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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시원의 눈빛을 떠올린 것도 한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청아는 정신을 차리고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잊으려고 애를 썼다.

‘지금이 딱 좋아. 내가 원했던 거잖아.’

‘그래! 더는 신경 쓰지 말자!’

청아는 입가에 느긋한 미소를 지었지만, 두 눈에는 여전히 복잡한 감정이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입가의 미소마저도 곧 사라지고 말았다.

금요일 오후에 시원과 최결은 한창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는데, 민율이 갑자기 시원을 찾아왔다.

그녀는 짧은 머리를 자르고 옷 스타일도 바꾸었는데 여전히 아름답기 그지없다.

넓은 긴 치마에 짙은 남색 스카프를 두른 그녀의 모습은 요조숙녀가 따로 없었다.

민율은 핸드백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청아에게 말했다.

“대표님 입맛대로 커피 한 잔만 부탁해요.”

“네.”

청아는 웃으며 커피 한 잔을 따라 탁자 위에 놓았다.

민율은 핸드백에서 모 브랜드의 립스틱을 꺼내서 청아에게 건네주었다.

“지난번에 제가 청아 씨한테 선물을 드리지 못했어요. 자, 이 립스틱 선물로 받으세요.”

케이스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립스틱은 불빛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한눈에 봐도 가치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청아는 단번에 거절했다.

“고맙습니다만 마음만 받을게요.”

그러자 민율은 눈썹을 들썩이며 되물었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CL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디자인인데, 프리미엄 제품이라 사고 싶어도 사기 힘든 제품이에요.”

“필요 없습니다.”

청아의 태도는 더없이 단호했다.

“그래요 그럼.”

민율은 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맑고 솔직한 청아의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립스틱을 탁자 위에 놓고 고개를 들어 다정하게 웃으며 청아에게 말했다.

“요즘 대표님 찾으러 온 여자는 있었어요? 아니면 대표님이 대신 선물을 사 달고 시킨 적은 없었나요?”

청아는 사실대로 말했다.

“아니요. 없었습니다.”

그러자 민율의 두 눈에는 기쁨이 드러났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앞으로 대표님 찾으러 오는 여자분이 있으면 저한테 좀 알려주실래요? 이건 제 명함이에요. 우리 서로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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