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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밥을 먹을 때 노부인은 가끔 소희에게 학교 수업에 관해서 물었고 소희는 내색하지 않고 화제를 유림한테로 돌리며 그녀더러 노부인과 얘기를 많이 나누게 했다.

구택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두 사람이 무심코 눈을 마주쳤을 때 그는 티 나지 않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소희는 눈빛을 홱 돌리며 표정은 침착했지만 속으로 무척 긴장했다.

다행히 구택은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고 조용하게 식사만 했다. 하인이 디저트를 올리자 그는 자연스럽게 손으로 받으며 내색하지 않고 소희와 가장 가까운 곳에 두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때, 구택은 비로소 입을 열고 담담하게 물었다.

"소희 선생님 이따 어디로 가시는 거죠? 나도 마침 나가야 하니 가는 길에 데려다 줄게요."

소희는 고개를 들어 사양했다.

"아니에요, 나 혼자 택시 타고 돌아가면 돼요!"

유림이 말했다.

"여기는 택시가 잘 안 잡히니까 우리 둘째 삼촌 보고 데려다 달라고 해. 어차피 그도 나가는 길이니까."

구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어머니도 방금 소희 선생님을 잘 챙겨주라고 하셨으니, 사양하지 마세요!"

소희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부탁할게요."

밥을 먹고 소희는 노부인과 유림에 작별 인사를 했다. 노부인은 자상하게 웃으며 소희에게 말했다.

"시간 있으면 또 놀러 오고."

"네, 할머님, 잘 먹고 가요!"

소희는 다시 한번 감사를 드렸다.

구택은 문어귀에 서서 소희를 기다리다가 그녀가 할머님이라 부르는 것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속으로 무척 불쾌했다.

두 사람이 차를 타고 임가네를 떠나자 구택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 우리 어머니 부를 때, 할머님이라고 부르지 말아 줄래요?"

원래 그는 자신이 그녀보다 7살 많다는 것에 대해 이미 세대 차이를 느꼈는데 그녀가 그의 어머니를 할머님이라 부르니 그는 자신과 그녀의 나이차이가 점점 커지는 것만 같았다.

소희는 웃음을 참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부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할머님이 이렇게 부르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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