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희가 2층에서 내려오자, 연희 부모님은 동시에 연희를 바라봤다. 그들은 연희의 얼굴에서 작은 변화 하나까지 포착하려고 노력하며, 두 사람이 어떻게 대화를 나눴는지 알고 싶어 했다.마치 울고 난 것처럼 보였다. 혹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걸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금씩 불안해졌다.소희는 테이블에서 케이크를 먹으며 상황을 아주 태연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연희의 얼굴에는 특별한 표정이 없었다. 이전처럼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지만, 특별히 행복해 보이지도 않았다.연희는 소희와 마주 앉아 말했다. “나 결혼할 거야, 앞서 얘기한 대로 네가 내 들러리가 되어 줘!”방 안의 세 사람이 동시에 연희를 바라봤고 연희는 자기 엄마를 슬쩍 바라보며 말헀다.“나보고 결혼하라 할 때는 언제고 한다고 하니까 왜 기뻐하지 않지?”“아니! 나 지금 굉장히 기뻐!” 연희 어머니가 놀라서 말했다. “네가 명성에게 프러포즈를 했어?”당연하듯이 말하는 말에 연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왜 내가 프러포즈해야 해? 쟤가 나한테 프러포즈하는 게 맞지 않아?”이에 소희가 물었다. “그럼 결국 누가 프러포즈를 했어?”연희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했다. “음 그러고 보니 결국 내가 프러포즈를 한 거 같아!”연희가 먼저 우리 결혼하자고 말했고, 명성은 연희의 말에 동의했을 뿐이었다. 그러자 연희 어머니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누가 프러포즈를 하든 상관없어, 이런 세세한 부분에 연연하지 마. 결국 결혼은 두 사람의 일이니까!”연희 어머니는 말을 마치고는 자기 남편에게 흥분해서 말했다. “여보, 우리가 몇 년 동안 준비한 혼수를 드디어 보낼 수 있게 됐어요!”이에 연희 아버지도 동의했다. “정말이지, 쉽지 않았어. 우리 잠시 후에 명성이랑 건배하자!”연희는 우아하게 눈을 굴리며 소희에게 말했다. “봤지? 나를 얼마나 결혼시키고 싶어 하는지. 엄마가 날 사랑한다고 했지만, 저 모습을 봐.”그러자 연희 어머니가 연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소희는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그러면 미리 축하해요!”성연희의 눈이 반짝이며 소희의 어깨를 끌어안고 말했다.“우리랑 임구택이랑 같이 결혼식을 올리는 건 어때? 우리 둘이 같은 날 결혼하는 걸 상상만 해도 너무 설레!”소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냥 그날은 당신과 명성 오빠만의 날로 남겨두자고.”연희는 소희의 마음을 알고 더 이상 설득하지 않았다.“그럼 네 결혼식 때 나도 들러리가 되어 줄게!”소희는 맑은 눈동자로 화답했다.“좋아!”...연희와 명성이 화해하자 눈에 다시 빛이 돌아오며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 소희는 두 사람이 갓 화해한 것을 알고, 식사를 마친 후 일찍 자리를 떠났다.그리고 구택에게 얘기도 하지 않고 바로 청원으로 향했다. 성씨 집안에서 보낸 차가 별장 밖에 세워져 있었고, 소희는 운전기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마당으로 걸어갔다.몇 걸음 걷자 마당의 잔디 위에 앉은 남자가 눈에 띄었다. 구택은 밝은색 캐주얼 차림에 다리를 꼬고 앉아 설희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소희는 처음 구택을 봤을 때, 구택이 주변을 멀리하는 듯한 쌀쌀맞은 분위기를 풍겼던 것을 기억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차가운 냉담함은 조금 수그러들고, 더 많은 청초한 기운이 감돌았다.소희는 구택이 이미 여기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고 설명할 수 없는 작은 기쁨이 마음속에서 솟아올랐다. 소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고, 소희는 구택을 향해 조심스레 걸어갔다....진도준의 비서는 매일 우청아에게 가서 디자인 도안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둘러보았다. 청아는 도준에게 기꺼이 도안을 보여주며 디자인 컨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비서는 겁에 질려 도망쳤다.일주일이 금방 지나갔고, 금요일 점심에 장시원은 술자리가 있어서, 자리를 흩어질 때쯤 이미 거의 세 시였다. 39층으로 돌아와 배강이 업무 보고를 하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시원은 의자에 기대며 손으로 이마를 꼬집었고, 목소리는 낮고 깊었다.“외국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진도준과 도준의 비서만이 있었다. 도준은 일어나 고명기에게 인사를 하고, 우청아에게 슬쩍 눈길을 주며 약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청아가 막 앉았을 때, 회의실 문이 열리고 황대헌이 공손하게 옆에 서며 말했다.“장시원 사장님, 들어오세요!”회의실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났고 도준의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장시원 사장님, 배강 부사장님, 안녕하세요!”시원은 평소와 같이 차분하게 센터에 앉았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청아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반면 배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청아에게 인사를 건넸다.“청아 씨, 또 보네요.”청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배강 사장님!”도준은 눈빛을 번뜩이며 앉아 있었고 황대헌은 시원의 옆자리에 앉으며 웃으며 말했다.“이번에는 도준 씨와 청아 씨가 모든 일을 내려놓고 이 대형 건물의 초안을 작성하는 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습니다.”“원래는 배강 부사장님께 먼저 검토받을 생각이었는데, 장시원 사장님께서 직접 오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시원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설계안부터 보죠.”“네, 네!” 황대헌 부사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도준과 청아에게 말했다.“먼저 자신의 설계를 소개해 볼까요?”도준은 즉시 대답했다.“저부터 시작하겠습니다.”도준은 일어나 자신의 초안 디자인을 스크린에 표시하며 모두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도준은 고급 디자이너로 성숙한 설계 경험이 있어, 설계안은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흠잡을 데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설계 컨셉을 능숙하게 설명했다.시원은 잠깐 스크린을 바라본 후, 손에 들고 있던 설계안 분해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배강은 다소 흥미가 떨어진 듯했다. 도준이 자신이 추가했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디자인 포인트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새로움을 주지 못했다. 그때 시원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려, 그는 일어나 전화를 받으러 갔다. 도준은 시원이 떠나는 뒷모습을 슬쩍 보다
우청아는 말을 마치고 자신의 디자인 초안을 들고 자리로 돌아가자 장시원이 옆에 앉으며 차분히 말했다.“모두 잘하셨네요, 이제 저와 배강 부사장이 돌아가서 두 분의 디자인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장시원의 말에 황대헌은 웃으며 말했다.“이것은 두 디자이너의 초안입니다. 혹여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필요하다면 두 디자이너더러 다시 만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말을 마친 후, 황대헌 부사장의 얼굴에 미소가 더 환해졌다.“요즘 사장님께서 항상 바쁘셔서 대접을 못 했는데, 오늘 저녁 시간이 되신다면, 저희가 대접해도 될까요?”“오늘은 제가 대접을 할 테니 두 분이 오셔서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을 같이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황대헌의 말에 배강이 맞장구를 쳤다.“그러죠, 오늘 장시원 사장에게 다른 일정이 없으니까!”시원은 배강 슬쩍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암묵적인 동의에 황대헌 부사장이 흥분하여 말했다.“정말 잘됐네요. 바로 호텔 예약하겠습니다.”배강은 청아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청아 씨도 같이 가야 가죠. 식사하는 동안 청아 씨 디자인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을 거예요.”청아가 말하기도 전에 황대헌이 바로 대답했다.“물론, 청아 씨도 갈 겁니다.”회의가 잠시 끝나고, 황대헌은 비서에게 호텔을 예약하도록 하고, 시원과 배강을 옆에 있는 휴게실로 데리고 가 커피를 마셨다. 모두가 밖으로 나가면서 복도에서 헤어졌고, 청아는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 물건을 정리하며 이경숙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진도준은 자기 개인 사무실로 돌아가 의자에 앉았고, 얼굴이 좋지 않았다. 그러자 비서가 도준에게 물 한 잔을 따르고 칭찬했다.“장씨 그룹이 아직 누구의 디자인을 쓸지 결정하지 않았으니, 도준 씨, 서두르지 마세요!”“저랑 청아 씨 디자인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까?”도준의 질문에 비서가 바로 대답했다.“물론 도준 씨의 디자인이 더 낫죠. 청아 씨의 것은 너무 화려하고 관광 명소처럼
“엘리베이터 도착했네요, 잘 가요, 안녕!” 지우림이 친숙한 어투로 우청아와 작별 인사를 했다.“내일 봐요!” 청아가 손을 흔들며 다른 사람들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사무실 건물을 나오자 배강이 잠시 기다렸다가 돌아보며 청아를 불렀다. “청아 씨, 내 차 타고 가요!”하지만 청아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저는 우리 부사장님 차 타고 갈게요!”청아의 말에 장시원이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차 문을 열어 탔다. 곧이어 배강도 차에 올라타 시원의 긴장된 옆모습을 보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청아 씨가 일부러 우리와 거리를 두려는 걸 수도 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이에 시원이 배강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거리를 두는 게 맞아. 앞으로 청아를 만났을 때 너무 친근하게 굴지 마.”“나중에 우리가 청아의 디자인을 선택하게 되더라도, 청아가 잘한 걸 뒤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배강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고객인데, 누구를 선택하든 우리 마음인데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어?”“천하의 장시원이 이렇게 조심스럽다니. 네 평소 스타일이 아닌데?”배강의 말에 찔렸는지 시원은 움찔했고, 확실히 평소보다 약간 화가 난 듯한 모습을 보였다.“요즘 너 말이 너무 많아, 운강에서 진행하는 새 프로젝트에 널 확 보내버릴까?”그러자 배강은 곧장 입을 다물고 운전에 집중했고, 더 이상 화난 시원을 자극하지 않으려 했다.황대헌이 황조호텔에 예약한 룸으로 들어가자, 시원이 당연히 센터에 앉았고, 황대헌은 의도적으로 청아를 자신 옆에 앉도록 했다. 하지만 청아는 자기 경력과 지위를 고려할 때 그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사하고 고명기 옆에 앉았다. 그리고 맞은편에는 도준과 도준의 비서가 앉았다.시원은 청아가 일부러 자신과 거리를 두려는 것을 알아차리자, 눈동자가 약간 차가워졌고, 입가에는 약간의 냉소가 걸렸다.황대헌은 갑자기 시원이 직접 청아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온 것을 보고 두 사
배강은 이 술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에는 운강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해야 할 수도 있었다.우청아는 한 모금만 마시려고 했지만, 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고 장시원이 술잔을 비우는 걸 보며 뜻밖의 충동을 느꼈고, 결국 잔을 다 비워버렸다.이에 배강은 바로 웃으며 말했다. “청아 씨, 이렇게 사장님을 존중할 줄은 몰랐네요!”이에 황대헌이 서둘러 말했다. “배강 부사장님, 장시원 사장님께서 청아 씨를 존중해 주신 거죠.”배강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지만, 말없이 웃기만 했다. 청아의 얼굴에는 붉은빛이 돌았고, 시원을 쳐다보지 못하고 자신의 술잔을 들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황대헌 은 시원의 빈 술잔을 보며 조심스럽게 술병을 들고 시원에게 술을 따랐다. “신입 사원인 청아 씨가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릅니다. 장시원 사장님, 마음에 두지 마세요.”배강은 속으로 생각했다. 청아가 장씨 그룹에서도 일정 시간 동안 일했고, 가장 사람을 단련시키는 사장 비서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시원이 청아를 너무 잘 보호했기 때문에 이런 손님과 술을 마시는 접대는 오직 최결한테만 맡겼던 것이다.물론 황대헌의 말은 시원에게 들리도록 일부러 한 말이었다. 자신이 청아를 잘 보호하고 있다는 인상을 시원에게 심어주려는 것이다.이어서 진도준 등이 다가와 술을 권하며 자신들의 디자인 우세를 언급했다. 하지만 시원은 단지 표정을 평온하게 유지하며 듣기만 했고, 어떠한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술자리가 끝났을 때, 시원은 분명 술을 많이 마셨다. 겉으로는 별다른 기색이 없었지만, 청아는 분명히 시원이 취했다는 것을 알았다.나가는 길에 시원이 머리를 한 번 짚자, 황대헌이 바로 말했다. “장시원 사장님과 배강 부사장님 오늘 술을 많이 드셨으니 오늘 밤은 돌아가지 마시고 여기서 묵으세요. 이미 위층에 방을 예약해 놓았습니다.”그러고는 청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청아 씨, 장시원 사장님이 술을 많이 드셨으니 방까지 모셔다드리세요.”“네?” 청아
이때 우청아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왔는데 보니 배강이 보낸 메시지였다. [청아, 나 일이 있어서 먼저 나가니까 시원이 좀 잘 챙겨줘.]청아는 할 말을 잃었다.[일부러 그러는 거예요?][아니, 정말 아니야. 잠시 후에 돌아올 테니까 일단 좀 도와줘!]배강의 설명에 청아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물을 들고 침실로 돌아갔다. 들어가 보니 시원은 잠들어 있었다. 청아는 물을 옆에 두고, 이불을 덮어주고는 떠날 생각이었다.“으 더워!” 시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작게 말했고, 손을 들어 이불을 걷어냈다. 그러자 청아는 시원이 깨어난 것 같아 다시 물었다. “물 더 드실래요?”청아의 목소리에 시원이 눈을 가늘게 뜨고는 청아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청아야?”“네!” 청아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자 시원은 갑자기 손을 들어 청아의 손목을 잡고 침대 위로 세게 끌어당긴 후, 몸을 숙여 청아를 짓눌렀다. 시원의 검은 눈동자가 청아를 깊게 바라보았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청아는 깜짝 놀라 바로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원은 청아의 손목을 놓지 않고, 눈빛이 다소 혼란스러워 보였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왜 있어?”“술에 취하셨어요!” 청아가 말했고, 시원의 손을 빼려고 애썼다. “시원 씨, 그만해요!”“난 장난치는 게 아니야!” 시원의 목소리는 낮고 어두웠다. 시원은 청아를 가만히 응시하며 서운한 눈빛을 보냈다. “네가 나를 떠나라고 했고, 나도 손을 놨어. 그런데 넌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시원의 말에 청아의 몸부림이 멈추고, 청아의 큰 눈이 놀라서 시원을 바라보았다. 시원의 목소리에는 답답함으로 가득했다. “난 널 잊을 수가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청아야, 나 어떡하면 좋지?”“네가 떠난 2년 동안, 난 정말로 네가 그리웠어.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지. 널 사랑하는 내 자신이 바보 같아 보였어.”“난 스스로를 속여 네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고 믿고, 널 강제로 내 곁에
“다른 사람은 없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만 있었지!”우청아는 쓰라린 아픔을 참으며 일어나 방을 떠났다. 호텔 로비에 도착했을 때, 청아의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고, 정신이 몽롱한 채 밖으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청아 씨!”청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고명기 부사장이었다. 뜻밖의 인물에 청아는 조금 놀랐다.“어떻게 여기 계세요?”이에 고명기가 청아를 훑어보며 말했다. “괜찮아요?”고명기의 말에 청아는 그제야 깨달았다. 고명기는 청아가 또다시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돼 술자리가 끝난 후에도 떠나지 않고 여기서 청아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이에 청아는 감동했다.“괜찮아요, 감사합니다!”“청아 씨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아직 순수해요. 하지만 거절해야 할 것은 거절해야 하죠. 성수현 사장님 문제는 대처를 잘했고요.”그러자 청아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하지만 저와 장시원 사장님은 친구니까, 저를 해치지 않을 거예요!”“그렇다면 다행이에요!” 고명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제 집에 갈 테니까 청아 씨도 일찍 들어가요.”“네!” 청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일터에서 이런 상사를 만난 것은 청아에게 큰 행운이었다.“아닙니다.” 고명기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청아가 호텔을 떠나 택시에 앉아 있을 때, 시원의 말들이 떠오르자 가슴이 아파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웠다.집에 돌아와 보니 이경숙 아주머니는 아직 잠들지 않았고, 우청아 몸에서 나는 술냄새를 맡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청아 씨,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힘들게 하지 마요. 잠깐 앉아서 쉬어요. 물 좀 갖다줄게요.”“괜찮아요, 이렇게 늦었는데 빨리 들어가세요!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오지 마세요.”이경숙 아주머니가 물을 가져다주며 청아의 얼굴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슨 일 있어?”청아가 물을 받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냥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