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성준영의 다음 대사에 부풀어오르던 설레임은 가차없이 부숴지고 말았다.“그래서 윤슬 씨한테 대시하려고. 형은 어떻게 생각해?”부시혁은 굳은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성준영을 바라보았다.어떻게 생각하냐고? 당연히 안 되지!하지만 반대할 명분 조차 없다는 게 답답할 따름이었다.“대시하고 싶으면 해. 그걸 왜 나한테 물어?”분명 안 된다고 말하고 싶으면서도 감정을 꾹꾹 누르는 게 훤히 보이는 부시혁의 모습에 성준영의 눈동자가 반짝였다.“그래도 형한테는 말해야지.”“왜?”“어쨌든 형과 결혼했던 사람이잖아. 도의적
윤슬은 항상 부시혁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봤다. 부시혁은 그것을 알면서도 한 번도 돌아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부시혁이 윤슬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상대방이 돌아보지 않는 것이 매우 가슴 아팠다. 부시혁은 고개를 숙이고 답답한 가슴을 툭툭 쳤지만 아픔은 사라지지 않았다. 윤슬과 육재원은 주차장에 도착했다. 육재원이 차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슬아, 네가 부시혁 이상하다고 했지? 사과를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할 필요가 있을까?”“그걸 누가 알겠어?” 윤슬이 어깨를 으쓱이며 시큰둥하게 대답
육재원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며 말했다. “아니야, 진짜 아무것도 아니야.”“됐어, 네가 아니라면 아닌 거지, 나도 알고 싶지 않아.” 윤슬은 육재원을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육재원은 윤슬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속으로 웃었다. 유신우가 있으면 윤슬이 더욱 안전하고 고유나는 큰 코 다칠 테니 유신우 그 미친놈이 돌아와도 좋다.육재원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자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윤슬은 육재원을 힐끗 쳐다봤다. 하지만 육재원이 왜 웃는지 물어보지 않고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다음 날 주말.
“아는 사람? 누군데?” 부시혁이 꼬치꼬치 캐물었다. 고유나가 웃으며 말했다. “대학교 동창인데 나를 몰라보더라고, 시혁아 이 얘기는 그만하고 진료 보러 가자.”부시혁은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각 다른 한편, 임이한은 고유나와 전화를 끊고 제일 병원 산부인과로 전화를 걸었다. “그때 말했던 여자분 병원에 갔으니 들키지 않게 조심하세요”“네, 알겠습니다 임 선생님.” 전화를 받은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임이한은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산부인과 진료실.윤슬은 육재원과 함께 진료실 앞으로 왔
부시혁은 아무것도 모른 채 고유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유나야 왔어? 인사드려, 이분은 스티븐 선생님이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심리학 교수님이셔.”고유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쭈뼛쭈뼛 다가갔다. 스티븐은 고유나에게 손을 내밀며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말했다. “고유나 씨 안녕하세요? 임 선생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진료를 잘 할 테니 걱정 마세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스티븐은 말을 끝내고 고유나를 보고 눈을 깜박였다. 그 순간, 고유나는 모든 것을 눈치챘다. 스티븐도 임이한이 심어 놓은 사람으로 고
그렇다. 평상시 모습은 연기한 것이고 지금이 바로 고유나의 진짜 성격이다. 하지만 고유나는 부시혁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싫어할 줄 생각도 못 했다!고유나는 두 눈을 감으며 속으로 화를 억누르고 웃으며 부시혁을 바라며 말했다. “부 선생님, 저를 왜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세요? 저 상처받아요.” “왜 계속 윤슬을 괴롭히는 거야?” 부시혁은 고유나의 가식적은 표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차갑게 물었다. 그러자 고유나는 더욱 화가 났다. 부시혁의 첫 질문은 윤슬이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그렇게 신경 쓰일까?“왜냐고요? 윤슬이 싫으니까요
“응, 나왔어.” 부시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유나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어땠어...?”부시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고유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했다. “시혁아, 내 제2의 인격 많이 못됐어?”“유나야,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마. 스티븐 선생님께 제2의 인격 없애는 거 잘 부탁해달라고 했어.” 부시혁이 고유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없애? “왜 없애? 내 성격이랑 합치기로 한 거 아니었어?” 고유나가 놀란 듯 손으로 입을 막으며 말했다. “제2의 인격 성격이 너무 악랄해서 합치면 안
“그래, 고마워 재원아.” 윤슬이 육재원이 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육재원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고맙기는 뭘, 지금 천성 그룹이 안정돼서 내가 별로 필요 없지만 그래도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잖아.”육재원을 말을 끝내고 서류 한 뭉치를 집었다. 윤슬이 비서를 불렀다. “희서 씨, 재원이 좀 데려다주세요.”박희서는 윤슬의 말에 재빨리 달려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윤 대표님.”박희서가 육재원을 안내하며 말했다. “육 대표님,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육재원이 윤슬을 쳐다보며 말했다. “슬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