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있나요?” 신 의사가 턱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부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말씀하신 두 가지로는 최면에 걸렸는지 알 수 없어요.”“또 있어요.” 부시혁이 두 눈을 감으며 말했다.이번이 진짜 중요한 증거이다.부시혁은 한숨을 내쉬고 흥분한 감정을 억누르며 침착하게 말했다. “저는 유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런데 유나를 볼 때마다 제 안에 누군가 ‘나는 지금 유나를 사랑해, 유나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해, 유나를 위협하는 사람은 없애버려야 해’라고 말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뭐죠?” 신 의사는
부시혁은 한숨을 내쉬며 신 의사의 제안에 동의하는 듯했다. 신 의사가 다시 한번 부시혁에게 물었다. “그리고 부 대표님이 약혼녀의 영향을 받은 원인을 약혼녀한테서 찾아보세요. 아마 약혼녀는 알고 있을 거예요.”“네, 알겠습니다. 신 선생님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시혁이 신 의사에게 악수를 청했다. 신 의사는 부시혁과 악수를 하며 말했다. “아닙니다. 궁금하신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세요.”“네, 알겠습니다. 부시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밖에 있는 장 비서를 불렀다. “장 비서님, 신 선생님 엘리베이터
부시혁은 장 비서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생각에 빠졌다. “아, 부 대표님.” 장 비시가 다시 말을 꺼냈다. “방금 유니 씨가 대표님이 전화를 안 받으신다고 전화 왔었어요. 오늘 대표님이랑 레스토랑에서 밥 먹으면서 얘기하고 싶다고 했어요. 제 생각에는 유나 씨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것 같아요.”부시혁은 요 며칠 고유나를 만나지 않았다. 고유나도 당황했을 것이다.“알겠다고 전해주세요.” 부시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부시혁은 지난번에 고도식에게 하지 못한 말을 고유나에게 할 생각이었다. 부
“누나? 누나?” 윤슬이 넋이 나가자 유신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러자 윤슬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응?”“방금 무슨 생각 했어요?” 유신우가 윤슬을 쳐다보며 말했다. 윤슬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배고프니까 우선 들어가자.”“네.” 유신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윤슬이 발을 내딛자 유신우가 윤슬을 불렀다 “잠깐만요.”윤슬이 의아해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왜?”“우리 팔짱 끼고 들어가요.” 유신우는 윤슬에게 팔짱을 끼라며 팔을 구부리며 말했다.윤슬이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며 말했다.
하지만 유신우의 계획은 실패했다. 윤슬의 눈에는 그 남자아이밖에 없었다. 유신우가 아무리 비슷하게 흉내를 내도 윤슬이 좋아하는 남자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렇다. 온화하고 성격이 좋은 남자아이는 부시혁이었다.부시혁이 예전의 윤슬이 좋아했던 성격에서 왜 갑자기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유신우는 부시혁 앞에만 서면 부시혁을 흉내 낸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가품이 진품을 만난 것 같은 열등감이 들었다. “신우야.” 윤슬이 갑자기 부르자 유신우는 정신을 차렸다. 유신우가 온화하게 웃으여 대답했다. “누나, 왜?”“내가 묻
윤슬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지? 아마 갑자기 병이 생긴 건 아닐 거야.”어쨌든 윤슬은 부시혁의 병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부시혁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지는 것 같았다. 윤슬은 옆에서 울기만 하고 아무거도 하지 못하는 고유나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나 씨, 약혼자가 갑자기 죽는 걸 원하지 않으면 빨리 119에 전화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운다고 해결되나요?”고유나는 윤슬의 말을 듣고서야 119를 불러야 한다는 것이 생각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알려 줄 필요 없어요. 저도 알아
윤슬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저는 그냥 궁금했을 뿐인데, 유나 씨가 과민반응하는 거 보니 제 말이 맞나 봐요, 혹시 제 발 저렸어요?”“무슨 헛 소리예요? 누가 찔린데요?” 고유나는 입술을 깨물며 억울한 표정으로 부시혁을 쳐다봤다. “시혁아, 날 믿어. 정말 너를 걱정하지 않은 게 아니야, 나는 단지...”“알겠어, 밥 먹자.” 부시혁이 고유나의 말을 끊고 고유나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했다. 고유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계속해서 밥을 먹었다. 이때 갑자기 부시혁이 눈을 번쩍이며 말을 꺼냈다.
부시혁의 말을 끝나자마자 통증이 금세 사라졌다. 부시혁은 고개를 숙여 잔혹한 눈빛을 숨겼다. 당연히 이 통증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부시혁은 이번 통증을 통해 고유나의 기분이 안 좋을 때 즐겁게 해주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만족시켜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벌로 통증이 생길 것이다. 이건 고유나의 꼭두각시나 마찬가지이다!“시혁아, 네가 최고야, 고마워.” 고유나는 부시혁의 눈빛을 눈치채지 못하고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부시혁이 교통사고 이전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두 사람은 화해를 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