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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윤정재는 최근 남양의대에서 초청 교수로 특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송임월을 돌보러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서지현은 그 대신 서궁에서 본분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송지아는 가끔 대황궁의 높은 곳에 서서 망원경으로 서궁 안의 상황을 살피곤 했다. 서지현을 그 안에 가두면 송임월은 분명 미친 듯이 서지현을 괴롭힐 줄 알았다.

그래서 비명을 지르거나 괴롭힘에 시달리는 서지현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녀의 상상과 정반대였다.

서궁은 한동안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했다. 송지아는 망원경으로 질서정연한 서궁의 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

가끔 서지현이 마당에 나타나곤 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얼굴색이 불그스름한고 혈색이 좋아 보였다. 몸이 조금 말라진 것 외에는 전혀 괴롭힘을 당한 것 같지 않았다.

송지아는 미간을 구기더니 짜증이 몰려와 어금니를 깨물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지? 송임월은 사람만 보면 미친개처럼 무는 거 아니었어? 저번에도 포크로 서지현을 찔러 유혈사태가 발생했었잖아.’

“전하...”

시녀가 살금살금 그녀의 옆으로 다가왔다.

막 찻잔에 차를 부으려고 하자 송지아는 팔을 휙 들더니 찻잔과 받침까지 모두 내동댕이쳤다. 바닥에는 산산조각이 난 유리 조각으로 가득했다.

송지아가 주먹을 꽉 쥐고는 벽을 ‘쿵’ 내리찍더니 분노가 담긴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전하, 노여움을 푸십시오. 건강도 생각하셔야지요.”

“쓸모없는 것. 그 미련한 년 하나를 해결하지 못해?”

송지아는 시녀에게 화풀이를 했다.

“송임월은 왜 갑자기 얌전해진 거야? 미친 사람 아니었어? 서지현 그년을 보고서도 왜 발작을 하지 않아?”

“전하, 목소리를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시녀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전하의 고모님이시잖아요. 그대로 이름을 부르시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어떡하려고 그럽니까...”

“들으면 들으라고 하지. 어차피 왕위에 오르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하지만 윤정재 회장님께서 치료에 성공한다면요?”

송지아는 날카로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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