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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3화

아심은 사진을 다시 베개 아래에 넣고, 옷을 정리한 후 방을 나섰다. 아심과 지승현이 단둘이 있을 때,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할머니의 병이 이렇게 심한데, 할아버지는 찾아오지 않으셨어?”

승현의 눈빛은 다소 냉담했다.

“아니, 오지 않았어. 할머니께서도 만나지 않으실 거야. 할머니는 집을 떠나면서 할아버지를 다신 보지 않겠다고 결심하셨거든.”

“죽고 나서도 함께 묻히지 않겠다고 하셨지.”

아심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죽고 나서도 함께 묻히고 싶지 않을 정도의 결연한 마음과 깊은 원망은 얼마나 강한 것일까?

아심은 문득 김후연이 한 말을 떠올렸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고 했던 그 조언을.

아마도 할머니는 젊은 시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했지만, 그 사람은 금세 마음이 변했고, 할머니는 절망과 외로움 속에서 남은 생을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도, 베개 아래에는 여전히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다. 아마도 매일 그 사진을 꺼내 보았을 것이다.

배신당하고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사랑이 더 깊어서일까, 아니면 미움이 더 깊어서일까.

오후

할머니 댁을 떠난 후, 승현은 볼 일이 있어 아심을 먼저 집에 데려다주었다. 둘은 내일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고, 승현은 아쉬움을 남기며 떠났다.

아심은 오후에 한 가지 프로젝트를 완성했고, 일을 끝냈을 때쯤 하늘이 이미 어두워졌다. 요즘 아심은 갑자기 요리할 의욕을 잃어 저녁도 할 마음이 나지 않았다. 결국, 아심은 외식을 주문했다.

저녁을 먹은 후, 아심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 이름을 본 순간 잠시 멍해진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도도희 이모?”

[그래, 나야!]

부드러운 웃음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강성에 있어?]

“네, 이모는 어디에 계세요?”

아심이 묻자, 도도희는 대답했다.

[나 돌아왔어. 지난번에 급하게 떠나느라 너와 더 얘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이제 막 돌아오자마자 너에게 전화했어.]

아심은 따뜻한 감정을 느끼며 천천히 발코니로 걸어갔다.

“전시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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