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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임구택은 그곳에 멍하니 서 있었다.

마음이 철렁했고 점차 커지는 공포감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순간, 구택은 2년 전, 소희가 떠난 날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날 구택은 완전히 텅 빈 것 같았고, 끝없는 슬픔이 구택을 집어삼켰고 그 이후로는 숨 쉬는 것조차 아파왔다.

‘소희가 또 떠났나?’

‘다시 나를 떠난 건가?’

구택은 온몸이 얼어붙고, 잠시 후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소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 예상대로 전화는 꺼져 있었다.

구택은 거실로 돌아와 어둠 속에 조용히 소파에 앉았고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그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이번에는 몇 년 동안 기다려야 할까?

왜 최선을 다해도 결과는 여전히 이런 것일까?

바늘이 쿡쿡 찌르는 듯한 아픔에 점차 원망이 생기고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되었다.

잠시 후, 구택은 다시 휴대폰을 꺼내 명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희의 출국 기록을 조사해. 어디로 갔는지 알아봐.”

명우는 잠시 놀랐지만, 곧 알겠다고 대답했다.

어둠 속에서 구택은 조용히 기다렸다.

일분일초가 1시간처럼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고 매 순간이 고통의 연속이라 구택은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였다.

짧은 몇 분이었지만, 구택은 또 2년을 기다리는 것만 같았고 소희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나갔다.

그 시간 동안 소희와의 첫 만남, 데이트,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일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소희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빼내는 것과 같은 의미인데 소희가 없이 어떻게 살아갈 가 있겠는가?

휴대폰이 진동하면서 빛이 나자 구택은 실눈을 뜨고 떨리는 마음으로 잠금 해제를 하고 전화를 받았다.

“소희 어디 있어요?”

“사장님, 사모님은 출국하지 않고 운성에 가셨습니다.”

명우가 이어서 말했다.

“아무래도 급한 일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구택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가, 느리게 물었다.

“운성에?”

“네.”

어둠속에서 한 줄기 비춘 구택은 급하게 일어나며 말했다.

“비행기 준비해, 지금 운성에 갈 거니까.”

“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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