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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8화

서인의 팔은 축 처졌지만, 임유진의 입술과 살짝 닿은 손가락은 화끈거렸고, 서인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재밌어? 재미 다 봤으면 이제 집에 가, 부모님 걱정시키지 말고.”

그러자 유진의 입가에 걸려있던 미소는 온데간데없어지고,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며칠 동안 못 봤는데, 잠깐 있다가 또 가라니!”

유진은 눈을 내리깔았다.

“너무 보고 싶었어, 꿈속에서도 사장님만 나와요. 그래서 겨우 월병 주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온 거고요.”

서인은 뭔가 말하려 했지만, 말이 목구멍에서 막혔고, 입을 열 수 없었다.

“나랑 같이 추석 보내면 안 돼요? 밤에 같이 술 마시면서 달구경 해요.”

“안 돼!”

서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결연했다.

“빨리 집에 가!”

그러자 유진의 기대에 찬 표정이 곧바로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럼 가볼게요, 밤에 좋은 꿈 꾸라고 문자 보내면 답장 좀 해줘요. 답장 안 오면 잠 못 잘 거 같아서 그래요.”

유진이 서인에게 고백한 이후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서인에게 일어났다고 말하고, 밤에는 잘 자라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서인은 한 번도 답장하지 않았다. 유진의 고백처럼, 어떤 응답도 받지 못했지만, 유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난 가볼게요, 밤에 월병 먹는거 잊지 마요!”

유진은 기분이 금방 좋아져서 건성으로 웃으며 서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서인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유진이 로비에서 이문 등과 작별 인사를 하는 소리를 들었다. 서인은 화단에 기대어 서서 마른세수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복잡해졌다.

저녁 시간

서인이 구씨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거실에서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는데 손님이 온 것 같았다.

“구은정, 돌아왔네!”

구은서의 어머니 서민지가 웃으며 일어섰고, 얼굴에는 따스함이 넘쳐흘렀다.

“밖이 덥지?”

서민지는 하인을 부르며 말했다.

“아주머니, 은정에게 시원한 매실차 좀 가져다줘요!”

“괜찮아요, 단 걸 안 좋아해서요!”

서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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