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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2화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심서진이었다. 어제 전화를 걸어온 목소리는 낯선 사람이었는데, 서진이 부탁한 것이었을까? 혹시 직접 전화를 걸면 강솔이 만나주지 않을까 봐 그렇게 했던 걸까?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일부러 강솔을 만나려는지 알 수 없었다. 강솔은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으며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이 절 찾은 건가요?”

서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강솔 씨가 저에 대해 오해가 있을까 봐, 다른 사람에게 전화 부탁을 했어요. 부디 기분 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강솔은 서진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형을 유혹해 현장에서 딱 걸렸으면서도, 이렇게 평온하게 자신 앞에 앉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말하다니.

강솔은 이 여자가 정말 뻔뻔한 건지, 아니면 내면이 강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내 담담하게 말했다.

“어차피 찾아오는 사람은 다 손님이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본론이 뭔지 말해요.”

“사실은요.”

서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예형 선배와 제가 며칠 후에 고향에 내려가려고 해요. 같이 가는 거예요.”

서진은 마지막 문장을 일부러 강조하고는 계속 말했다.

“이번에 내려가서 두 집안에서 결혼 이야기를 하게 될 거예요. 아마 결혼이 성사되면, 약혼식도 바로 할 예정이니까요.”

“그래서 오늘 약혼반지를 미리 맞추려고 해요.”

서진은 환하게 미소 지으며 강솔을 바라보았다.

“강솔 씨가 주얼리 디자인에 뛰어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와 예형 선배의 약혼반지를 강솔 씨께 부탁드리고 싶네요.”

강솔은 어릴 적부터 쌓아온 교양이 아니었다면, 정말로 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얼굴에 뜨거운 커피를 끼얹고 싶었을 것이다.

세상에 남자를 뺏는 여자도 많고, 그런 일을 들은 적도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뻔뻔하게 나오는 여자는 처음이었다.

이미 예형을 빼앗아 갔으면서도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은 전혀 없고,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렇게 찾아와 자랑하다니!

겉으로는 온순하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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