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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구은서는 목이 메 말했다.

“나 아직 이지민 감독님 영화 촬영 중이야. 지금 그만두면, 감독님이 내 분량을 다시 촬영해야 하고, 소희 씨도 더 많은 일을 해야 해. 촬영 끝나면 그때 강성에서 떠날게. 떠나기 전까지 소희 씨 안 괴롭히겠다고 약속도 할게. 그리고 이 시점에 떠나면 소희 씨가 당신이 찔리는 점이 있다고 오해할 수도 있어.”

구택은 눈을 감고, 강한 인내심을 발휘하며 말했다.

“소희 건드리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구택의 말에 은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

……

강성 시내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해가 질 무렵이었다.

소희는 자신의 서재에 콕 박혀서 디자인했는데 한번 했다 하면 몇 시간은 걸렸다.

소희가 서재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밤이 되었고 거실 불은 꺼져 사방이 깜깜했다.

구택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그의 긴 기럭지도 어둠 속에 가려져 있었는데 그의 모습은 굉장히 서글프고 외로워 보였다.

소희가 나오자 구택은 스탠드 등을 켰고, 따뜻하고 그윽한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녁 준비했는데 식었을 거라서 데워줄게.”

“괜찮아, 잠깐 나갔다 올 때 먹고. 밖에서 먹고 올게요.”

소희의 목소리는 가볍지만 차가웠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구택이 곧바로 일어나 따라나섰다.

“소희야!”

구택의 부름에 소희는 멈춰 서서 뒤돌아보았다.

비록 어둠으로 가득한 공간이었지만 소희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따라오지 말고 내 집에 마음대로 들어오지도 마. 안 그러면 내일 바로 이사 갈 거니까.”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소희에 구택의 눈빛은 어두웠고 낮고 느린 목소리가 공간에 울려 퍼졌다.

“소희야 난 정말 아무것도 안 했어. 나한테 이러지 마.”

구택의 말에 소희는 목이 메어 대답했다.

“나한테 생각 할 시간을 줘.”

구택은 상처받은 눈빛이었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결론 나면 알려줘. 여기서 기다릴게.”

“지금의 나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소희는 차갑게 말을 뱉고는 돌아서서 문을 ‘쾅’ 하고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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