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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7화

“풉.”

옆에 있던 사람이 물을 마시다가 갑자기 뿜어내었다. 이문도 크게 웃어서 어금니가 다 보였다. 본인들 사장이 현대판 신데렐라고 황금동앗줄을 잡은 사람이라니! 안 웃을래야 안 웃을 수가 없었다.

한편, 서인은 자신이 부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서인의 마음은 이유 모를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아마도 곧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었다.

서인은 부엌을 지나 뒷마당으로 향했고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멜빵 바지를 입은 소녀가 수도꼭지에서 물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임유진이었다.

유진은 몸을 반쯤 쪼그리고 앉아 있었고, 옆에 있는 야옹이는 유진의 발아래에 누워 고개를 쓰다듬게 내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장미 한 송이가 우연히 유진의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옆모습을 비추었고, 순식간에 온 마당이 생기를 되찾는 듯했다. 그 모습에 서인은 가슴이 뛰었다.

‘오현빈이 떠났다고 하지 않았나?’

서인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마당 안으로 걸어가며 태연하게 말을 건넸다.

“명절인데 왜 여기에 왔어?”

유진이 서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유진의 눈꼬리는 귀엽게 휘어졌고 목소리는 쨍하게 울렸다.

“보고 싶어서 왔죠!”

서인은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임유진, 네가 계속 이러면 나 직접 네 둘째 삼촌한테 전화할 거야!”

그러자 유진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작은 목소리로 불평했다.

“서른 살이나 되었는데, 연애 한번 하는데 가족까지 찾아야 하는 거예요?”

유진의 도발에 서인은 이마에 파란 핏줄이 돋을 정도로 화가 났다.

“무슨 연애야? 난 네 둘째 삼촌한테 전화해서 앞으로 네가 여기 오지 못하게 할 거야. 애초에 임구택도 네가 오는 걸 원치 않았어!”

그러자 유진은 일어나 서인에게 다가갔다.

“알았으니까 화내지 마요. 아무도 없으니까 그런 거지.”

유진은 눈을 깜빡이며 약간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유진의 애교에 서인은 마음이 간질간질했지만, 얼굴에는 표정을 드러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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