았다.집, 아심에게도 이제 집이 생겼다.잠시 후, 도씨 집안에서 보낸 점심이 도착했다. 5단으로 된 보온 도시락에는 네 가지 반찬과 한 가지 국이 담겨 있었다.모두 어제 아심이 식사 중에 유독 많이 먹었던 요리들이었다. 도경수는 아심의 입맛을 기억한 것이다. 아심은 마음속 깊이 따뜻함이 밀려들었고, 가족이라는 존재가 점점 더 가깝게 느껴졌다.오후에는 도도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저녁에 비가 올 테니 우산을 준비하고, 약속이 끝나면 가능한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전화를 끊고 난 뒤, 아심은 휴대전화를 쥐고 갑자기 약간의 미안함을 느꼈다....하루는 빠르게 지나갔다. 저녁 8시쯤, 아심은 자주 가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은 뒤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실의 스탠드 조명이 켜져 있었고, 강시언이 소파에 앉아 책을 들고 느긋하게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이에 아심은 그에게 다가가 약간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남의 집에 들어오실 때는 원래 이렇게 허락도 안 구하시나요?”“남의 집?”시언이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차갑게 내리는 비가 어우러진 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맑은 옥처럼 울렸다. 아심은 시언의 맞은편 테이블 위에 앉았다.따뜻한 조명 아래, 아심의 아름다운 이목구비에는 약간의 나른함과 여유가 섞여 있었다.“저는 이제 당신의 넘버 세븐이 아니예요.”시언은 손을 들어 아심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살짝 당기며 자기 무릎 위로 올렸다. 그러고는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내 넘버 세븐이 아니더라도, 넌 내 재희야.”이에 아심은 매혹적인 눈빛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왜 재희가 당신의 것이죠?”시언은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도도희가 말했다.“집으로 가져올 짐이 있으면 내가 같이 가서 챙길게.”강심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제가 혼자 해도 돼요. 짐이 많지 않거든요.”도경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면 일이 끝나면 꼭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외할아버지가 너랑 상의할 일이 있어.”아심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그러자 양재아가 말을 받으며 웃었다.“아심이 집에 오면 내 옆방에서 지내면 어때? 우리 같이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도도희는 잔잔히 웃으며 거절했다.“괜찮아요. 내가 이미 내 옆방을 정리해 두었어요. 재희와 좀 더 가까이 있고 싶거든요.”그 말에 재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그것도 괜찮네요.”아침 식사가 끝난 뒤, 강시언은 아심을 회사까지 데려다주었고, 도경수는 끝까지 마당 문밖까지 따라 나와 배웅했다.재아는 도씨 집안의 운전사가 운전하는 차에 타고 도경수가 시언의 차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며 차가운 기운이 들었다.‘역시 친자식은 다르구나.’ 재아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내가 몇 달 동안 도씨 집안에서 도경수를 모셨는데도, 강아심이 하루 있는 것만 못하네.’“가요, 늦겠어요.”재아는 시선을 거두며 운전사에게 말했다....시언은 앞을 응시한 채 운전하며 물었다.“저녁에 정말 약속이 있는 거야?”아심은 나른한 자세로 의자에 기대고 있었다. 부드러운 햇빛이 그녀의 옆얼굴에 떨어져 따뜻한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아심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정말이예요.”그러자 시언은 그녀를 힐끔 보며 말없이 운전했고, 아심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저녁에 제가 운전해서 갈 테니 굳이 데리러 오지 않아도 돼요.”“그래.” 시언은 담담히 대답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아심은 가벼운 질문을 하였다.“강재석 할아버지랑 언제 강성으로 돌아가세요?”시언이 물었다.“왜 그러는데?”“그냥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아심은 잠시 멈추었다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강재석 할아버지가 제 일
“‘강’ 씨 성이면 어때? 아심이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이름이야.”강재석이 논리적으로 반박했다.“그건 아심이 예전에 도씨 가문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지. 이제 돌아왔으니 성은 반드시 바꿔야 해요.”도경수는 고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재희로?”도경수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잠시 어두워졌다.“재희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와 도도희는 계속 다퉜어. 얼마 후 도도희는 재희를 데리고 강성을 떠났고, 그저 재희라는 예비 이름만 붙여줬어.”“나중에 집에 돌아와서야 재희로 이름을 지어주자고 했지만, 나와 도도희의 의견이 매번 엇갈려 결국 이름을 정하지 못했어.”강재석은 기뻐하며 말했다.“그 말은 재희의 운명적인 이름이 이미 강아심이라는 뜻이니 바꿀 필요가 없다는 거야!”도경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건 절대 불가능해. 내일 바로 도도희와 상의해서 재희를 우리 도씨 가문의 호적에 올릴 거야.”“그 문제는 아심의 의견을 물어봐야지.”강재석이 말했다.“네 멋대로 결정하면 아심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어.”그 말을 듣고 도경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말했다.“물론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지.”그는 위층을 올려다보며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밤은 도도희와 아심이가 한방에서 지내고 있어.”강재석이 웃으며 말했다.“모녀가 이미 서로를 알게 되었으니, 그만큼 거리감도 줄었겠지.”“맞아!” 도경수가 감탄하며 말했다.“볼수록 아심은 우리 도씨 가문의 사람처럼 보여.”강재석이 비웃으며 말했다.“예전에 사람 깎아내릴 때는 아니었나 봐?”도경수는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그때는...”“그때는 뭐? 양재아의 한마디에 휘둘려, 본 적도 없는 아가씨를 편견으로 대했잖아.”강재석이 차갑게 말했다.“그러니 아심이가 당신을 무시하는 게 당연하지.”도경수는 주름이 가득 한 얼굴로 당황하며 말했다.“그건 내 잘못이야!”“잘못을 인정한다니 다행이네!”그 말에 도경수는 찡그리며 말했다.“지금까지 재희가 날 외할
소희는 손을 뒤로 돌려 임구택의 손을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이제 신혼여행을 어디로 갈지 생각해 볼 수 있겠네.”구택의 긴 눈매가 부드럽게 변했다.“가고 싶은 곳 있어?”그 말에 소희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사실, 아직 양재아가 조금 걱정돼.”“걱정하지 마. 형님이 있으니까.” 구택이 웃으며 말했다.“형님은 절대 아무도 아심을 해치지 못하게 할 거야.”“그건 그렇지!” 소희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우리가 돌아왔을 때, 오빠랑 아심이 사귀고 있었으면 좋겠어.”“그럴 거야.”...그날 밤, 도도희는 아심을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오늘 밤은 한방에서 지내자. 아직 너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아심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도우미들이 아심을 위해 새 세면도구와 잠옷을 준비해 놓았다. 아심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도도희는 침대에 앉아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손짓했다.“침대로 와.”아심은 신발을 벗고 도희 옆에 앉았다. 방 안은 냉방이 세게 틀어져 있었고, 도도희는 이불을 들어 그녀의 다리에 덮어주며 말했다.“젊은 사람들이 너무 차게 하면 안 돼. 특히 너는 위가 안 좋잖아.”아심은 스스로 이불을 위로 끌어올리며 웃었다.“이제 알았어요. 제가 위가 안 좋은 건, 알고 보니 유전 때문이었네요.”이에 도도희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웃음을 터뜨렸다.“드디어 원인을 찾았구나!”아심은 사진첩을 넘기다가 자신이 세 살이 되기 직전의 사진을 보고 중얼거렸다.“양부모님 댁에서도 제 어릴 적 사진 한 장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사진 속 모습과 거의 비슷했어요.”도도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물었다.“그 사람들이 널 자주 때렸니?”“친자식이 아니니까, 당연히 정이 없었죠.” 아심은 쓴웃음을 지었다.“그래도 다행히 할머니가 아주 착해서 저를 보호해 주셨어요. 그런데 나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친아들이 병에 걸리자 저를 팔아버렸어요.”도도희는 가슴이 아파 그녀를
강재석이 말했다.“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내면 다 지난 일이 된다. 재희가 돌아왔으니 기쁜 일이야. 너까지 이러면 재희 마음도 편하지 않을 거다.”“그렇지!” 도경수가 눈물을 닦으며 강아심을 향해 말했다.“앞으로 남은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지난 20년의 세월을 되찾아야지!”아심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식사가 끝난 후, 모두 거실에 모여 대화를 나눴다. 강재석이 소희에게 말했다.“너희 부부도 신혼여행을 가야 하지 않느냐? 이제 재희도 찾았으니 내일부터 떠나도록 해.”소희는 만화에서나 볼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너무 기뻐서 신혼여행이고 뭐고 갈 마음이 없어요.”그 말에 강시언이 웃으며 말했다.“임구택이 그룹 일을 전부 내려놓고 널 위해 시간을 냈는데, 하고 싶은 건 해야지.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많으니 신혼여행을 미루지 마.”구택이 소희를 한 번 바라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하세요.”“걱정하지 마.” 시언이 잔잔히 미소 지었고, 도경수도 진석과 강솔을 향해 말했다.“너희도 나를 계속 돌보려 하지 말고 할 일 있으면 하러 가라. 여기 강재석도 있고, 나와 이야기하면 충분하다.”진석이 말했다.“그러면 강재석 할아버지께서 강성에 며칠 더 머물러 주세요.”강재석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당분간은 떠날 수 없구나!”도도희가 말했다.“아저씨, 어떤 일이신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그 말에 강재석이 웃으며 말했다.“그건 너희 아빠에게 물어봐라!”도경수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그 일은 신경 쓰지 마라. 난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다. 돌아가려면 얼른 돌아가!”도도희가 호기심에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에요?”“시언과 아심의 혼사 얘기다!” 강재석이 웃으며 말했다.“네 아버지가 전에 재희를 찾으면 두 집안이 결혼을 통해 인연을 더 깊게 맺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약속을 취소하고 나 몰라라 하고 있어.”모두가
양재아는 그 자리에 서서 창백한 얼굴로 정원을 응시했다. 저녁노을이 그녀의 얼굴에 내려앉자, 묘한 냉랭함이 깃들었다.‘이제 겨우 첫날인데, 강아심이 나에게 벌써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분명 나를 내쫓을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거야!’재아는 분노와 억울함으로 목이 메어,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는 차가운 얼굴로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재아는 두 도우미가 아심을 둘러싸고 환대하는 모습을 보았다.“아가씨, 주방에서 진귀한 홍삼 특급 탕을 준비했는데 괜찮으신가요? 입맛에 맞지 않으시면 다른 탕으로 바꿔 드릴게요.”“아가씨, 요리는 찜으로 드시겠어요, 아니면 다른 것으로 조리해 드릴까요? 도경수 어르신께서 아가씨의 의견을 꼭 여쭙고 준비하라고 하셨어요.”“아가씨, 평소에 단맛을 좋아하세요, 아니면 매운맛을 좋아하시나요? 말씀해 주시면 앞으로 아가씨 입맛에 맞게 요리해 드릴게요.”...그들의 말이 들려오는 순간, 재아의 가슴은 서늘하게 식어갔다. 동시에 도우미들의 태도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저녁 식사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도경수는 특별히 풍성한 식탁을 준비했고, 모든 사람이 한데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웠다.도경수는 가장 먼저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오늘 첫 잔은 시언 그리고 모두를 위해 건배하네. 너희가 없었다면 나와 도도희는 우리 아심이를 찾지 못했을 거야.”도도희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저도 여러분께 감사의 잔을 드려요. 20년간 간절히 바라온 소원이 오늘에서야 이루어졌어요.”“지난 20년 동안, 저는 하루도 편히 잠든 적이 없었고, 하루도 제 딸이 어디에 있을지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요.”“이번 생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조차 확신이 없었는데...”도도희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시울은 붉어졌다.“이제야 제 마음이 놓이네요.”도도희의 감동적인 말에 모두가 잔을 들어 올렸다.“도도희 이모, 축하드려요!”“스승님, 진심으로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