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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5화

오후에 별일이 없어서 강시언은 회사의 계약서를 검토했다. 시언은 강재석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강재석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 계약서를 몇 장 읽지 않았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고 시언은 담담하게 말했다.

“네.”

“시언 오빠!”

양재아가 몇 가지 과자를 들고 들어오며 웃었다.

“주방장님한테서 배운 거예요. 할아버지와 강 할아버지께 드렸고, 이건 오빠를 위한 거예요.”

하지만 재아를 바라보는 시언의 표정은 차가웠다.

“양재아 씨!”

재아는 시언의 냉정한 호칭에 놀라며 곧장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에요?”

시언은 손에 든 계약서를 내려놓고 재아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할아버지의 손녀로 잘 지내세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당신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을 거지만 꼼수 부리지 마세요.”

재아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다.

“오빠, 오빠가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당신과 소희는 온두리에서 서로 도우며 지냈어요. 운명적으로 만난 사이죠.”

“온두리에서도, 강성에서도 소희는 항상 당신을 도왔으니 소희를 실망하게 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그러자 재아는 눈빛이 흔들리며 작게 말했다.

“누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했나요? 어젯밤 돌아와서 할아버지와 강재석 할아버지 앞에서 실수로 말했을 뿐이에요.”

“만약 오빠가 불편했다면, 사과할게요. 정말 의도한 게 아니었어요.”

“할아버지가 전에 나와 오빠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설명할 필요 없어요.”

시언은 재아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내가 방금 한 말을 기억하고 생각하세요.”

재아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시언은 과자를 담은 접시를 한번 훑어보고 말했다.

“나는 단것을 먹지 않으니까 가져가세요.”

재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접시를 들고 돌아섰다. 문이 닫히자, 시언은 다시 서류를 집어 들었다. 강재석의 필체로 여러 계약서를 검토하자 오후가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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