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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저도 무서워서 그러는 거잖아요.]

임구택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너도 나와 소희 사이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면 되잖아요. 연애라는 게 뭐가 더 있겠어요?]

구택이 듣더니 낮은 소리로 웃었다.

[걱정하지 마, 소희가 꼭 네 둘째 숙모로 될 거니까.]

[꼭 소희 쌤을 잘 달래야 해요! 그리고 그 구은서라는 여인이랑은 더 이상 연락하지 말고요.]

“응.”

통화를 끊고 구택은 창밖의 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칠흑 같은 두 눈동자는 살얼음이 떠 있는 것 마냥 차가웠다.

……

청아 집에서 돌아온 뒤, 소희는 서재에서 디자인 원고만 새벽 1시까지 그렸다.

그러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은서가 구택의 침대에 누워있던 모습이 끊임없이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어 전혀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은 절대 할 리가 없다는 걸 소희도 잘 알고 있었지만 마음속이 갑갑한 건 여전했다.

그렇게 한참 뒤척이다 서너 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고, 날이 밝자마자 소희는 곧 다시 깨어났다.

평소 이맘때 구택의 집에서 자던 소희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더라면 구택은 분명 소희의 곁으로 다가와 소희를 한참 ‘괴롭’히다 같이 조깅하러 갔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오지 않았다.

유난히 정신이 흐리멍덩한 소희는 두 시간을 더 자다 8시가 되어서야 다시 일어났다. 그러고는 간단히 씻고 침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마침 구택이 집 문을 열고 들어와 손에 든 아침밥을 식탁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러다 기척에 고개를 들었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한 눈동자로 봐서는 온 밤 제대로 자지 못한 듯했다.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친 순간, 소희는 바로 시선을 돌리고 침실 입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아침 먹고 나가.”

그 모습에 구택이 아침밥을 식탁에 꺼내 놓고 따뜻한 우유도 컵에 따라 놓은 후, 한마디만 남기고는 다시 집을 나섰다.

식탁 앞에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보고 있으니 소희는 목이 메어 아무런 입맛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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