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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청아는 침을 한번 삼키고 고개를 숙여 장시원이 풍기고 있는 압박감을 애써 무시하며 입을 열었다.

“들었어요. 저 오늘 저녁에 일이 있어 안 될 것 같아요. 미안해요.”

[그럼 내일은요? 내일은 쉬는 날이죠?]

“내일에도 일이 있어요.”

청아가 자신을 거절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하온은 멋쩍게 한번 웃고는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그럼 청아 씨 이제 시간이 될 때 만나요.]

“하 선생님, 저 하 선생님에게 적합한 짝이 아니에요, 연애할 생각도 없고요. 그러니까 더 이상 저한테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

하온의 포기할 줄 모르는 태도에 청아가 눈썹을 한번 찌푸리고는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했다.

이에 하온이 잠시 멍해져 있다가 한참 후에야 다시 웃으며 말했다.

[너무 일찍 그렇게 단정 짓지 마요. 만약 어느 날 청아 씨가 갑자기 연애하고 싶어지고, 마침 내가 또 청아 씨를 쫓고 있으면, 그건 하늘이 내려준 인연이 아닌가요?]

정수리를 찌르고 있는 장시원의 눈빛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눈치챈 청아는 난감한 표정을 드러내며 다시 하온을 거절하려는데 휴대폰 맞은편의 하온이 청아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어서 출근해요, 다른 건 이제 만나서 다시 얘기하고. 끊을 게요.]

그렇게 청아가 거절하기도 전에 하온은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고, 꺼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청아는 순간 마음속이 착잡해졌다.

그런데 이때, 장시원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청아의 턱을 잡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농락의 뜻이 섞여 있던 그의 눈빛은 어느새 얼음판 마냥 차가워져 있었다.

“전에 그렇게 그 사람이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맹세하더니, 지금 뭐하는 거지?”

허홍연이 퇴원하던 날 장시원은 이미 둘 사이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눈치챘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쪽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요.”

“상관이 없다?”

청아의 고집스러운 눈빛에 장시원은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농담을 들은 사람 마냥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차갑게 청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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