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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7화

우임승은 우청아가 찾아올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세뱃돈을 준비해 두었다. 청아는 세뱃돈 봉투에 적어도 20만원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경계하며 물었다.

“이 돈 어디서 난 거예요?”

요양원에 있으면 돈 쓸 곳이 없었고, 그랬기에 청아는 우임승에게 돈을 따로 주지 않았다. 다시 도박에 빠질까 봐서였다. 그러자 우임승은 급히 청아에게 설명했다.

“설 명절 때 주방에 몇 가지 요리법을 적어줬어. 그 보수로 받은 돈이야. 내가 받기 싫다고 했지만, 그들이 억지로 주길래 받아둔 거야.”

장시원은 청아의 손을 살며시 쥐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흥분하지 말라고 일깨워 주었다. 청아는 마음속에 깊은 상처가 있어서인지,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원의 따뜻하고 강한 손길이 청아를 금세 진정시켰고, 얼굴빛도 차분해졌다.

“그냥 가지고 계세요. 요요는 돈 쓸 일이 없어요.”

“나는 여기서 먹고 마시는 걱정이 없고, 옷도 제때 새로 갈아입으니까 돈 쓸 일이 없어.”

우임승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요요가 돈 쓸 일이 없다는 건 나도 알아. 그러니까 그 돈을 모아둬.”

청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시원이 일어나서 요요에게 말했다.

“아빠랑 잠깐 나가 놀자. 외할아버지랑 엄마가 얘기 좀 하게.”

요요는 아빠의 말을 이해하고, 작은 손을 내밀어 시원에게 안겼다. 시원은 청아를 한번 쳐다보고, 요요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둘이 나가자, 우임승은 더 긴장한 듯이 청아에게 물었다.

“과일 좀 먹을래? 이 사과 정말 달고, 포도도 맛있어. 네가 어릴 때부터 포도를 좋아했잖아.”

청아는 사과를 하나 집어 들고, 천천히 껍질을 깎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왜 안 좋겠니? 내가 얼마나 살쪘는지 봐!”

우임승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 부유하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야. 내가 여기 살 수 있는 건 다 너 덕분이야. 나는 만족해.”

“시원 씨에게 감사해야 해요.”

“알고 있어, 다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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