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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진일은 납득이 안 됐다.

"이 부두에서 임구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오직 서 사장뿐인데 내가 어디 가서 또 다른 사람을 찾겠나? 당신은 이 건 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한테 왜 그러는지 이유만 말해 줘."

"이유 없어, 그냥 하기 싫어졌어."

서인은 담배를 피우며 푸른 수염이 자란 얼굴은 무척 오만했다.

진일은 자신의 말이 도무지 먹히지 않자 참지 못하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모두 서 사장이 의리를 지킨다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땐, 한다면 한다는 말은 모두 다 개뿔이구먼!"

이문은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쳤다.

"뭐라고요? 다시 한번 말해봐요!"

"입 닥쳐!"

서인은 이문을 꾸짖은 뒤 고개를 돌려 진일에게 말했다.

"난 틀림없이 이 건을 하지 않을 거야. 전에 당신한테 빚진 것도 우리는 떼먹지 않을 테니까 내 손을 베거나 아님 돈을 가지고 간다거나!"

진일은 싸늘하게 웃었다.

"그래, 당신들 참 독하군! 호랑이도 평지에서는 개들에게 물린다지만, 내가 다시 내가 재기하면 당신들 절대로 가만 안 둬!"

말이 끝나자 진일은 책상 위의 돈을 몽땅 챙긴 뒤 두 사람을 힐끗 보고는 분개해하며 떠났다.

진일이 떠나자 이문은 의자를 잡아당겨 서인 맞은편에 앉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형님, 우리 도대체 왜 송진일의 그 건을 하지 않는 겁니까? 설마 형님 정말 임구택을 무서워하는 건 아니겠죠?"

서인은 포커 몇 장을 손에 들고 담배를 물고 고개를 들었다.

"내가 임구택을 무서워할 것 같아?"

이문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굴렸다.

"설마, 방금 온 그 소녀 때문입니까?"

서인은 검지와 중지로 포커 한 장을 쥐고 밖으로 던졌다. 포커는 회전하며 날아가 바로 벽면에 꽂혔다. 그는 안색이 담담한 채로 계속 두 번째 포커를 던졌다.

이문은 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이 알아맞혔다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소녀는 누구입니까?"

서인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함부로 알아보지 마! 형제들한테 내 말을 전해, 나중에 그녀를 보면 모두 피해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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