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서는 소희를 보고 얇은 담요로 몸을 가렸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소희를 바라보았다.“임구택을 찾으러 왔나요?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요.”임유민의 눈에 분노가 번졌다. “삼촌 어디 계세요?”“전화 받고 옆 서재로 갔어요.” 운서가 대답하자 유민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주먹을 꽉 쥐었다.“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 운서는 기분 나쁜 표정으로 대답했다. “임유민, 예전엔 나한테 이렇게 대하지 않았잖아!”“당신이 삼촌을 유혹한 거야, 맞지?” 유민이 차갑게 말하자 운서는 비웃으며 대답했다. “그 사람한테 직접 물어봐!”운서가 말을 마치자, 거실에서 걸어 들어오는 구택을 보았다. “봐, 왔네!”소희는 뒤를 돌아보자 구택과 눈이 마주쳤는데 구택이 놀라 하자 소희의 마음이 무너졌고 유민은 분노에 차 구택을 노려보았다. “삼촌,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구택은 잠시 당황하며 침대 위의 고운서를 바라보았다. “넌 왜 여기 있는 거야?”“다행히 안 갔네.”소희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밖으로 나가려 하자 구택은 당황하여 소희의 손목을 붙잡았다.“소희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내 손 놔!”소희가 차갑게 말하고는 손목을 돌려 그의 손에서 벗어나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구택은 큰 보폭으로 그녀를 따라가자 소희는 갑자기 멈춰 서더니 눈가가 빨개진 채로 말했다.“나 따라오지 마.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난 하나도 듣고 싶지 않으니까!”구택의 눈엔 당황한 기색으로 가득 찼다.“소희야, 네가 지금 오해를 하고 있어!”“나 좀 진정하게 내버려 둬!”소희는 마음이 굉장히 복잡한 상태로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가자 구택은 주저 없이 소희를 따라나섰고 유민은 문에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민에 잠겼다.진수미는 운서의 옷을 빨아 건조한 뒤 가져왔는데 문 앞에 서있는 유민을 보고 놀랐다. “작은 도련님, 언제 오셨어요?”유민의 표정은 차가웠고 화가 나서 말했다. “운서 옷을 왜 빨아주는 겁니까? 당신은
소희가 임구택의 손을 피했다. 평소와 다르게 아무런 광채가 없는 소희의 두 눈동자는 곧 하늘을 뒤덮을 저녁 빛 마냥 암담했다.“나 혼자 있고 싶어.”“구은서는 주시후의 일 때문에 날 찾아온 거야. 그러다 흥분되어 칼로 손목을 그은 거고, 난 단지 가정 이모보고 상처를 치료해주라고 했을 뿐이야.”구택이 어두워진 눈빛으로 정색해서 해명했다.그러자 소희가 물었다.“그럼 왜 당신 침대에 있는 건데?”“나도 몰라. 나 줄곧 옆방 서재에 있었어.”소희가 듣더니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이에 구택은 마음이 무거워져 다시 말을 이어갔다.“당신이 지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말해줘, 이러지 말고.”하지만 소희는 임구택을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아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당신 설마 날 못 믿는 거야? 우리 서로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아직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내가 다른 여인이랑 이상한 짓을 할 리가 없잖아.”계속되는 구택의 해명에 소희가 이마살을 찌푸린 채 애원했다.“나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러는데, 혼자 조용하게 있게 해주면 안 돼?”“안 돼.”구택이 소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하고 싶은 말이거나, 아니면 의심이 가는 점이 있으면 다 말해, 내가 설명해 줄 수 있어.”“모르겠어, 그냥 혼자 있고 싶어.”“아니, 이럴 때일수록 당신 혼자 있게 할 수는 없어.”소희의 두 눈에 순간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났다.“구택 씨, 우리 사이에 줄곧 문제가 있었어, 안 그래?”구택이 잠깐 멍해 있더니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데?”소희가 손가락을 긴 머리 사이에 끼워 넣고 짜증이 묻은 눈빛으로 흩어진 머리를 뒤로 빗어 넘겼다. 마음속은 헝클어져 버린 실 뭉치처럼 복잡하여 어떻게 정리할 수가 없었다.“말해 봐, 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데?”구택이 칠흑같이 어두운 눈동자로 소희를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이에 소희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입을
마음이 아픈 건 소희도 마찬가지였다.“미안해, 내가 잘못한 거 같아.”“아니, 난 동의하지 않아.”구택이 어두워진 얼굴색으로 말했다.“당신이 뭘 하든 상관없어, 단 헤어지는 건 절대 안 돼. 오늘의 일은 나의 잘못도 있어, 그러나 난 절대 당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지 않았어. 당신이 언짢아하든, 나와 대화하는 걸 거부하든, 화를 내든 다 괜찮아, 헤어지는 것만 제외하고. 내가 전에 말했듯이 난 절대 당신을 놓아주지 않아. 내가 죽기전까지 당신은 영원히 내 곁을 떠날 수 없다고.”순간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든 소희는 두 팔 사이에 얼굴을 묻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구택 씨, 서로를 괴롭히는 감정은 오래가지 못해.”‘예전에 용병 생활을 하고 있을 때, 팀원사이의 감정에 금이 가기만 하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목숨을 잃게 되기에 반드시 바로 팀을 해산해야 하는 것처럼.’‘두 사람 사이의 감정도 똑같은 거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료와 마찬가지로 서로의 목숨을 상대방의 손에 맡기는 거나 다름이 없는 거니까, 아무리 작은 장벽이나 금도 용납해서는 안 돼.’“소희야, 서로에 대한 믿음은 키워 나갈 수 있는 거야. 우리에겐 다시 믿음의 벽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 많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아줘.”구택이 소희를 안으려고 손을 내밀었다.하지만 구택의 손이 소희의 어깨에 닿자마자 소희가 무의식 중에 몸을 피했다.순간 구택은 찬물에 맞은 것 마냥 손끝마저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구택 씨, 나 좀 혼자 있게 해줘. 나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구택이 천천히 손을 거두고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우고 조롱하듯 웃음을 드러냈다.“나보고 어디로 가라고?”“그럼 내가 나갈까?”되묻는 소희의 목소리는 덤덤했다.순간 구택의 눈동자가 세게 한번 떨리더니 곧바로 빛을 잃게 되었다. 온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소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구택은 마음이 아파 숨을 쉴 수가 없었다.그러다 천천히 일어나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도 무서워서 그러는 거잖아요.]임구택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너도 나와 소희 사이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면 되잖아요. 연애라는 게 뭐가 더 있겠어요?]구택이 듣더니 낮은 소리로 웃었다.[걱정하지 마, 소희가 꼭 네 둘째 숙모로 될 거니까.][꼭 소희 쌤을 잘 달래야 해요! 그리고 그 구은서라는 여인이랑은 더 이상 연락하지 말고요.]“응.”통화를 끊고 구택은 창밖의 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칠흑 같은 두 눈동자는 살얼음이 떠 있는 것 마냥 차가웠다.……청아 집에서 돌아온 뒤, 소희는 서재에서 디자인 원고만 새벽 1시까지 그렸다.그러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은서가 구택의 침대에 누워있던 모습이 끊임없이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어 전혀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은 절대 할 리가 없다는 걸 소희도 잘 알고 있었지만 마음속이 갑갑한 건 여전했다.그렇게 한참 뒤척이다 서너 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고, 날이 밝자마자 소희는 곧 다시 깨어났다.평소 이맘때 구택의 집에서 자던 소희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더라면 구택은 분명 소희의 곁으로 다가와 소희를 한참 ‘괴롭’히다 같이 조깅하러 갔을 것이다.그러나 오늘은 오지 않았다.유난히 정신이 흐리멍덩한 소희는 두 시간을 더 자다 8시가 되어서야 다시 일어났다. 그러고는 간단히 씻고 침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그런데 마침 구택이 집 문을 열고 들어와 손에 든 아침밥을 식탁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러다 기척에 고개를 들었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한 눈동자로 봐서는 온 밤 제대로 자지 못한 듯했다.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친 순간, 소희는 바로 시선을 돌리고 침실 입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아침 먹고 나가.”그 모습에 구택이 아침밥을 식탁에 꺼내 놓고 따뜻한 우유도 컵에 따라 놓은 후, 한마디만 남기고는 다시 집을 나섰다.식탁 앞에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보고 있으니 소희는 목이 메어 아무런 입맛도 없었다.
당연히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 지훈은 소동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로 승낙했다.그러나 30분 뒤 다시 소동에게 연락한 지훈의 목소리는 많이 주눅들어 있었고, 먼저 화를 내며 말했다.[감독이 정말 제작팀에서 제명되고 싶은가 보네. 재봉사 따위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절대 못 바꾼다고 그러는 건지. 누구와 합작하는 거에 관해서는 감독만 오케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내막을 알고 있었던 소동이 듣더니 입을 삐죽거리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지훈 씨가 말했는데도 소용이 없었어요?”지훈이 난감해하며 대답했다.[아무래도 우리 그룹이 제일 큰 스폰서는 아니니까. 게다가 프로그램이 잘 되면서 감독의 태도도 많이 강경해졌더라고. 그래서 그 일은 많이 힘들 것 같아.]사실 지훈에게도 자신만의 사심이 있었다. 이번에 프로그램이 잘 되면서 그들 그룹도 적지 않은 효익을 보게 되었는데, 만약 정말로 소동의 일 때문에 프로그램과 틀어지게 되면 스폰서가 끊일 리 없는 프로그램과는 달리 지씨 그룹이 엄청 큰 손해를 볼 게 분명했다.그래서 지훈이 웃으며 소동을 위로했다.[소동아, 너의 실력이 그렇게 뛰어났는데, 누구와 합작을 하게 되든 반드시 1등을 따낼 수 있을 거야.]소동은 지훈을 아무리 핍박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화를 내며 대답했다.“관둬요. 나 먼저 일하러 가볼 게요.”그러다 스튜디오로 다시 돌아오니 단희가 즉시 일어나 물었다.“지훈 씨가 뭐래?”소동의 표정이 그다지 보기 좋지 않았다.“지훈 씨가 감독님에게 압박을 가했지만 감독님은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어요.”단희가 듣더니 의기소침하여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다 눈알을 돌리며 한참 생각하더니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 구은서에게 연락을 했다.“은서 언니, 지금 촬영하고 있는 거예요? 바빠요?”[왜 그래, 단희야. 무슨 일 있어?]“네, 언니의 도움이 필요해요.”단희는 제작팀이 디자이너와 재봉사를 한 팀으로 묶은 일에 대해 은서에게 말해주었다. 물론 구씨 가문이 소희의 권유 하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과정
소동은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훈이 감독을 위협해도 소용이 없었는데 안단희가 찾은 인맥이 전화 한 통으로 모든 일을 해결했으니.물론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건 소유와 소시연이다.시연은 놀랍고도 노여워서 물었다.“왜죠? 처음에 저희가 뽑은 사람이 바로 구성혁 님이었어요. 그분도 제가 온갖 방법을 다 하여 설득한 건데, 왜 갑자기 팀원을 바꾸시겠다는 건데요?”소유도 덩달아 말했다.“저희는 팀원을 바꾸지 않겠습니다. 감독님, 이건 너무 불공평합니다!”하지만 감독의 태도도 의외로 강경했다.“이건 제작팀에서 내린 결정이야, 바꾸고 싶지 않아도 바꿔야 해. 전반 프로그램의 성공을 중점으로 생각 해야지. 지금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으니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마.”시연은 화가 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전반 프로그램의 성공이 뭔데요? 저희가 프로그램이 잘 되는 걸 막았나요? 애초에 제 친구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구성혁 님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겠다고 하지도 않았어요! 아무리 어느 한 사람을 편애한다고 해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이때 소동이 옆에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구씨 쪽 재봉사는 제작팀이 모셔온 거고, 감독님의 심혈이야. 어떻게 네 공이 된 거지? 제작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너 혼자서 그분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워낙 성질이 더럽기로 유명했던 시연은 소동의 말에 바로 손에 든 물병을 들어 물을 소동의 얼굴에 끼얹고 달려들어 소동을 때리려 했다.물을 맞은 소동은 뒷걸음질을 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연을 노려보았다.스태프들이 보더니 바삐 달려들어 시연을 말렸다.소유도 덩달아 달려가 시연을 말리는 척하면서 기회를 틈타 소동을 걷어찼다.이에 지고 싶지 않았는지 단희도 달려들어 소유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나머지 한 명의 스타는 말리기는커녕 멀리 서서 웃으며 싸움을 구경하기만 했다, 어차피 어떻게 바꾸든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니.장면이 점점 통제할 수 없게 되자 감독은 순간 대본을 책상 위로 세게 던
하지만 소유가 소시연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시연 씨가 지금 그만두겠다고 하면 우리에겐 더는 카메라 앞에 설 기회가 없어. 심지어 감독님과 방송국의 미움을 살 수도 있고.”시연이 듣더니 화를 내며 물었다.“그럼 타협하고 계속 이렇게 업신여김을 당하겠다고요?”이미 많이 냉정해진 소유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연예계는 원래 이런 거야. 나 데뷔 초에 당했던 억울함이 이것보다 더 심하고, 더 많아. 그래도 참아야 하는 거잖아. 연예계에서는 잘 나가는 사람이 많은 자원을 가질 수 있어, 이게 바로 감독님이 말한 게임의 규칙인 거고.”시연이 목이 메어 말했다.“하지만 저 이대로 관두지 못하겠어요.”“그만해.”소유가 어쩔 수가 없다는 듯 머리를 저었다.“제작팀이 단희 씨의 명성 때문에 그러는 거라 해도 좋고, 누군가가 뒤에서 조작했다 해도 좋아, 어차피 우린 그들을 이길 수 없어. 시연 씨는 집에 돈도 많고, 또 북극의 디자이너 조수라 하지만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거 아니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어도 참가할 수가 없는데.”시연은 순간 자신이 소희에게 했던 약속들이 생각나 더 괴롭고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그래, 내가 이대로 제작팀을 떠난다면 정말 소희 언니의 얼굴에 먹칠하는 거고, 북극 작업실의 체면을 짓밟아 버리는 거야.’……소희가 오후에 곧 일을 시작하려 하는데 마침 구성혁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심지어 성혁의 목소리는 엄청 무거웠다.[소희야, 나와 합작하는 사람이 바뀌었던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소희가 듣더니 순간 멍해졌다.“사람이 바뀌다니요? 누구로 바뀌었는데요?”[다른 팀으로 바뀌었고, 이름은 잘 모르겠어. 아무튼 전에 그 아이는 아니야. 말로는 프로그램 측의 결정이라고 그러던데, 뭔가 이상해. 그래서 너한테 연락해서 물어보는 거야.]소희가 차가워진 눈동자로 덤덤하게 말했다.“잠사만 기다려주세요, 선생님. 제가 바로 시연이에게 물어보겠습니다.”[그래, 한번 연락해 봐. 난 네 체면을 봐서 프로그램
소시연이 대답했다.“소희 언니에게 방법이 있을 거예요.”소유는 그러는 시연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크게 실망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아 다시 입을 열었다.“소희 씨는 기껏해야 녹화 거부로 제작진을 위협하라고 구 선생님을 설득할 거야. 하지만 단희의 배후에 있는 분은 함부로 건드려서 안 되는 존재야.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은 구씨 수선집이 가져다주는 이슈를 포기하더라도 단희 배후에 있는 그분의 심기를 건들려 하지 않을 거라고.”‘만약 구 선생님이 끝까지 소동과 합작하는 걸 거부하게 되면 제작진 측은 틀림없이 구 선생님께서 출연 거부를 한 방향으로 동영상을 편집하고, 재봉사를 따로 찾아 시연이와 합작하게 할 건데.’‘어차피 단희의 목적은 우리의 인기를 짓눌러 버리는 거고, 결국엔 그 여인이 이기게 될 거야.’‘반대로 나와 시연이는 제대로 제작진의 미움을 사게 될 거고.’그래서 소희까지 불러와 성혁과 함께 제작진에 맞서려는 시연의 행위에 대해 소유는 반대 의견을 내놓은 거였다, 제작진의 미움을 샀다간 그들은 앞으로 예능에 더 출연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을 터니까.하지만 시연은 결국 소희를 찾아왔고, 이에 소유는 어쩔 수 없이 어떻게 감독과 이 일을 해석해야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을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적어도 난 제작진과 대항할 의향이 없었다는 걸 증명해야 해.’……소희는 도착하자마자 먼저 성혁이네 댁으로 향했다.아직 소희를 보지 못한 성혁은 계속 소동과의 합작을 거부하고 있었다. 이에 제작진 측에서는 사람을 파견하여 많은 조건을 제기하면서까지 성혁을 설득하게 했다. 심지어 제작진 측에서는 구씨 수선집에 대한 선전에 힘을 쓰겠다고, 출연료도 백만 단위로 올려주겠다고 승낙했다.그러나 성혁은 그들이 준 조건에 아무런 흥미도 없었다. 단 소희를 만나겠다고, 소희가 합작하라고 한 사람과만 합작하겠다고 명확한 태도를 보였다.그래서 감독이 한창 조급해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는데 마침 한 스태프가 달려와 말했다.“구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