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03화

작가: 금추
소희가 임구택의 손을 피했다. 평소와 다르게 아무런 광채가 없는 소희의 두 눈동자는 곧 하늘을 뒤덮을 저녁 빛 마냥 암담했다.

“나 혼자 있고 싶어.”

“구은서는 주시후의 일 때문에 날 찾아온 거야. 그러다 흥분되어 칼로 손목을 그은 거고, 난 단지 가정 이모보고 상처를 치료해주라고 했을 뿐이야.”

구택이 어두워진 눈빛으로 정색해서 해명했다.

그러자 소희가 물었다.

“그럼 왜 당신 침대에 있는 건데?”

“나도 몰라. 나 줄곧 옆방 서재에 있었어.”

소희가 듣더니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에 구택은 마음이 무거워져 다시 말을 이어갔다.

“당신이 지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말해줘, 이러지 말고.”

하지만 소희는 임구택을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아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당신 설마 날 못 믿는 거야? 우리 서로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아직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내가 다른 여인이랑 이상한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계속되는 구택의 해명에 소희가 이마살을 찌푸린 채 애원했다.

“나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러는데, 혼자 조용하게 있게 해주면 안 돼?”

“안 돼.”

구택이 소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거나, 아니면 의심이 가는 점이 있으면 다 말해, 내가 설명해 줄 수 있어.”

“모르겠어, 그냥 혼자 있고 싶어.”

“아니, 이럴 때일수록 당신 혼자 있게 할 수는 없어.”

소희의 두 눈에 순간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났다.

“구택 씨, 우리 사이에 줄곧 문제가 있었어, 안 그래?”

구택이 잠깐 멍해 있더니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데?”

소희가 손가락을 긴 머리 사이에 끼워 넣고 짜증이 묻은 눈빛으로 흩어진 머리를 뒤로 빗어 넘겼다. 마음속은 헝클어져 버린 실 뭉치처럼 복잡하여 어떻게 정리할 수가 없었다.

“말해 봐, 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데?”

구택이 칠흑같이 어두운 눈동자로 소희를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이에 소희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입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04화

    마음이 아픈 건 소희도 마찬가지였다.“미안해, 내가 잘못한 거 같아.”“아니, 난 동의하지 않아.”구택이 어두워진 얼굴색으로 말했다.“당신이 뭘 하든 상관없어, 단 헤어지는 건 절대 안 돼. 오늘의 일은 나의 잘못도 있어, 그러나 난 절대 당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지 않았어. 당신이 언짢아하든, 나와 대화하는 걸 거부하든, 화를 내든 다 괜찮아, 헤어지는 것만 제외하고. 내가 전에 말했듯이 난 절대 당신을 놓아주지 않아. 내가 죽기전까지 당신은 영원히 내 곁을 떠날 수 없다고.”순간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든 소희는 두 팔 사이에 얼굴을 묻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구택 씨, 서로를 괴롭히는 감정은 오래가지 못해.”‘예전에 용병 생활을 하고 있을 때, 팀원사이의 감정에 금이 가기만 하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목숨을 잃게 되기에 반드시 바로 팀을 해산해야 하는 것처럼.’‘두 사람 사이의 감정도 똑같은 거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료와 마찬가지로 서로의 목숨을 상대방의 손에 맡기는 거나 다름이 없는 거니까, 아무리 작은 장벽이나 금도 용납해서는 안 돼.’“소희야, 서로에 대한 믿음은 키워 나갈 수 있는 거야. 우리에겐 다시 믿음의 벽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 많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아줘.”구택이 소희를 안으려고 손을 내밀었다.하지만 구택의 손이 소희의 어깨에 닿자마자 소희가 무의식 중에 몸을 피했다.순간 구택은 찬물에 맞은 것 마냥 손끝마저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구택 씨, 나 좀 혼자 있게 해줘. 나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구택이 천천히 손을 거두고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우고 조롱하듯 웃음을 드러냈다.“나보고 어디로 가라고?”“그럼 내가 나갈까?”되묻는 소희의 목소리는 덤덤했다.순간 구택의 눈동자가 세게 한번 떨리더니 곧바로 빛을 잃게 되었다. 온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소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구택은 마음이 아파 숨을 쉴 수가 없었다.그러다 천천히 일어나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05화

    [저도 무서워서 그러는 거잖아요.]임구택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너도 나와 소희 사이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면 되잖아요. 연애라는 게 뭐가 더 있겠어요?]구택이 듣더니 낮은 소리로 웃었다.[걱정하지 마, 소희가 꼭 네 둘째 숙모로 될 거니까.][꼭 소희 쌤을 잘 달래야 해요! 그리고 그 구은서라는 여인이랑은 더 이상 연락하지 말고요.]“응.”통화를 끊고 구택은 창밖의 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칠흑 같은 두 눈동자는 살얼음이 떠 있는 것 마냥 차가웠다.……청아 집에서 돌아온 뒤, 소희는 서재에서 디자인 원고만 새벽 1시까지 그렸다.그러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은서가 구택의 침대에 누워있던 모습이 끊임없이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어 전혀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은 절대 할 리가 없다는 걸 소희도 잘 알고 있었지만 마음속이 갑갑한 건 여전했다.그렇게 한참 뒤척이다 서너 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고, 날이 밝자마자 소희는 곧 다시 깨어났다.평소 이맘때 구택의 집에서 자던 소희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더라면 구택은 분명 소희의 곁으로 다가와 소희를 한참 ‘괴롭’히다 같이 조깅하러 갔을 것이다.그러나 오늘은 오지 않았다.유난히 정신이 흐리멍덩한 소희는 두 시간을 더 자다 8시가 되어서야 다시 일어났다. 그러고는 간단히 씻고 침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그런데 마침 구택이 집 문을 열고 들어와 손에 든 아침밥을 식탁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러다 기척에 고개를 들었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한 눈동자로 봐서는 온 밤 제대로 자지 못한 듯했다.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친 순간, 소희는 바로 시선을 돌리고 침실 입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아침 먹고 나가.”그 모습에 구택이 아침밥을 식탁에 꺼내 놓고 따뜻한 우유도 컵에 따라 놓은 후, 한마디만 남기고는 다시 집을 나섰다.식탁 앞에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보고 있으니 소희는 목이 메어 아무런 입맛도 없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06화

    당연히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 지훈은 소동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로 승낙했다.그러나 30분 뒤 다시 소동에게 연락한 지훈의 목소리는 많이 주눅들어 있었고, 먼저 화를 내며 말했다.[감독이 정말 제작팀에서 제명되고 싶은가 보네. 재봉사 따위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절대 못 바꾼다고 그러는 건지. 누구와 합작하는 거에 관해서는 감독만 오케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내막을 알고 있었던 소동이 듣더니 입을 삐죽거리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지훈 씨가 말했는데도 소용이 없었어요?”지훈이 난감해하며 대답했다.[아무래도 우리 그룹이 제일 큰 스폰서는 아니니까. 게다가 프로그램이 잘 되면서 감독의 태도도 많이 강경해졌더라고. 그래서 그 일은 많이 힘들 것 같아.]사실 지훈에게도 자신만의 사심이 있었다. 이번에 프로그램이 잘 되면서 그들 그룹도 적지 않은 효익을 보게 되었는데, 만약 정말로 소동의 일 때문에 프로그램과 틀어지게 되면 스폰서가 끊일 리 없는 프로그램과는 달리 지씨 그룹이 엄청 큰 손해를 볼 게 분명했다.그래서 지훈이 웃으며 소동을 위로했다.[소동아, 너의 실력이 그렇게 뛰어났는데, 누구와 합작을 하게 되든 반드시 1등을 따낼 수 있을 거야.]소동은 지훈을 아무리 핍박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화를 내며 대답했다.“관둬요. 나 먼저 일하러 가볼 게요.”그러다 스튜디오로 다시 돌아오니 단희가 즉시 일어나 물었다.“지훈 씨가 뭐래?”소동의 표정이 그다지 보기 좋지 않았다.“지훈 씨가 감독님에게 압박을 가했지만 감독님은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어요.”단희가 듣더니 의기소침하여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다 눈알을 돌리며 한참 생각하더니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 구은서에게 연락을 했다.“은서 언니, 지금 촬영하고 있는 거예요? 바빠요?”[왜 그래, 단희야. 무슨 일 있어?]“네, 언니의 도움이 필요해요.”단희는 제작팀이 디자이너와 재봉사를 한 팀으로 묶은 일에 대해 은서에게 말해주었다. 물론 구씨 가문이 소희의 권유 하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과정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07화

    소동은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훈이 감독을 위협해도 소용이 없었는데 안단희가 찾은 인맥이 전화 한 통으로 모든 일을 해결했으니.물론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건 소유와 소시연이다.시연은 놀랍고도 노여워서 물었다.“왜죠? 처음에 저희가 뽑은 사람이 바로 구성혁 님이었어요. 그분도 제가 온갖 방법을 다 하여 설득한 건데, 왜 갑자기 팀원을 바꾸시겠다는 건데요?”소유도 덩달아 말했다.“저희는 팀원을 바꾸지 않겠습니다. 감독님, 이건 너무 불공평합니다!”하지만 감독의 태도도 의외로 강경했다.“이건 제작팀에서 내린 결정이야, 바꾸고 싶지 않아도 바꿔야 해. 전반 프로그램의 성공을 중점으로 생각 해야지. 지금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으니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마.”시연은 화가 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전반 프로그램의 성공이 뭔데요? 저희가 프로그램이 잘 되는 걸 막았나요? 애초에 제 친구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구성혁 님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겠다고 하지도 않았어요! 아무리 어느 한 사람을 편애한다고 해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이때 소동이 옆에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구씨 쪽 재봉사는 제작팀이 모셔온 거고, 감독님의 심혈이야. 어떻게 네 공이 된 거지? 제작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너 혼자서 그분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워낙 성질이 더럽기로 유명했던 시연은 소동의 말에 바로 손에 든 물병을 들어 물을 소동의 얼굴에 끼얹고 달려들어 소동을 때리려 했다.물을 맞은 소동은 뒷걸음질을 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연을 노려보았다.스태프들이 보더니 바삐 달려들어 시연을 말렸다.소유도 덩달아 달려가 시연을 말리는 척하면서 기회를 틈타 소동을 걷어찼다.이에 지고 싶지 않았는지 단희도 달려들어 소유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나머지 한 명의 스타는 말리기는커녕 멀리 서서 웃으며 싸움을 구경하기만 했다, 어차피 어떻게 바꾸든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니.장면이 점점 통제할 수 없게 되자 감독은 순간 대본을 책상 위로 세게 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08화

    하지만 소유가 소시연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시연 씨가 지금 그만두겠다고 하면 우리에겐 더는 카메라 앞에 설 기회가 없어. 심지어 감독님과 방송국의 미움을 살 수도 있고.”시연이 듣더니 화를 내며 물었다.“그럼 타협하고 계속 이렇게 업신여김을 당하겠다고요?”이미 많이 냉정해진 소유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연예계는 원래 이런 거야. 나 데뷔 초에 당했던 억울함이 이것보다 더 심하고, 더 많아. 그래도 참아야 하는 거잖아. 연예계에서는 잘 나가는 사람이 많은 자원을 가질 수 있어, 이게 바로 감독님이 말한 게임의 규칙인 거고.”시연이 목이 메어 말했다.“하지만 저 이대로 관두지 못하겠어요.”“그만해.”소유가 어쩔 수가 없다는 듯 머리를 저었다.“제작팀이 단희 씨의 명성 때문에 그러는 거라 해도 좋고, 누군가가 뒤에서 조작했다 해도 좋아, 어차피 우린 그들을 이길 수 없어. 시연 씨는 집에 돈도 많고, 또 북극의 디자이너 조수라 하지만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거 아니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어도 참가할 수가 없는데.”시연은 순간 자신이 소희에게 했던 약속들이 생각나 더 괴롭고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그래, 내가 이대로 제작팀을 떠난다면 정말 소희 언니의 얼굴에 먹칠하는 거고, 북극 작업실의 체면을 짓밟아 버리는 거야.’……소희가 오후에 곧 일을 시작하려 하는데 마침 구성혁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심지어 성혁의 목소리는 엄청 무거웠다.[소희야, 나와 합작하는 사람이 바뀌었던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소희가 듣더니 순간 멍해졌다.“사람이 바뀌다니요? 누구로 바뀌었는데요?”[다른 팀으로 바뀌었고, 이름은 잘 모르겠어. 아무튼 전에 그 아이는 아니야. 말로는 프로그램 측의 결정이라고 그러던데, 뭔가 이상해. 그래서 너한테 연락해서 물어보는 거야.]소희가 차가워진 눈동자로 덤덤하게 말했다.“잠사만 기다려주세요, 선생님. 제가 바로 시연이에게 물어보겠습니다.”[그래, 한번 연락해 봐. 난 네 체면을 봐서 프로그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09화

    소시연이 대답했다.“소희 언니에게 방법이 있을 거예요.”소유는 그러는 시연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크게 실망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아 다시 입을 열었다.“소희 씨는 기껏해야 녹화 거부로 제작진을 위협하라고 구 선생님을 설득할 거야. 하지만 단희의 배후에 있는 분은 함부로 건드려서 안 되는 존재야.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은 구씨 수선집이 가져다주는 이슈를 포기하더라도 단희 배후에 있는 그분의 심기를 건들려 하지 않을 거라고.”‘만약 구 선생님이 끝까지 소동과 합작하는 걸 거부하게 되면 제작진 측은 틀림없이 구 선생님께서 출연 거부를 한 방향으로 동영상을 편집하고, 재봉사를 따로 찾아 시연이와 합작하게 할 건데.’‘어차피 단희의 목적은 우리의 인기를 짓눌러 버리는 거고, 결국엔 그 여인이 이기게 될 거야.’‘반대로 나와 시연이는 제대로 제작진의 미움을 사게 될 거고.’그래서 소희까지 불러와 성혁과 함께 제작진에 맞서려는 시연의 행위에 대해 소유는 반대 의견을 내놓은 거였다, 제작진의 미움을 샀다간 그들은 앞으로 예능에 더 출연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을 터니까.하지만 시연은 결국 소희를 찾아왔고, 이에 소유는 어쩔 수 없이 어떻게 감독과 이 일을 해석해야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을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적어도 난 제작진과 대항할 의향이 없었다는 걸 증명해야 해.’……소희는 도착하자마자 먼저 성혁이네 댁으로 향했다.아직 소희를 보지 못한 성혁은 계속 소동과의 합작을 거부하고 있었다. 이에 제작진 측에서는 사람을 파견하여 많은 조건을 제기하면서까지 성혁을 설득하게 했다. 심지어 제작진 측에서는 구씨 수선집에 대한 선전에 힘을 쓰겠다고, 출연료도 백만 단위로 올려주겠다고 승낙했다.그러나 성혁은 그들이 준 조건에 아무런 흥미도 없었다. 단 소희를 만나겠다고, 소희가 합작하라고 한 사람과만 합작하겠다고 명확한 태도를 보였다.그래서 감독이 한창 조급해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는데 마침 한 스태프가 달려와 말했다.“구 선생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10화

    “소희 언니한테 무슨 소리를 한 거야?”소시연이 다가와 소동을 노려보며 묻자 소동이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몇 가지 사실을 알려줬지.”소희의 희고 깨끗한 얼굴은 순간 얼음장 마냥 차가워졌다. 그러면서 소동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작업실안에서 감독과 프로듀서가 소희를 보자마자 열정적으로 일어나 맞이했다.“소희 씨 맞죠? 어서 앉아요!”감독이 직접 소희에게 물을 가져다주며 웃음을 드러냈다.“전에 소유 씨한테서 들었는데, 소희 씨가 구 선생님을 설득했다면서요? 그것 때문에 우리가 줄곧 기회를 찾아 소희 씨한테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거든요.”“고맙긴요. 그건 그렇고, 제가 구 선생님을 설득하면서 합작 상대를 시연이로 정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변동이 생겼다면서요? 그 이유를 들어보고 싶네요.”감독이 덤덤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소희 씨, 우리 프로그램에서 구 선생님을 모셔온 건 프로그램의 이슈를 최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구 선생님께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시기로 결정한 것도 그분만의 목적이 있겠죠. 그러니 서로의 목적이 최대한 실현되면 끝난 거 아닌가요? 합작하는 상대가 누구인지는 그렇게 중요할까요?”소희의 눈빛이 순간 차가워졌다.“당연히 중요하죠. 구 선생님과 합작할 사람이 소동이라는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저는 구 선생님을 설득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저 시연이 때문에 간 거지, 소동이 때문에 간 거 아니라고요.”이때 프로듀서가 다가와 소희를 향해 말했다.“소희 씨도 북국의 디자이너라는 건 우리도 다 알고 있습니다. 북극의 효익을 위해 이러고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요. 이렇게 합시다, 우리가 프로그램에서 북극을 많이 홍보해 줄게요, 시연 씨에게도 화면을 많이 주고. 설령 시연 씨가 이번 회차의 포텐이 아니라고 해도 저번보다 더 대박 나게 해줄 수 있습니다. 어때요?”그러면서 그는 미리 준비한 카드 한 장을 소희에게 건네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물론 우리도 소희 씨에게 헛수고를 시키지는 않습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411화

    그렇게 찬호와 몇 마디를 주고받던 시연은 소유의 호출에 급히 전화를 끊었고, 찬호는 안절부절 못하여 결국 임유민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제작팀과 시연이 대치하고 있는 것때문에 소희가 바로 찾아갔다는 말을 들은 유민도 사건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다.[소희 누나 설마 괴롭힘 당하는 거 아니야?]찬호가 걱정되어 물었다.이에 유민이 눈알을 한번 굴리더니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소희 쌤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생각났으니까.”[누구?]“우리 둘째 삼촌!”유민이 임구택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구택은 한창 직원을 훈계하고 있었다. 그러다 수신 번호를 확인한 구택은 손을 들어 임원들을 나가게 하고 전화를 받았다.[둘째 삼촌, 소희 쌤이 지금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상관할 거예요, 말 거예요?]구택이 듣더니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뭐?”[소희 쌤이 지금 금강시에 있어요. 아직 소희 쌤과 잘해보고 싶다면 어서 가봐요.]“금강시에는 뭘 하러 간 건데?”구택이 물으며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말하자면 길어요. 아무튼 빨리 가봐요. 한 예능 프로그램이 그곳에서 녹화하고 있는데, 바로 가서 소희 쌤을 찾으면 돼요.]구택은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을 드러냈다.‘소희가 드라마 제작팀으로 출근한 거 아닌가? 언제 또 예능 녹화하러 간 거지?’하지만 구택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 차를 몰고 금강시로 질주했다.……한편 작업실 안에서 감독과 소희는 여전히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감독이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지만, 소희는 여전히 조금도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그리고 소희가 북극 작업실을 대표해 그렇게 큰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프로듀서는 인맥을 통해 진석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냈고, 진석에게 자초지종을 알려주며 타협해달라고 부탁했다. 나중에 다른 방식을 통해서라도 이득을 많이 주겠다는 조건을 걸면서까지.그러나 진석은 덤덤하게 한마디만 내던졌다.[저는 소희의 의견을 존중합니다.]프로듀서가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76화

    유진은 고개를 돌려 안주설과 안토니를 힐끗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사장님, 힘들지 않아요? 내려줄까요?”서인은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두 시간은 거뜬해.”그 말에 유진은 깔깔 웃었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몸을 더욱 기대고, 탄탄한 팔뚝을 베개 삼아 살짝 눈을 감았다.따뜻한 햇살과 산속의 상쾌한 공기, 그리고 서인이 주는 안정감.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불안도 없었다.유진의 몸은 가볍고 부드러웠고, 땀방울이 살짝 맺힌 피부는 촉촉하고 서늘했다. 그리고 은은한 향이 서인의 코끝을 간질였다. 서인은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걸음을 뗐다.그러나 그때, 유진이 몸을 조금 더 밀착시키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사장님, 정말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갑작스러운 말에 서인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 유진의 숨결이 서인의 목을 스쳤고, 목소리는 부드럽고도 깊었다.그러나 서인은 단호하게 말했다.“안 좋아해.”유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그녀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래도 좋아요. 사장님이 나 말고 다른 사람도 안 좋아하면, 난 그걸로 괜찮아요.”유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인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은 어두웠고,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일렁이고 있었다.“그만 말해.”유진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인은 다시 묵묵히 걸었다.마침내 정상에 도착했을 때, 유진과 서인은 산 정상의 너른 바위 위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토니와 주설도 간신히 정상에 도착했다. 둘은 이미 땀범벅이었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반면, 서인과 유진은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 토니는 헉헉대며 엄지를 치켜세웠다.“서인 형, 진짜 대단해요!”주설은 다소 무안한 표정으로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산할 때는 토니와 주설이 더욱 느리게 걸었고, 결국 민박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다.토니의 부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75화

    “이거 소매 속에 숨기면 안 보일 거예요!”임유진은 서인의 손을 꽉 잡고, 손목에서 놓아주지 않았고, 끝까지 팔찌를 채우려 했다.이에 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무슨 소매 속에 숨긴다는 거야?’그러나 유진은 자기 말에 모순이 있다는 걸 전혀 깨닫지 못하고, 손목에 팔찌를 걸어주려고 했다.“움직이지 마요!”서인은 손을 빼내려 하는 순간, 앞에서 안토니가 그를 불렀다. 그렇게 서인이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 유진은 순식간에 서인의 손목에 팔찌를 걸었다. 그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선언했다. “절대 빼면 안 돼요. 안 그러면, 계속 떠벌릴 거예요. 내가 사장님 좋아한다고!”둘은 한적한 산길 위에 서 있었다. 햇볕이 부드럽게 내리쬐며, 유진의 맑은 눈동자에 반짝거리는 빛을 담았다. 그 말은 장난스러운 말투였지만, 그녀의 눈빛은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깊고 따뜻한 감정을 담은 채, 서인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서인의 가슴을 깊숙이 파고들어, 그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 차가운 금속 팔찌가 손목 위에 얹혀 있었다. 그러나 순간, 그것이 뜨겁게 달궈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마치 그 감정이 그의 맥박을 타고 흘러드는 것처럼.서인은 아무 말 없이 방향을 돌려 토니에게 향했다. 유진은 그 뒤를 따라 걸으며, 손안에 남은 하나의 팔찌를 꼭 쥐었다.산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길가에는 여러 노점이 늘어서 있었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기념품과 지역 특산물이 가득했다. 넷은 천천히 길을 걸으며, 이것저것 구경했다.그러나 한참 후, 길이 점점 가팔라지기 시작하자, 안주설과 토니는 숨을 헐떡이며 걸음을 늦추었다.“아 나 더 이상 못 걷겠어.”주설이 투정을 부리자, 토니는 다정하게 그녀를 업었다.“어릴 때부터 산길을 걸었으니까, 널 업고 정상까지 가는 것도 문제없어!”주설은 토니의 목에 팔을 두르며, 고개를 돌려 유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은근한 우월감이 스며들어 있었다.“우리, 원래 이래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74화

    유진은 서인이 돌아오는 것을 보자마자 환한 얼굴로 말했다.“사장님! 안토니가 우리를 산에 데려가 준대요!”토니도 서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마을 뒷산 경치가 꽤 괜찮아요. 오후에 특별한 일정도 없으니까, 산책하면서 둘러보는 게 어떨까요?”서인은 유진이 잔뜩 들뜬 모습을 보자, 별다른 거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렇게 토니의 안내에 따라 산길을 걸었다.약 10분 정도 걷자, 산으로 오르는 메인 길이 나왔다. 그곳에는 관광객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네 사람은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걸었다.안주설은 토니의 팔을 꼭 끼고 있었고, 그 모습은 꽤 다정해 보였다. 멀리 보이는 산은 웅장하게 솟아 있었고, 정상 부근에는 하얀 눈이 덮여 있었다.산허리에는 옅은 안개가 감돌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까운 곳에는 거대한 바위가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고, 울창한 숲이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신선한 공기가 폐 속까지 깊숙이 스며들며,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유진은 감탄하며 말했다.“와, 정말 아름답네요!”서인은 유진을 힐끗 보며 말했다.“원래 이런 거 안 좋아하지 않았어?”애초에 유진은 이번 주말에 회사 워크숍이 있었지만, 가지 않겠다고 했었다. 집에서 쉬는 게 더 좋다고 했던 사람이, 여기 와서는 이렇게 들뜬 표정을 짓고 있었다.유진은 고개를 갸웃하며 서인을 올려다보았다.“그걸 아직도 모르겠어요? 여행이 즐거운 건,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예요.”서인은 걸음을 멈추고 유진을 바라보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참, 까다롭네.”이에 유진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반박했다.“이게 왜 까다로운 거예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정인데!”그러나 서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다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유진은 잽싸게 그 뒤를 따라가며 물었다.“그럼 사장님은 나랑 같이 산에 오는 게 좋아요, 아니면 모르는 사람들이랑 노는 게 좋아요?”서인은 잠시 걸음을 늦추더니, 진지하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73화

    유진은 볼이 살짝 붉어진 채,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서인을 노려보았다.“설령 난초라 해도, 가장 흔한 종류잖아요! 어떻게 그게 100만원이나 해요? 역시 사장님, 돈이 많긴 많네요!”서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100만원, 네 월급에서 차감할 거니까.”그 말에 유진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한동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서인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가슴이 들썩일 정도로 웃었고, 눈가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원래라면, 유진은 자신이 바보 같아서 화가 났고, 서인이 계속 놀려서도 화가 났다. 그런데 이렇게 웃는 걸 보니, 그 모든 감정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나직이 말했다.“앞으로는 아무거나 함부로 건드리지 않을게요.”다시는 서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서인은 웃음을 거두고, 유진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사실 그녀가 잘못한 게 아니었다. 또한 서인은 유진을 성가신 존재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결국, 서인은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그건 그냥 잡초였어.”그것을 귀한 보물로 만든 건,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유진은, 이내 서서히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미소는 달콤하고, 보기 좋았다....점심때가 되자, 토니네 가족은 뒷마당에서 키운 닭을 요리하고, 지역 특산 음식을 만들어 서인과 유진을 대접했다. 소박한 가정식이었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이었다.유진은 원래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었지만, 전혀 까다롭게 굴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닭볶음과 깊은 맛이 우러난 닭국물을 맛보며 연신 감탄했다.“이거 정말 맛있어요! 닭고기가 너무 부드럽고, 국물도 진하고요!”윤석경은 놀라면서도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면 많이 먹어요. 또 떠줄 테니까!”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유진의 그릇에 음식을 더 담아 주었고, 유진도 서인을 향해 젓가락을 내밀며 말했다.“맛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72화

    서인은 안토니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눈 지 채 30분도 되지 않아, 밖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는 소리를 들었다.“윤석경 씨, 잠깐 나와 보세요! 이 사람이 당신네 집 손님 맞나요?”서인은 순간 미간을 좁히며, 무언가를 예감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밖으로 향했다. 토니의 부모도 급히 그를 따라 나갔다. 밖에는 오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단정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머리는 곱슬머리로 말려 있었다. 여자는 토니네 가족을 보자마자, 곧장 손가락으로 한쪽에 서 있는 유진을 가리켰다.“이 사람이 당신네 손님 맞아요?”유진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제발 소리치지 마세요! 제가 돈 드린다고 했잖아요!”유진은 당장이라도 땅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고, 서인은 다가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죠?”박민란은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말을 쏟아냈다.“이 여자랑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내 난초를 뽑아서 토끼 먹이로 줬어요! 내 난초가 얼마나 비싼 줄 알아요?”“조금만 늦었어도 다 뽑혀 나갔을 거예요!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에요? 이건 엄연한 도둑질이라고요!”유진은 머리를 싸매고 싶었고, 작은 목소리로 서인에게 변명했다.“난초인 줄 몰랐어요. 그냥 잡초인 줄 알았어요.”유진은 마치 잘못을 저지르고 부모님께 혼나는 아이처럼 위축되었다. 그러나 박민란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쏘아붙였다.“변명하지 마요! 어쨌든 내 난초를 뽑은 건 사실이잖아요!”그때, 윤석경이 나서서 말했다.“우리 집에도 난초가 있으니까, 그걸로 대신 보상해 줄게요. 어린애한테 그렇게 큰소리칠 필요까지야 있나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요.”하지만 박민란은 완강했다.“안 돼요! 당신네 집 난초랑 내 난초는 품종이 달라요! 그러니 난 절대 못 받아요!”윤석경도 화가 났다.“똑같은 난초잖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박민란이 계속해서 억지를 부렸다.“내 난초는 특별히 돈 들여 키운 거예요. 이미 손님이 예약한 거라고요! 근데 이제 어쩌란 말이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71화

    안토니는 이미 저들과 한 차례 몸싸움을 벌였는지, 얼굴에 상처가 있었다. 그는 부모님 앞을 가로막고 서서, 강제로 계약서에 서명시키려는 남자들과 격렬하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그때, 서인이 안으로 들어섰고,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란 눈으로 서인을 바라봤다. 서인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계약서를 집어 들었다.이윽고 한 손으로 그것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차갑게 말했다.“안토니네 가족은 이사하지 않으니까, 당장 꺼져요!”그때, 상대편의 우두머리 격인 남자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당신 누구야? 당신이 뭔데 결정해?”서인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지금부터 이 집안일은 내가 결정해.”임유진도 단호하게 나섰다.“당신들, 합법적인 철거 허가서라도 있어요? 없으면, 지금 이건 불법으로 민가에 침입한 거고, 타인의 재산을 침해하는 범죄예요! 신고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요!”남자는 싸늘한 눈빛으로 유진을 노려보았다.“신고? 해보시지, 이 계집애가!”남자는 말을 끝맺지 못했는데, 서인의 차가운 눈빛이 번뜩이며 그를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했고,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이내 남자는 수치심에 휩싸여 분노를 터뜨렸고 뒤에 있던 부하에게 눈짓을 보냈다. 곧, 우락부락한 남자가 앞으로 나서더니, 주먹을 쥐고 서인을 향해 돌진했다.그러나 서인은 간단하게 공격을 막았다. 팔을 낚아채어 비틀어버린 후, 가슴팍을 발로 걷어찼다.쿵! 남자는 그대로 공중으로 튕겨 올라 바닥에 내팽개쳐졌다.“으악!”놀란 안주설과 토니네 부모님이 급히 뒤로 물러섰다. 토니는 같이 싸우려 했지만, 서인이 손을 들어 막았다.“넌 신경 쓰지 마.”서인의 태도는 한결같이 차분했지만, 움직임은 날카롭고 거칠었다. 몇 초 만에 남은 두 명까지 모두 쓰러졌다.우두머리는 바닥에 널브러진 부하들을 보며, 서인이 보통 상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대로 정면으로 붙었다가는 자기들이 더 크게 당할 것이 뻔했다.그는 악에 받친 목소리로 소리쳤다.“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70화

    서인이 약속한 장소는 호텔 맞은편에 있는 찻집이었다. 두 사람이 몇 분을 기다리자, 상대가 도착했다.그는 삼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였고, 짙은 남색의 운동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멀리서 서인을 발견한 남자는 곧바로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걸어오면서 팔을 벌렸고, 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한 뒤, 어깨를 가볍게 맞댔다가 서로를 끌어안았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았다.“이렇게 오래 못 봤는데, 네가 갑자기 연락할 줄이야. 아직도 믿기지 않네!”남자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그는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얼굴에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이에 서인은 담담하게 웃었다.“정말 오랜만이긴 하죠.”“예전에 너희 작전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남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살아 있어서 다행이네.”서인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인은 남자를 데리고 자리로 돌아왔다.임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남자는 놀란 듯 서인을 쳐다보았다.“여자친구야?”서인은 짧게 답했다.“아니요. 그냥 같이 온 친구예요. 임유진.”그는 이어서 남자를 소개했다.“이한우라고 해요.”유진은 그를 한 번 보더니 따라 불렀다.“한우 씨!”한우는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인의 친구라면 나한테도 친구나 다름없죠. 편하게 있어요.”세 사람은 자리에 앉았고, 서인과 한우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유진은 조용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다실에서 나온 말차 케이크와 재스민 차를 즐겼다.서인은 흥성에서 기반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한우는 지역에 오래 정착한 사업가로, 여러 방면에 인맥이 있었다.서인은 안토니네 가족을 돕기 위해 한우를 찾아온 것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한우는 별다른 고민도 없이 흔쾌히 말했다.“리조트 호텔 사장은 모르지만, 철거 보상 담당자는 잘 알지. 같이 술도 마셨던 사이라, 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9화

    서인이 자신을 바라보자, 임유진은 재빨리 침대 옆 협탁에서 안대를 꺼내 들었다. 자신이 눈을 가릴 거라는 뜻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이미 씻었어.”서인은 무심하게 말한 뒤, 고개를 돌려 물었다.“불 꺼도 돼?”방 안에는 서인의 쪽에만 벽 등이 켜져 있었다. 이에 반쯤 몸을 돌린 채 유진을 바라자, 유진도 마찬가지로 그를 바라봤다. 둘의 시선이 교차하는 순간, 공간이 멈춘 듯한 정적이 흘렀다.그저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고작 오초였지만, 묘하게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유진의 눈빛은 마치 깊고 맑은 호수 같았다. 그 안에 잔잔한 물결이 퍼지는 듯했다.어둠 속에서도 유진의 눈빛이 한층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헐렁한 티셔츠의 목 부분이 흘러내려, 가느다란 어깨가 반쯤 드러났다. 유진의 피부는 눈이 부시게 하얗고 매끄러웠다. 마치 만지기라도 하면 부서질 듯한 촉감이 느껴질 것 같았다. 그러나 곧, 방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그 짧은 순간에 묘한 분위기도 함께 사라졌다. 유진은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유진은 서인의 침대 너머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야외 수영장의 물이 조명이 반사되어 은은하게 출렁이고 있었다. 마치 유진의 들뜬 마음처럼,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였다. 그러나 곧, 자동으로 커튼이 내려졌다.그 작은 물결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서인이 일부러 그런 것임을 알고, 유진은 살짝 토라진 얼굴로 침대에 누웠다. 이윽고 이불을 단정하게 덮고 눈을 감았다.서인도 조용히 눈을 감았으나 방 안에는 은은한 향이 맴돌고 있었다. 샤워를 마친 유진의 상쾌한 바디워시 향이 공기 속에 가볍게 떠돌았다. 희미하지만, 너무도 선명하게 느껴졌다. 마치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가슴 깊이 스며드는 듯했다.다음 날 아침, 서인은 눈을 뜨자마자 머리가 멍해졌다. 그러나 곧 모든 감각이 선명해지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게 뭐지?’유진은 원래 잘 때 얌전한 모습이었으나 자고 나면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녀의 이불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침대 위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8화

    유진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방으로 돌아가 휴대폰을 챙겼다. 왜냐하면 유진이 가져온 것은 오직 휴대전화뿐이었다. 두 사람은 조용히 계단을 내려갔다. 어둑한 복도에서, 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서인의 손을 잡았다.그리고 이번에는 서인이 그녀를 밀어내지 않았다. 유진은 조금씩 용기를 내어 손가락을 더 깊이 엮었고, 결국 그의 손 전체를 단단히 쥐었다.서인의 손은 크고 뼈마디가 굵었으며, 손바닥에는 거칠지만 단단한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그러나 유진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촉감이 이상하게도 더 마음에 들었다.깊은 밤, 조용한 복도에서, 유진은 자기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쿵, 쿵. 긴장과 부끄러움, 그리고 묘한 설렘이 섞여 있었다.민박집을 떠난 뒤, 서인은 차를 몰아 유진과 함께 산을 내려가 도시로 향했다. 그는 자기 외투를 벗어 유진의 어깨 위에 걸쳤다. 어둠 속에서 서인의 날렵한 얼굴선이 더욱 차갑고 도도해 보였다.“잠깐 눈 붙여. 도착하면 깨울게.”하지만 깊은 밤 도로를 달리는 이 순간이, 유진에게는 너무나도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유진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반짝이며 전방을 바라보며 서인과 대화를 나눴다.“그 쥐덫, 아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쥐는 계속 나올 거라고요.”그곳의 쥐들은 너무 대담했다. 사람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창가에 올라와 그녀와 눈을 마주치기까지 했다.서인은 물었다.“그러면 왜 날 안 불렀어?”유진은 서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입을 막고 있었거든요!”유진은 서인이 피곤할까 봐 일부러 참고 있었다. 하루 종일 운전했으니, 이미 녹초가 됐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침대 속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냥 밤새도록 그렇게 버틸 생각이었다가 그 소리를 들었다. 바로 맞은편 방에서 들려오는 민망한 소리.그 순간, 유진은 차라리 쥐랑 함께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 그때, 서인이 문을 두드렸다. 그 순간이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유진은 본능적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