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은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약혼자가 바람피운 걸 알고 있었어?"친구는 와인을 흔들며 웃었다. "그래, 그의 얕은수는 나를 속일 수가 없어.""그런데 약혼을 해?" 윤슬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친구는 고개를 숙이고 온몸에 슬픈 기운이 역력했다. "내가 사랑해서 그와 약혼하는 게 아니야, 집안 수준이 걸맞으니까 하는 거야,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이미 죽었어.""죽었다고?" 윤슬은 멍해졌다.친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몇 년 전 내가 한 남자를 만났어. 그 남자는 나를 매우 사랑하고 줄곧 대시
부시혁은 아직도 혼자 엘리베이터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게다가 그의 발이 아직 다 낫지 않아 이렇게 크게 흔들리면, 그도 틀림없이 똑바로 서지 못하고 넘어져 아마 이때쯤 발이 또 다쳤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하며 윤슬의 눈에는 걱정과 절박함이 스쳐 지났고 당장 카펫에서 일어서려 했다.하지만 지면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 그녀는 일어나자마자 하마터면 또 넘어질 뻔했다.다행히도 제때 한쪽 벽을 짚고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다.그러나 이런 상태로 부시혁에게 가려면 이 하이힐을 신고서는 절대 불가능했다. 몇 번이나 넘어져야 할지 모른다
그는 그녀의 벌거벗은 두 발을 주시하며 눈빛이 그윽했다.그가 그윽하게 쳐다보자 다소 불편하여 윤슬은 발가락을 움츠린 후 치맛자락을 들고 치마로 발을 가리고 그의 눈빛을 피하며 말했다. "아니야, 헛소리하지 마. 나는 흔들릴 때 하이힐 때문에 똑바로 서지 못해서 넘어지거나 발을 삘까 봐 일부러 신발을 벗은 거야. 그렇지 않으면 잃어버리지 않았을 거야."부시혁은 가볍게 웃었다. "너는 신발을 잃어버린 것을 부정했지, 나를 걱정해서 달려왔다는 걸 부정하지 않았어. 그래서 윤슬아, 나는 확신해. 너는 나를 걱정했기 때문에 나를 찾아온
"그래." 부시혁은 턱을 들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몸을 웅크리고 앉아 힐을 윤슬의 발 앞에 놓고 말했다. "신어.""응." 윤슬은 대답하고 벽을 짚어 신발을 신으려 했다.이때 부시혁이 갑자기 일어서서 그녀의 손을 잡고 자기 어깨에 올렸다.윤슬은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내 어깨를 잡고 신어." 부시혁이 대답했다."아니야, 벽을 잡아도 돼."라고 말하며 윤슬이 손을 거두려고 했다.그런데 부시혁은 그녀의 손을 누르고 놓지 않았다. "벽은 차가워, 그러니 내 어깨를 잡아, 손이 따뜻하고 차갑지
"훌륭해!"라고 부시혁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그녀를 칭찬했다.그녀는 정말 대단했다.아무것도 몰랐던 백지장이었던 그녀가 점차 그룹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외국 기업의 대표와 단독으로 면담하고 성공적으로 합작까지 따낼 수 있게 되었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불과 몇 달 만에 완성된 것이다. 이것은 그녀가 천부적인 재능 외에도 충분히 노력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정말 훌륭했다.그리고 그는 미래의 그녀가 점점 더 눈부시게 빛날 것이라고 믿는다.윤슬은 짙은 미소를 지었다. "칭찬해 줘서 고마워, 나도 스스로
부시혁은 손에 든 주스를 흔들었다. 선홍색 주스는 홀 불빛에 비쳐 더 보기 좋았다.그는 고개 들어 한 입 마셨다.아주 달았다, 느끼할 정도로 달았다, 하지만 마음마저 달콤해졌다.이때 윤슬은 방금 그의 손에서 빼앗은 와인을 들고 한 모금 마셨고, 그제야 그의 말에 대답했다. "응, 은진은 파혼하고 싶지 않아 해.""그녀는 그를 사랑해?" 부시혁은 윤슬을 바라보았다.그가 가리키는 것은 쓰레기 이군이었다.윤슬은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아니지. 은진은 시집가고 싶은 사람이 이미 없어졌기 때문에 지금은 가족을 위해 누구와 결혼해
아빠...윤연은 눈이 흔들리더니 얼굴에 허탈함이 떠올랐지만 이내 사라지고 허리에 손을 놓고 당당하게 말했다. "아빠는 이미 죽었으니 미안한 것도 없어, 그러니까 너는 아빠를 꺼내지도 마.""너!" 윤슬은 화가 나서 작은 얼굴이 빨개지며 그녀를 가리켰다. "윤연, 너도 아빠가 죽은 것을 알고 있어? 그럼, 아빠를 죽인 사람이 너라는 건 알아!?"윤연은 눈이 흔들리며 계속 피했다. "윤슬, 헛소리 그만해. 내가 어떻게 아빠를 죽일 수 있어."이 죄명을 그녀는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설령 이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네가 아니야?
윤슬은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고 여전히 그녀의 머리카락을 꽉 쥐고 있었다. 다른 한 손은 수도꼭지를 틀고 세면대 하수구를 막았다.콸콸 급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윤연은 갑자기 큰 불안감을 느꼈다. "너 뭐 하려고?""뭐 해?" 윤슬은 입꼬리를 올리고 차갑게 웃었다. "곧 알게 될 거야. 평생 못 잊게 해줄게.""씨발 평생 같은 소리 하네. 윤슬, 너 당장 놓지 못해!" 윤연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소리쳤고, 동시에 윤슬의 손을 떼어내고 머리카락을 그녀의 손에서 빼려고 했다.하지만 윤연의 키와 몸매는 그녀의 어머니 이수지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