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 잠들었다. 달빛은 소리 없이 흐르며 하룻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하늘이 금방 밝았을 때 구택은 갑자기 놀라며 잠에서 깨여났다. 눈을 뜨자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이 작은방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하였다.그가 여기서 하룻밤을 지냈다!방안의 햇빛은 희미했고 소희는 여전히 잠을 깊이 자고 있었다. 구택은 그녀의 얼굴을 잠시 보고는 천천히 일어나 소리 없이 떠났다.날이 완전히 밝을 때까지 잔 소희는 무엇이 생각났는지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남자가 누워 있던 곳은 텅 비어 있었다.그는 역시 떠났다.소희는 담담하게 눈을 돌려 밖의 태양을 바라보며 기지개를 쭉 켰다.눈 깜짝할 사이에 또 일주일이 지나갔다. 지금 시간은 이미 6월에 들어섰다. 수업 시간에 하나는 그녀에게 미술관의 그림 전시회가 곧 열린다고 투덜댔다. 그러나 표는 어찌나 구하기 어려운지 하나는 암표 장수까지 찾았지만 표를 사지 못했다.소희는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지만 하나는 그저 소희가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마음에 두지 않았다.토요일에 임 씨네 별장에서 떠날 때 소희는 도 씨 어르신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잔뜩 화가 났다."못된 계집애, 내가 너를 찾지 않으면 너도 나란 사부님이 있다는 것을 잊었겠지?"소희는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사부님, 보고 싶었어요."이 말을 들은 어르신은 즉시 분노가 가라앉았지만 그는 일부러 코웃음을 쳤다."흥, 보고 싶다는 사람이 왜 나한테 전화도 안 하고 날 보러 오지도 않는 게야? 진석은 나를 보러 매주 오는데, 넌 그보다 더 바쁜 거야?"소희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제가 잘못했어요. 오늘 오후에 사부님 보러 갈게요. 사부님이 제일 좋아하는 계화떡 사서요.""오후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 지금 바로 와. 와서 같이 밥 먹자." 어르신은 다짜고짜 말했다.소희는 시원스럽게 대답했다."알았어요, 하지만 저는 강성대에서 출발해야 하니까 적어도 한 시간은 걸릴 거 같아요. 배고프시면 먼저 식사해요.""잔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한 달 전에 나왔어요."진석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나쁘진 않네요. 계속 외딴 산속에서 지내면 성격도 괴팍해지는 법이죠."소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부인을 않았다.두 사람은 또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때 진석이 물었다."사부님이 왜 불렀는지 알아요?""무슨 일 생겼어요?" 소희가 물었다.진석이 대답했다."내일 미술관 국풍 전시회가 정식으로 열리잖아요. 이번에 전시회 책임자가 사부님을 초청하여 마지막으로 전시회장을 좀 체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사부님이 아가씨를 데리고 가려는 거예요."이유를 알자 소희는 눈썹을 찌푸렸다."오랫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아서 오늘 틀림없이 사부님께 혼날걸요."진석은 웃었다. 그의 얼굴은 준수했다."그래서, 내가 같이 가주는 거예요."소희는 한숨을 돌리고 활짝 웃었다."고마워요."한 시간 후, 차는 작은 서양식 건물 밖에 세워졌다. 진석과 소희 두 사람은 나란히 안으로 들어갔다. 정원에 들어서자 안에서 어르신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자갱에 설탕 좀 많이 넣고. 그 계집애는 단것을 좋아해서 설탕 적게 넣으면 절대 안 먹어."진석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사부님은 그래도 아가씨를 가장 아낀다고요."소희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녀는 청석판을 밟으며 계수나무 사이의 오솔길을 가로질러 외쳤다."사부님, 저 왔어요!"눈 깜짝할 사이에 한 노인이 입구에 나타났다. 짙은 남색의 비단 상의를 입고 백발이지만 젊고 정정한 노인은 소희를 보며 처음에는 웃었지만 즉시 표정을 굳힌 채 차갑게 말했다."난 또 네가 우리 집 대문이 어디 있는지 잊어버린 줄 알았다!"소희는 정색하며 말했다."그래서 일부러 선배더러 데려다주라고 했어요."도 씨 어르신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다시 한번 말해봐."소희는 피식 웃었다.진석의 냉엄한 얼굴에도 웃음이 나타났다.소희는 어르신의 팔을 잡고 방에 들어갔다. 하인은 이미 음식을 다 만들었기에 소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즉시
강 씨 어르신은 별로 흥미가 없어서 꽃을 얼핏 보고는 갑자기 두 눈을 부릅뜨며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우리 소희잖아?"담 씨 어르신은 일부러 모르는 척 대답했다."꽃을 보라니까 왜 사람을 보고 그래?"강 씨 어르신은 몸을 곧게 펴고 앉았다."저거 우리 소희 맞지?"도 씨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오늘 나 보러 왔는데 글쎄 또 내가 좋아하는 음식 한가득 사 왔지 뭐야. 내가 무슨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렇게 많은 떡을 사줘서 뭐 하려는 건지 원."강 씨 어르신은 화가 난 나머지 수염마저 꼿꼿하게 섰다."이 나쁜 영감탱이. 너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우리 소희 불러와 봐. 내가 한 번 물어봐야겠어, 할아버지가 좋은지 아니면 사부님이 좋은지."이렇게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으면서 그 못된 영감을 보러 가다니!도 씨 어르신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강 씨, 이 말 하면 너무 속상하지. 너와 내 사이에 굳이 이런 걸로 따져야겠나? 우리 소희는 당연히 사부님이 더 좋지!"말이 끝나자 도 씨 어르신은 카메라오 자신을 찍으며 헤헤 웃고는 영상통화를 끊었다.핸드폰을 내려놓자 그는 기분이 매우 좋아서 큰 소리로 외쳤다."소희야, 바깥은 너무 더우니까 우리 방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크림 아이스크림 만들라고 했어."소희는 꽃밭에 서서 인차 고개를 돌렸다."곧 가요!"방안으로 들어오자 소희는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강 씨 어르신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며 소희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핸드폰은 갑자기 도 씨 어르신한테 빼앗겼다."너 이 사람은 젊었을 때부터 속이 좁아서 원. 우리 소희가 나 보러 왔다고 굳이 전화까지 해서 그녀를 훈계해야 하겠나? 능력 있으면 너도 강성으로 이사 와. 그럼 나도 우리 소희보고 매일 너 보러 가라고 할 테니까."소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이 늙은 영감탱이가 아주 못됐어!" 강 씨 어르신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우리 소희가 날 보러
소희는 가볍게 웃었다."작가의 이름은 정말 재밌군요."옆의 한 사람은 여정을 한 번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아직 학생입니다. 아주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죠. 나는 이 그림을 보자마자 놀랐거든요. 내가 20대에 이런 실력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소희는 웃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독특한 풍격을 가지고 있군요. 참신한 각도에서 출발하여 우수한 기교로 그린 구도가 아주 포만한 좋은 그림이네요."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여정은 더욱 자랑스럽게 웃었다."하지만……"소희는 갑자기 말을 돌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풍운이 좀 부족하네요. 특히 이 그림 옆에 바로 여정 선생님의 그림이 있었으니 두 그림은 풍운, 경지 면에서의 차이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이치대로 말하면 이런 그림은 전혀 그림 전시회에 나타나서는 안 될 그림이에요."모든 사람들은 그만 멍해졌다. 어떤 사람은 은근히 고개를 끄덕였고 어떤 사람은 소희의 말이 너무 예리하고 직설적이라고 생각했으며 어떤 사람은 여정의 안색을 몰래 살펴보았다.많은 사람들 중 누가 한마디 외쳤다."이건 여정 선생님 학생의 그림이죠?"어르신은 놀란 표정으로 여정을 쳐다보았다."사실인가?"여정은 잠시 표정이 복잡해지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예, 전에 말씀드린 소연이라는 학생입니다. 그림 그리는 데 꽤 천부적인 재능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그림입니다."소희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해요!"여정은 다급하게 대답했다."아닙니다, 소연도 확실히 많이 부족합니다."어르신은 진석에게 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하니?"진석은 소희를 한 번 보고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제 생각도 그래요."책임자는 난감한 표정으로 여정을 바라보았다. 여정도 전혀 싫다 하지 않고 바로 입을 열었다."소연의 이 그림을 그냥 빼죠."그가 이렇게 말했으니 책임자도 더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직원을 불러 소연의 그림을 뺐다.
진석은 그녀가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남자친구 생긴 거예요?"소희는 입술을 오므리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어디서 뭐 하는 사람이죠?" 진석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소희는 표정이 굳은 채 멋쩍게 말했다."강성 사람이에요. 우리도 최근에 사귄 사이라 관계가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진석은 안색이 가라앉았다."관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를 집으로 들여보내시는 거예요? 설마 청원에서 나온 것도 이 사람 때문인가요?"소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맞아요."진석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엄숙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원래 성 씨 가족이 아가씨 곁에 있어서 나도 아가씨의 생활에 대해 줄곧 관여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아가씨는 어떻게 남자친구가 생겼는데도 나한테 한마디도 안 하는 거예요!"그는 소희와 임가의 혼약이 곧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소희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도 그는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몇 년 전에야 강성에 와서 정상적인 생활을 했으니 인정사정에 대해 도통 몰랐기에 그는 그녀가 다른 사람한테 속을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소희는 스스로 꿀려서 인차 목소리를 낮췄다."선배, 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요."진석은 안색이 어두웠다."내가 좀 만나봐도 될까요?"소희는 인차 말했다."우리 관계가 좀 확정되면 그때 내가 그를 데리고 선배 만나러 갈게요."진석은 그녀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그럼 자신을 잘 보호해야 돼요.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거나 성연희 씨에게 물어보고요."소희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안심해요!""그럼 나도 이만 가볼게요. 얼른 들어가요!" 진석이 말했다."선배 잘 가요!" 소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돌아갈 때 운전 조심하고요.""알았어요!"소희는 건물 안 1층 로비에 들어가서야 긴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진석을 속이고 싶지 않았지만 진석
소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한 박스에 얼마나 들어있는 거죠?"남자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한 50 박스 정도요."소희의 표정은 경악으로부터 어색함으로 변했다."그럼 구택 씨 어떻게 카운터까지 가서 계산했어요?"캐셔는 마치 변태를 보는 것처럼 그를 보지 않았을까?구택은 이마를 찌푸렸다."카운터요?"소희는 숨을 들이마셨다."바로 마트에서 물건을 산 다음 돈을 내는 곳이요."구택은 눈살을 더 심하게 찌푸렸다."마트 매니저가 박스를 내 차로 옮겨주고는 내가 직접 그한테 돈을 줬는데요.""……""왜요?" 남자가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소희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마트 매니저는 기껏해야 구택이 도매를 하는 사람인 줄 알겠지?마트에 가서 그렇게 많이 샀으니 매니저가 직접 차에 옮겨줬을 것이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말했다."앞으로 그 마트에 가지 마요!""왜요?" 남자가 물었다.소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매니저가 구택 씨 찾아서 도매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할까 봐 걱정돼서요!"구택은 그녀를 보며 갑자기 웃었다.소희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었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는 물결처럼 반짝이며 아리땁고 부드러웠다.구택은 가슴이 설레며 그녀의 턱을 쥐고 키스했다. 그는 급하게 키스하며 마음속의 그 설렘을 애써 무시하려 했다.……다음 날은 일요일, 바로 미술관의 그림 전시회가 정식으로 개최하는 날이었다.소 씨네 집. 진원은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을 하고 소연에게 옷을 골라주었다. 오늘 그림 전시회에 가서 소연의 그림을 보는 날이니까 그들은 당연히 예쁘게 입어야 했다.갑자기 테이블 위의 전화가 울리자 진원은 전화를 받으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9시에 열어요. 우리 이제 곧 떠나요. 이따 봐요."소연은 얌전하게 의자에 앉아 진원이 전화 끊기를 기다렸다."엄마, 다른 사람도 같이 가는 거예요?""그래, 오 부인, 류 부인, 정 부인, 그리고 평소에 나와 마작 하던 그 사람들 내가 전부 오늘 보
그녀는 멈칫하다 문득 침울하게 말했다."하지만, 할아버지가 또 일찍 나를 시집보내실까 봐 걱정돼요. 난 엄마 곁에 오래오래 있고 싶은데."진원은 전의 일을 떠올리며 화가 났다."네 할아버지는 노망이 나셨어. 안심해. 나는 절대 너를 서휘경 같은 사람한테 시집보내지 않을 거야. 만약 시집보낸다 하더라도 소희를 보낼 거야."소연은 활짝 웃으며 진원을 껴안았다."엄마, 지금까지 나한테 너무 잘해 주셨어요. 내가 평생 효도할게요.""우리 딸 착해라!"모녀 두 사람은 감동하며 또 많은 감동적인 말을 했다. 한참 지나서야 진원은 일어섰다."시간도 다 돼가니까 빨리 옷 갈아입고 우리 얼른 출발하자."소연은 귀엽게 웃었다. "네."소연의 그림이 전시회에 전시된다는 것은 소 씨네 집안에 있어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정인은 모든 일을 미루고 차를 몰고 모녀 두 사람을 데리고 미술관에 도착했다.오후에 그들은 소가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시 오려고 했다.그림 전시회밖에 도착하자 진원과 약속한 인들과 소연이 초청한 친구들은 모두 도착했다. 그들은 소연을 보자마자 인차 그녀를 에워싸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정 부인은 웃으며 말했다."이번 그림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국화계의 명가라고 들었어. 우리 연이는 나이도 가장 어리니까 앞으로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감탄했다.진원은 더욱 자랑스러워하며 소연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우리 연이는 그림을 그리는 데 확실히 천부적인 재능이 있죠."정 부인이 말했다."더는 기다릴 수 없을 거 같네요. 우리 빨리 들어가서 한 번 봐요."많은 사람들은 소연을 둘러싸고 문앞의 안전검사를 거쳐 함께 전시관으로 들어갔다.정 부인은 진원의 곁을 걸으면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내가 보기에 진 부인도 연이한테 연회를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오 부인도 불러서 말이야. 전에 방가네 생신 잔치 때 생긴 일 때문에 뒤에서 진 부인하고 연이를 얼마나 비웃었다고요. 이번에 반드시 사람들
여정이 대답했다."너 지금 미술관에 있어? 원래 너한테 전화해서 말하려고 했는데 요 며칠 그림 전시회 때문에 너무 바빠서 잊었구나. 아무튼 다른 이유로 네 그림이 철거됐다."소연은 머리가 윙윙 소리를 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멍해지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이미 확정된 일 아니었나요? 어제까지만 해도 선생님이랑 같이 와서 봤는데 어떻게 하루 만에 철거될 수가 있어요?"여정은 사과했다."확실히 그렇게 됐어. 나도 어쩔 수 없구나. 내가 일찍 너한테 말했어야 했는데."소연은 눈물을 왈칵 흘리며 울먹였다."다시 상의 좀 할 수 없을까요?"여정은 나지막이 말했다."그럴 순 없어! 하지만 괜찮아, 넌 아직 젊어서 앞으로 기회가 있으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마."소연은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여정은 그녀를 위로하고서야 전화를 끊었다.진원은 소연의 반응을 보고 큰일 났다는 것을 알고 급히 그녀를 한쪽으로 끌고 가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야?"소연은 흐느끼며 입을 가리며 말했다."내 그림이 철거됐대요.""뭐?" 진원은 안색이 변했다."너 전에 이미 확정된 일이라 하지 않았어? 어떻게 변할 수가 있니?"소연은 억울하게 울었다."여정 선생님은 내 그림이 선정됐다고 했어요. 나도 어제 보러 왔고요. 확실히 전시회에 걸려있었어요. 왜 철거됐는지 모르겠지만요."진원은 안색이 엄청 흉해지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여정한테 전화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봐야겠어."정인은 바삐 그녀의 손을 잡았다."좀 진정해. 당신이 여정 선생님한테 따질 자격이나 있어? 연이 앞길을 망치려고 작정이라도 한 거야?"진원은 화가 났다."그럼 어떡하라고요? 그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연이의 그림을 보러 왔는데, 지금 와서 그림이 철거됐다고 말하라고요? 어떻게 설명하라는 거예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했으니 앞으로 그들은 우리를 엄청 비웃을 거라고요!"소연은 더 심하게 울었다.정인도 안색이 좋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