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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소희가 임구택의 손을 피했다. 평소와 다르게 아무런 광채가 없는 소희의 두 눈동자는 곧 하늘을 뒤덮을 저녁 빛 마냥 암담했다.

“나 혼자 있고 싶어.”

“구은서는 주시후의 일 때문에 날 찾아온 거야. 그러다 흥분되어 칼로 손목을 그은 거고, 난 단지 가정 이모보고 상처를 치료해주라고 했을 뿐이야.”

구택이 어두워진 눈빛으로 정색해서 해명했다.

그러자 소희가 물었다.

“그럼 왜 당신 침대에 있는 건데?”

“나도 몰라. 나 줄곧 옆방 서재에 있었어.”

소희가 듣더니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에 구택은 마음이 무거워져 다시 말을 이어갔다.

“당신이 지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말해줘, 이러지 말고.”

하지만 소희는 임구택을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아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당신 설마 날 못 믿는 거야? 우리 서로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아직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내가 다른 여인이랑 이상한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계속되는 구택의 해명에 소희가 이마살을 찌푸린 채 애원했다.

“나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러는데, 혼자 조용하게 있게 해주면 안 돼?”

“안 돼.”

구택이 소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거나, 아니면 의심이 가는 점이 있으면 다 말해, 내가 설명해 줄 수 있어.”

“모르겠어, 그냥 혼자 있고 싶어.”

“아니, 이럴 때일수록 당신 혼자 있게 할 수는 없어.”

소희의 두 눈에 순간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났다.

“구택 씨, 우리 사이에 줄곧 문제가 있었어, 안 그래?”

구택이 잠깐 멍해 있더니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데?”

소희가 손가락을 긴 머리 사이에 끼워 넣고 짜증이 묻은 눈빛으로 흩어진 머리를 뒤로 빗어 넘겼다. 마음속은 헝클어져 버린 실 뭉치처럼 복잡하여 어떻게 정리할 수가 없었다.

“말해 봐, 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데?”

구택이 칠흑같이 어두운 눈동자로 소희를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이에 소희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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