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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5화

예형은 술에서 깨자마자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자신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을 깨닫고 다시 옷을 찾으러 돌아갔다.

그리고 예형이 다시 나왔을 때, 강솔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문 앞에는 강솔의 캐리어만 남아 있었고, 옆에는 꽃다발이 떨어져 있었다. 꽃잎이 흩어져 마치 시든 꽃처럼 보였다. 예형은 멍하니 서 있었는데 이제 자신과 강솔은 완전히 끝났음을 깨달았다.

강솔은 예형의 집을 나와, 추운 거리에서 혼자서 멀리까지 걸었다. 그제야 자신의 캐리어를 잊고 왔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하지만 조금 전의 상황을 떠올리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혐오감이 치밀어 올라 그 물건들을 두고 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추운 바람 속에서 강솔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어리석게도 또 한 번 주예형을 믿었다는 것이 우습게 느껴졌다. 예형이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가 심서진과 함께 있다는 사실에 또다시 배신감을 느꼈다. 그래서 이번 설날에 그를 만나러 왔던 것이다.

강솔은 길가에 앉아, 몸을 멈출 수 없이 떨었다. 슬픔, 절망, 분노, 혐오감이 강솔의 마음을 휘감았다. 강솔은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북적이는 거리에서 홀로 흐느꼈다.

...

진석은 점심을 대충 먹고 오후 내내 서재에 머물렀다. 머릿속이 텅 비어 있었고, 마음도 공허했다. 아마도 강솔을 사랑하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완전히 지우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자신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짝사랑했던 이 시기는 너무도 길고 고통스러웠다. 잠깐의 기쁨이 있더라도 결국 깊은 상처만 남았다. 진석은 자신이 이미 무감각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상처가 다시 드러나면 여전히 아픔이 밀려왔다.

이제 놓아줄 때가 되었다. 강솔이 행복을 찾도록 하고, 자신도 고통의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야 했다. 진석은 오랜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주변 모든 것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강솔은 진석의 인생에서 필수적인 존재였지만, 강솔에게도 그랬다. 강솔이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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