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밖에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윤슬은 몸 뒤의 빗소리를 듣곤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의 운이 정말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폭우가 처음부터 내린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동굴에 들어간 후에야 내렸기 때문에 하늘이 보살펴 준 셈이었다.그런 생각에 윤슬은 참지 못하고 살짝 웃었고, 이내 무언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랐다.저건...... 장작과 옷 그리고 주방 도구들?게다가 마른 볏짚과 낡은 이불 두 채도 있었다.여기에 어떻게 이런 것들이 있지?설마 부랑자가 사는 동굴인가?아니다. 그럴 리 없다. 어떤
그 순간 윤슬은 남녀의 경계를 신경 쓰지 않고 부끄럽거나 두려움 없이 부시혁의 옷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그의 몸 위의 정장 외투는 벗기기 쉬웠지만, 외투를 벗겼을 때 윤슬은 눈앞의 광경에 놀라 참지 못하고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부시혁의 등 뒤의 흰 셔츠는 이미 새빨간 피에 완전히 물들었다.하지만 오랫동안 물에 젖은 상태라 새빨간 핏자국은 번져 핑크색으로 변했다.“세상에!”윤슬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틀어막았고, 눈동자마저 흔들리고 있었다.어떻게 이렇게 많은 피를 흘릴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계속 그의 등 뒤의 상처가 단지
십여 분 뒤, 드디어 윤슬은 약을 다 발라주고 붕대로 감은 뒤 위장복으로 갈아입히기 시작했다.윤슬은 조심스럽게 그의 양팔을 소매 속에 집어넣었고, 그의 몸을 뒤집어서 앞의 단추를 채우려고 할 때 문득 그의 왼쪽 가슴에 흉터 하나가 있는 것을 보았다.그 상처는 10cm 정도 되는데 너무 옅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실로 꿰맨 흔적이 있는 걸로 보아, 수술 흉터 같았다.그러니까 부시혁이 가슴을 열고 수술을 한 적이 있단 말인가?언제 일일까? 그녀는 왜 단 한 번도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걸까?그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상황을 발견했다. 이 동굴, 그리고 동굴 속의 이 물자들은 또 어떻게 된 상황일까?“이것들은...... 어디에서 난 거야?”부시혁은 몸 위의 이불을 들며 물었다.윤슬은 앉아서 설명했다.“동굴에 있었어요.”“동굴에 있었다고?”부시혁은 눈썹을 치켜올렸고, 이 대답에 의문점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당신을 엎고 이 숲을 빠져나가 근처에 사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어요. 사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나가기도 전에 날씨가 바뀌었지만 다
“그래?”부시혁은 웃는 듯 웃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윤슬은 웃음기가 짙은 그의 눈빛과 마주하자 얼굴이 더욱 새빨개졌고, 그와 동시에 켕기는 게 있는 듯 시선을 피했다.“무...... 물론이죠.”그녀는 분명 그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고, 아무 짓도 할 수 없었다.다만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봐버렸을 뿐이다.“그래. 너 믿을게.”여자의 얼굴이 새빨개진 것을 본 부시혁은 낮게 두 번 웃더니 더는 그녀를 놀리지 않았다.그렇지 않으면 더 놀리다가 화를 내면 어쩌란 말인가?“참.”윤슬은 고개를 돌렸다.“가슴
“그 여자는 분명 아버지의 내연녀가 맞아.”부시혁은 미간을 만지며 말했다.그의 말에 윤슬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네? 정말 내연녀라고요?”“응.”“그런데 왜 그 여자한테......”“그 여자는 결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내연녀가 아니고, 우리 부모님의 감정을 파괴시킨 적도 없어. 왜냐하면 우리 부모님은 원래부터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셨어. 둘이 함께 하게 된 건 혼인 때문이었고, 날 낳으신 것도 책임 때문이었어. 내가 태어난 후, 두 분은 각방을 쓰셨고 나중에 우리 아버지가 밖에서 왕수란을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진 거야.”부시
“그래요. 당신 이야기를 들으니 왕수란 씨에 대한 제 생각이 조금 변했어요.”윤슬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녀의 말에 부시혁은 살짝 웃었다.“그 여자는 결점이 많아서 절대 좋은 사람이라곤 할 수 없지만, 나쁜 사람도 아니야.”윤슬은 이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사실 부 씨 가문에 있는 6년 동안, 왕수란은 입으로만 험한 말을 내뱉었을 뿐 정말 그녀에게 손 댄 적은 없었다.그저 부시혁과 이혼한 후, 왕수란이 찾아와서 그녀에게 몇 번 손을 댔을 뿐이다.“안 먹어요?”부시혁이 갑자기 비스킷을 내려놓자 윤슬이 물었다.부시혁
윤슬은 멍하니 눈을 깜박거렸다.그녀는 어젯밤에 자기 전에 특별히 그와 반 미터쯤 거리를 뒀던 것이 기억이 났다.설마 그가 한밤중에 일어나서 특별히 옮겨온 건 아니겠지?그러나 이런 추측이 떠오르자마자 윤슬은 바로 부정했다.왜냐하면 부시혁은 그녀보다 먼저 잠이 들었고, 자세도 그때와 똑같이 변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마 한밤중에 깨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가 깨지 않았는데 이렇게 그녀와 가까이 있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그것은 그녀가 얌전히 자지 않고 옆으로 비집고 간 것이다!그런 생각에 윤슬은 순간 민망해지기 시작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