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이 대답했다."너 지금 미술관에 있어? 원래 너한테 전화해서 말하려고 했는데 요 며칠 그림 전시회 때문에 너무 바빠서 잊었구나. 아무튼 다른 이유로 네 그림이 철거됐다."소연은 머리가 윙윙 소리를 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멍해지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이미 확정된 일 아니었나요? 어제까지만 해도 선생님이랑 같이 와서 봤는데 어떻게 하루 만에 철거될 수가 있어요?"여정은 사과했다."확실히 그렇게 됐어. 나도 어쩔 수 없구나. 내가 일찍 너한테 말했어야 했는데."소연은 눈물을 왈칵 흘리며 울먹였다."다시 상의 좀 할 수 없을까요?"여정은 나지막이 말했다."그럴 순 없어! 하지만 괜찮아, 넌 아직 젊어서 앞으로 기회가 있으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마."소연은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여정은 그녀를 위로하고서야 전화를 끊었다.진원은 소연의 반응을 보고 큰일 났다는 것을 알고 급히 그녀를 한쪽으로 끌고 가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야?"소연은 흐느끼며 입을 가리며 말했다."내 그림이 철거됐대요.""뭐?" 진원은 안색이 변했다."너 전에 이미 확정된 일이라 하지 않았어? 어떻게 변할 수가 있니?"소연은 억울하게 울었다."여정 선생님은 내 그림이 선정됐다고 했어요. 나도 어제 보러 왔고요. 확실히 전시회에 걸려있었어요. 왜 철거됐는지 모르겠지만요."진원은 안색이 엄청 흉해지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여정한테 전화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봐야겠어."정인은 바삐 그녀의 손을 잡았다."좀 진정해. 당신이 여정 선생님한테 따질 자격이나 있어? 연이 앞길을 망치려고 작정이라도 한 거야?"진원은 화가 났다."그럼 어떡하라고요? 그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연이의 그림을 보러 왔는데, 지금 와서 그림이 철거됐다고 말하라고요? 어떻게 설명하라는 거예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했으니 앞으로 그들은 우리를 엄청 비웃을 거라고요!"소연은 더 심하게 울었다.정인도 안색이 좋지 않았
소연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 그림이 복구되면 그때 다시 너희들 요청할게.""알았어, 너도 너무 슬퍼하지 마!" 두 여자는 몇 마디 하고는 황급히 떠났다.사람들은 기분 좋게 왔다가 마지막엔 불쾌하게 흩어졌다. 돌아가는 길에 진원은 줄곧 말을 하지 않았다. 소연은 그저 작은 소리로 울기만 했다.집에 돌아온 진원은 철저히 폭발하여 하인이 건네준 물컵을 바로 땅에 집어던졌다."화가 나 죽겠네.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소연은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다."엄마, 미안해요!"진원은 짜증이 났다."넌 앞으로 일을 제대로 확정한 후에야 나한테 말해 줄 수 없니? 내가 너 때문에 이게 무슨 망신이야."소연은 진원의 분노한 얼굴을 보며 공포와 실망을 느끼며 얼굴을 가리고 위층으로 달려갔다.정인은 하인더러 카펫 위의 도자기 조각을 깨끗이 치우라고 하고는 나지막이 말했다."됐어, 이런 일이 생겼으니 연이도 틀림없이 속상해할 거야. 당신도 너무 연이 탓하지 마!"진원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씩씩거렸다.정인은 눈살을 찌푸렸다."이 일은 확실히 좀 수상쩍어. 내가 가서 알아볼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어떻게 갑자기 연이의 그림이 철거될 수가 있는지를."진원은 눈빛을 돌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가서 조사해요. 나는 반드시 누가 우리 연이의 그림을 철거했는지 알아야 해요!"월요일에 소연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오후에 수업이 끝날 때 하나는 소희와 수다를 떨었다."우리 학교의 여신님 소연이 글쎄 자신의 그림이 전시회에 선정됐다며 사람들을 초대해서 보러 갔는데 그림 전시회에 아예 그녀의 그림이 없어서 큰 망신을 당했데."소희는 눈빛이 침착했다."넌 어떻게 알고?"하나는 탄식했다."오전 내내 학교 전체에서 퍼졌어."소연은 성적이 우수하고 예쁘게 생겼으며 집안도 좋아서 학교의 여신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작은 일이 생겨도 학교 전체는 그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소희는 코웃음쳤다."그녀가 그림 전시회를 보러 가자고 청한
이틀이 지나자 소연의 그림이 철거된 일에 대해 정인은 약간의 정보를 알아냈다.그는 돈을 들여 그림 전시회의 한 스태프를 매수했다. 그 사람은 그에게 그림 전시회가 개막되기 전날 오후, 책임자가 도 씨네 어르신과 그의 두 학생을 청해 그림을 보러 왔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후에 소연의 그림은 철거되었다.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 그는 몰랐다.정인은 집에 돌아간 후 이 소식을 진원과 소연에게 알려주었다.진원은 추측했다."설마 도 씨 어르신이 연이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겠죠?"정인은 대답했다."도 씨 어르신은 업계에서 덕망이 엄청 높아. 여정은 비록 명성이 있지만 어르신의 가장 득의한 학생이 아니야. 만약 어르신이 연이의 그림에 대해 의견이 있었다면 아마 여정 선생님도 감히 뭐라 하지 못했을 거야."소연은 이미 며칠간 감히 학교에 가지 못하고 매일 자신을 방에 가두었다. 2~3일 동안 그녀는 많이 초췌해졌다. 그녀는 힘없이 입을 열며 물었다."그럼 어떡해요?"진원은 사색에 잠겼다."그럼 우리 여정 선생님을 찾아가서 도 씨 어르신을 방문하는 게 어때요? 그림 전시회는 한 달 동안 열리는데 만약 어르신이 동의하신다면, 연이의 그림은 다시 전시할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소연은 곧 눈빛이 밝아졌다."정말이에요?"정인은 눈살을 찌푸렸다."도 씨 어르신은 외출을 자주 하지 않고 사람이 겸손하여 아마 그렇게 쉽게 볼 수 없을 거야.""여정 선생님 있잖아요?"진원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다급하게 말했다."전에 스태프가 연이의 그림을 가져가서 복구했다고 했잖아요. 만약 이틀 뒤에 그림 전시회에서 전시할 수 있다면 그 사람들은 다시 우리를 믿어줄 거예요."이렇게 되면 잃어버린 체면도 모두 만회할 수 있었다.소연은 즉시 말했다."그럼 내가 선생님께 전화할게요."정인은 나지막이 말했다."그래도 내가 하는 게 좋겠다. 이번 일은 어쨌든 여정 선생님한테도 책임이 있어. 그러니까 그도 우리를 도와줄 거야."진원은 머리를 굴리며 좋은
만약 소연이 그들과 어울릴 수 있다면, 그녀의 인맥과 지위는 모두 다른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높이일 것이다.그들 두 사람은 그녀와 함께 이 영광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들은 소 씨네 집안 전체, 강성 전체에서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살수 있을 것이다.진원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격동되었다. 그녀는 심지어 소 씨네 본가와 큰집, 작은 집이 찾아와 그들에게 아부하며 소설아만이 소 씨네 집안의 가장 대단한 딸이라고 자랑하는 것이 아닌 상상까지 했다.소연도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소 씨네 집안에서 자리를 잘 잡아 본가더러 자신의 가치를 보게 해야 했다. 더 이상 그녀를 물건처럼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팔지 않도록!이튿날 점심, 여정은 전화를 걸어 그들에게 토요일 오후 도 씨 어르신께 시간이 있으면 소연을 데리고 방문하러 갈수 있다고 알려주었다.정인은 이 소식을 진원과 소연에게 알려주었다. 몇 사람은 기뻐서 며칠간 잠을 잘 자지 못했고 이리저리 어르신의 취향을 알아보며 여러가지 귀중한 선물을 준비했다.토요일, 여정은 소가네를 데리고 어르신의 집에 갔다.차에서 진원은 소연 보고 이따 잘 표현해서 도 씨 어르신의 환심을 사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소연도 이번이 그녀의 인생에 중대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가락까지 모두 차가웠다. 그녀는 오늘 반드시 그녀가 배운 모든 것을 바쳐 도 씨 어르신의 호감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차가 서양식 건물 밖에 멈추자 소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짓고 대범하게 여정의 뒤를 따랐다.하인은 그들을 맞이했다. 도 씨 어르신은 그들이 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거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어르신을 보자 정인과 진원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고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여정은 한창 소연을 어르신께 소개하고 있었다.소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달콤하게 입을 열었다."어르신, 선생님께서 줄곧 어르신에 대해 언급하셨어요. 오늘 마
여정은 일어서서 웃으며 말했다."선배님."그는 고개를 돌려 소 씨 가족한테 소개했다."이 분은 저의 선배님인 진석이에요."소 씨네 세 사람은 즉시 일어나 눈앞의 젊고 영준한 젊은이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매우 놀랐다. 이 사람은 엄청 젊어 보였지만 뜻밖에도 여정의 선배였던 것이다.그들은 도 씨 어르신의 두 학생이 북극 디자인 작업실을 설립했다고 들었는데 그중 한 사람은 king이고 다른 한 사람은 성이 진 씨였다. 설마 눈앞의 이 사람일까?여기까지 생각하니 몇 사람의 표정은 더욱 공손해졌다. 소연은 남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렸고 긴장함에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다.진석은 어르신 곁에 앉았다. 그는 기질이 우아하고 담담했다."소연 씨의 그림은 약간의 경지가 부족했어요. 특히 여정 선생님의 그림과 함께 놓여 있었으니 차이가 선명했죠. 이번 그림 전시회는 강성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의 문화 교류이기도 했기에 내가 사람들더러 소연 씨의 그림을 철거하라고 했어요."정인과 진원은 눈을 마주치며 매우 난처했다.소연은 갑자기 입을 열며 맑은 목소리로 물었다."진석 선생님의 말이 맞아요. 여정 선생님께서도 전에 제가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부족하여 그림을 그리는 경지가 부족하다고 말씀하셨어요."진원은 완곡하게 입을 열었다."만약 도 씨 어르신께서 소연의 부족점을 좀 지적해 주셔서 그녀가 그림을 수정한다면 그 그림은 다시 전시할 수 있나요?"진석은 싸늘하게 말했다."우리가 그녀를 도와서 그림을 수정하면 그럼 이 그림은 누구의 것이 되는 거죠?"진원은 그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단번에 얼굴을 붉혔다.여정은 진석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진석이 재능이 뛰어나 줄곧 오만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며 도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을 이렇게 가혹하고 싸늘하게 대한 적은 거의 없었다. 오늘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왜 그는 조금도 소 씨네 가족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것일까?여정은 인차 웃으
있어도 괜찮았다. 그녀에게 기회만 준다면 그녀는 반드시 그가 그녀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하면 진석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날씨가 점점 더워지자 소희는 절제하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마구 먹었다. 그 결과 생리가 왔을 때 그녀는 아파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그녀는 다섯 살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몸이 줄곧 좋았지만, 유독 여자의 생리적 결함을 공략할 수 없었다.연희는 그녀에게 전화를 하며 그녀의 나른한 목소리를 듣고 그녀가 생리 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하인더러 오골계 생강탕을 끓이라고 한 뒤 어정에 들고 왔다.그녀는 어정에 몇 번 왔었기에 매우 쉽게 소희의 집을 찾았다. 작은방 침대에 웅크리고 있는 소희를 보며 연희는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났다."너 죽을래, 배가 아픈데도 에어컨을 이렇게 춥게 틀어?"소희는 눈을 깜박였다."환자를 대할 때 좀 부드럽게 대할 순 없니?""그래, 내가 하겐다즈 두 박스 더 사서 한 입 한 입 먹여 줄게, 그럼 됐지?"연희는 에어컨을 끄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소희는 그녀의 말을 듣고 갑자기 전에 구택이 콘돔 한 박스를 샀던 일을 떠올리며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이불 안에 숨겨 몰래 웃었다."웃는 거 보니까 아직 덜 아프네. 일어나서 이거 마셔." 연희는 그녀의 이불을 젖혔다.소희는 방금 진통제를 먹었기에 좀 나아졌다. 그녀는 머리를 정리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주방에 가서 생강탕을 마셨다.연희는 생강탕을 그릇에 부으며 소희에게 건네주었다."뜨거울 때 얼른 마셔."소희는 창백한 얼굴로 그릇을 들고 천천히 마셨다. 뜨거운 오계탕이 뱃속에 들어가자 그녀의 배는 즉시 따뜻해졌다.연희는 입을 열었다."요 며칠 너 밥하지 마. 내가 사람 시켜서 제때에 너한테 먹을 거 보내줄게."소희는 눈을 들어 물었다."너 안 귀찮아?""그럼 네가 우리 집에 오던가. 마침 우리 엄마도 요 며칠 네 걱정만 하시거든.""안 가. 난 스스로 나 자신을 돌볼 수 있어." 날씨가 워
밤 11시가 지나자 구택이 왔다.소희는 이불 속으로 내미는 그의 손을 잡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오늘은 안 돼요."구택은 그녀의 말을 듣고 얼른 손을 뺐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이상한 것 같아서 침대 머리맡에 있는 불을 켰다. 그녀의 안색은 무척 창백했다.그녀의 눈빛도 평소처럼 밝지 않아 마치 아픈 토끼 한 마리 같았다."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남자는 침대 옆에 앉아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네, 한 달에 한 번씩 아파요." 소희는 빛에 눈이 어질어질하여 곧 감았다."그럼 잘 누워있어요." 구택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불을 끄고 일어나 방에서 나갔다.소희는 마음이 쓸쓸한 데다 속이 좋지 않아 잠이 오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이 다시 열리며 남자가 다가와 낮은 소리로 물었다."잠들었어요?"소희는 눈을 번쩍 뜨고 어둠 속의 남자를 바라보며 그가 왜 다시 돌아왔는지 몰랐다."불 켤게요." 남자는 침대 머리맡으로 가서 불을 켰다.소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가 손에 그릇 하나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안에는 검붉은 국물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짙은 흑설탕과 생강 냄새를 맡았다.구택은 침대 옆에 앉았다. 희미한 불빛 아래 그는 무척 부드러워 보였다."의사에게 물어봤더니 흑설탕 생강물이 생리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좀 마셔봐요."소희는 뜻밖이라 생각하며 눈썹을 치켜 올랐다."구택 씨가 끓인 거예요?"구택은 살짝 어색해했다."맞아요, 처음 끓여 본 것이라 마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소희는 일어나서 그릇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탕은 매우 뜨겁고 매웠으며 또 무척 달콤해서 그녀는 사레가 들려 하마터면 그릇을 집어던질 뻔했다."왜 그래요?" 구택은 그녀의 표정이 안 좋은 것을 보았다.소희는 고개를 들어 물었다."흑설탕과 생강을 얼마나 넣었어요?"구택은 이마를 찌푸렸다."의사가 좀 많이 넣으라고 해서 주방에 흑설탕 한 봉지가 있길래 다 넣었어요. 생강은 통째로 넣었고요. 왜요?""......"그녀는 왠
설탕물을 전부 버리고 냄비를 식기세척기에 넣은 뒤 남자는 안방에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나서야 소희를 보러 갔다.소희는 곧 잠이 들던 차에 남자가 옆에 누워 있는 것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그에게 기대었다. 그녀는 그가 무엇을 하러 왔는지 묻고 싶었지만 너무 졸려서 곧 깊은 잠에 빠졌다.구택은 손으로 그녀의 배를 부드럽게 주무르다가 소녀가 그의 품에서 깊이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를 품에 안고 자기도 눈을 감았다.소녀의 고른 숨결에 영향을 받았는지 그도 문득 졸리며 그녀를 안고 깊은 잠에 빠졌다.이튿날, 소희가 깨어났을 때 방안에는 여전히 그녀 혼자밖에 없었다. 마치 어젯밤 남자의 품 안은 그녀의 꿈인 것처럼.그녀는 문을 열고 나가자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남자를 한눈에 보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늘의 햇빛은 따뜻하고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것만 같았다.구택은 5성급 호텔에서 주문한 오계탕을 그릇에 붓고 있었다. 그는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며 말했다."씻고 와서 오계탕 마셔요.""네!" 소희는 가볍게 응답하고는 방으로 돌아가 세수를 했다.나올 때 식탁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계탕이 놓여 있었다. 소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흑설탕 생강물 있는 줄 알았어요."구택은 미적지근하게 대답했다."또 끓여 달라고요? 꿈 깨요!"소희는 긴 숨을 내쉬며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그럼 다행이네요!"구택은 젓가락을 들고 있던 손을 살짝 떨며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자 동시에 웃었다.밥을 먹고 두 사람은 함께 외출했다. 구택은 차로 먼저 소희를 강성대에 데려다주고는 회사로 갔다.그들이 떠나자 꽃나무 뒤에 숨어 있던 한 사람이 핸드폰을 들고 슬그머니 떠났다.소율은 구택과 소희가 함께 주택 단지에서 걸어 나온 사진을 보고 믿을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가슴은 파고드는 아픔과 서늘함으로 가득했다.결국, 그는 과외 선생님을 애인으로 선택할지언정 그녀를 한 번 더 보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