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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남양, 황궁 밀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송지아는 시녀를 밖에서 기다리게 한 후 혼자 조용히 걸어 들어갔다.

이미 안에 도착해 있던 가연 왕후는 벽을 마주하고 서 있었는데 청석 벽에는 그녀와 현 군주인 송이수의 모습이 담긴 유화가 걸려 있었다.

송이수가 국왕이 되던 그날, 화려한 옷차림에 왕관을 쓴 그는 위엄 있는 기개와 카리스마 넘치는 자태를 뽐냈다. 덕분에 그의 앞자리에 앉았던 가연 왕후는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졌다.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두 번 있었다. 하나는 송이수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지켜볼 때였고, 또 하나는 그의 신부가 되었을 때였다.

송지아가 살며시 가연 왕후에게 다가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숙모님를 뵙니다.”

가연 왕후가 정신을 차리고는 물었다.

“일은 잘 해결됐어?”

“숙모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송지아가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방금 숙이랑 옥이에게 연락했는데 두 사람 벌써 맨체스터 시티에서 그 부부를 찾았다고 합니다.”

“정말이야?”

가연 왕후가 눈썹을 치켜들었다.

“네!”

송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와중에 가연 왕후에게 아부를 떨 생각을 했다.

“역시 숙모님의 통찰력은 대단하십니다. 미리 사람 시켜 그 부부를 수소문하지 않았다면 숙이와 옥이가 이렇게 빨리 못 찾았을 겁니다.”

“사람 제대로 찾은 거 확실해?”

“네, 서지현 부모님인 게 확실합니다.”

송지아가 자신 있게 말했다.

“아이를 보면 그 부모가 보인다더니, 부모가 그 모양이니 서지현 그년도 그렇게 천박한 거죠.”

가연 왕후는 말 없이 그저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단지 송지아더러 사람을 찾으라고 했을 뿐, 그 두 사람이 서지현의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가연 왕후가 서궁을 지나가던 어느 날, 갑자기 본능에 이끌려 그 안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러다 우연히 송임월의 흰색 치마를 입은 서지현을 발견했는데 그녀의 미소는 꽃처럼 아름답고 맑았다.

그런 서지현의 모습을 본 가연 왕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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