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46화

“위에서 통화하고 있어!”

이문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달콤한 월병을 집어 들고 오현빈에게 물었다.

“너 뭐 먹을래?”

“난 배 안 고파, 저녁에 먹자.”

“난 뒷마당에 내 꽃이 피었는지 보러 갈게요!”

임유진이 월병을 하나 들고 뒷마당으로 향했고 위에서 서인은 발코니의 등나무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며 졸고 있었다.

잠시 후, 휴대폰이 진동하며 서인을 깨웠다. 서인은 겨우 눈을 뜨고 나른하게 화면을 살펴보다가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버지가 명절에 집에 오라고 하신 전화였는데, 어제부터 시작해서 벌써 세 번째였다. 곧이어 서인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이미 말했잖아요, 안 갈 거라고요. 알아서 명절 보내세요.”

“서인아, 오늘은 가족이 모이는 날이야. 어떻게 너만 안 올 수 있니? 우리 몇 년간 함께 추석 보낸 적이 없잖아!”

구은태의 목소리가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몸 상태 너도 잘 알잖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거. 이번이 우리 부자가 같이 쇨 수 있는 마지막 추석일지도 몰라.”

“그냥 내 소원 하나만 들어주면 안 되겠니?”

서인이 담배를 찾았고 얼굴에 분명한 불쾌함이 드러났다.

“그저 추석일 뿐인데, 그렇게 중요한가요?”

“너에게는 앞으로도 많은 추석이 있겠지만, 아빠에게는 너와 함께 보낼 추석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구은태가 진지하게 말했다.

“6시에 갈게요.”

딸칵, 서인이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이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며 차분히 말했다.

“좋아, 좋아!”

구은태가 연신 대답하며 말했다.

“우리는 너 오길 기다릴게!”

“네, 그럼 이만 끊을게요.”

서인이 전화를 끊었고 잠깐 들르기만 하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서인은 그 ‘집'에 대해 아무런 애정도 느끼지 못했다. 더욱이 서민지 모녀를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지 않았다.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우고 나서 서인은 일어나 아래로 내려갔다. 아래에서 현빈과 다른 이들이 수박을 자르고 월병을 나누고 있었는데 서인이 내려오는 것을 보자 그에게 월병을 권했다.

“어디서 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