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침묵했다.잠시 후, 시혁은 갑자기 두 팔의 힘을 조여서 윤슬을 다시 꼭 껴안았다.“어쩐지 부품이 3일 동안 사라졌는데도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고 했어. 만약 내 사람들이 소성의 주려려가 신한그룹에 간 것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당신 회사에서 이렇게 큰일이 벌어진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거야.”“하지만 당신이 저택을 담보로 내놓은 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어? 그 저택은 당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일 텐데.”윤슬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웃으며 그 남자를 바라보
부시혁은 긁적였다.‘그렇게 티가 나?’남자가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 “됐어, 더 보지 마.”시혁은 윤슬의 눈을 가렸다. 들키고 나니 쑥스러웠다.윤슬도 남자가 눈을 가리게 내버려 두었지만 그녀의 붉은 입술은 더욱 올라갔다. “봐요. 그런데 누가 당신이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그래요? 당신은 항상 나를 도와주고 있었는데.”“드레스, 대출, 그리고 찾게 된 부품들, 모든 일에서 당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잖아요. 내가 당신을 찾지 않았더라도 나를 도와준 사람은 항상 당신이었어요.”윤슬의 이 말은 시혁의 마음에 꽂혔고 들
그렇지 않다면 육재원은 그렇게 관대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남자 품으로 밀어내지 않을 것이다.보아하니 이제 육재원에 대한 경계를 완전히 거둬야 할 때인 것 같다.“어떻게 보답할 건데요?” 윤슬이 부시혁의 손을 잡으며 궁금해했다.부시혁은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섭섭해하지는 않을 거야.”윤슬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난 당신이 그들을 섭섭해할 거라고 말한 적 없어요. 당신 같은 사람이 그렇게 인색하게 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부시혁은
거실의 티테이블 앞에 도착한 부시혁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직원들로부터 온 업무 메시지가 있는지 확인했다. 메시지가 없는 걸 확인한 그는 장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장 비서는 이 시간에도 회사에서 야근 중이었다. 곧 명절이 다가오고 있어 업무 정리를 시작해야 했다.부씨그룹은 매우 커서 백 개가 넘는 자회사와 투자 및 지분을 가진 관련 회사들이 있었다. 일단 업무 정리를 시작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방대한 작업량이다.이런 상황에서 그의 보조인 장 비서도 아직 퇴근하지 못하고 회사에서 밤을 새워 업무 정리를 준비하고 있었다.하지만
부시혁이 갑자기 침묵했다.이민의 현재 상황이 이토록 위험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윤슬에 4,000억의 대출을 승인했다.4,000억 대출을 위해 이민이 얼마나 큰 압박 속에서 본점의 고위층을 설득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하지만 부시혁은 이민이 이렇게 한 것이 목적이 있다고 강하게 의심했다.가장 큰 목적은 윤슬을 통해 자신과의 관계를 이용하려는 것이었다.이민에 대해서 부시혁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었다. 이민은 젊었을 때는 금융이 아닌 심리학을 주로 공부했었다. 즉, 사람의 마음을 잡고 다루는 데 매우
한순간에 전체 회의실의 분위기가 억압적이고 산만해졌다.이 행장은 회의실의 상석에 앉아 있었고 그는 노트북 화면을 평온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회의실 안 다른 사람들의 표정은 보지도 않았고 그들의 시선에도 반응하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하지만 이 행장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떨고 있는지.소위 말하는 평온함과 담담함은 그저 가식에 불과했다.지금 이 순간 이 행장은 누구보다도 긴장하고 불안했다.“행장님.” 그때, 회의실에서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일어서며 말을 꺼냈다. 그가 회의실의 침묵을 깼다.
이 행장은 이런 사람을 너무나 쉽게 공략하고 이용할 수 있었다.그래서 윤슬을 만난 순간 이 행장은 자신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윤슬이라는 여자는 체면을 중시하고 외부의 시선을 더 중요시했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남자에게만 의존하는 여자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했고 스스로도 약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윤슬은 성격이 강하고 모든 일을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신이 현재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을 간과하고 말이다.결국, 윤슬은 대출이라는 길로 갈 수밖에 없었다.‘분명 부시혁에
하지만 이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니, 정말 머리가 아프다.이 행장은 안경을 벗고 약간 부은 눈을 문지르며 마음속의 긴장과 불안을 가라앉혔다. 그러고는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의 의문에 대답했다. “여러분이 무슨 걱정을 하시는지 충분히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런 말을 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으니 잠시만 조용히 해주시죠.”그는 두 손으로 장 내 분위기를 조용히 시켰다.오랜 기간 은행장으로 일한 이 행장은 지위가 있었다. 이 행장이 이렇게 말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거침없이 행동하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조용해졌다.처음으로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