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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어쩐지 며칠 동안 편하게 잤더라니, 어쩐지 모기는 그녀가 아닌 송임월만 물더라니...

서지현은 그동안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게 인터넷 게시글에서 본 것처럼 자신이 모기에게 잘 물리지 않는 혈액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송임월이 그녀를 위해 모기를 모두 쫓아냈기 때문이었다니...

“깼어?”

어둠 속의 송임월은 동작을 멈추고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내, 내가 너무 시끄럽게 해서 깬 거야? 모기, 모기가 있는데 물리면 가려울까 봐...”

서지현은 입술을 깨물어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송임월의 품에 와락 안겼다.

어렸을 때 지하실에서 살았던 서지현은 벼룩에게 물려 엉엉 울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런 그녀를 귀찮아하면서 오히려 발로 벽에 걷어찼었다.

송임월은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네...”

서지현은 흐느끼다가 그녀를 올려다보더니 한참 망설이며 조용히 물었다.

“혹시 전하를 엄마라고 한 번만 불러보면 안 될까요?”

송임월은 그녀의 말을 못 알아들은 듯 그저 하염없이 그녀의 등을 토닥이기만 했다. 그녀를 품에 꼭 안은 채 다른 한 손으로는 모기를 내쫓았다.

좀 갑작스럽긴 했지만 서지현은 진심으로 송임월을 ‘엄마’라고 불러보고 싶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있었는데도 사랑을 느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송임월에게서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있으니 서지현은 기쁘면서도 조금 의아했다.

“전하, 무례하게 굴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녀는 기어들어 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제 작은 소원을 들어주실래요? ‘엄마’라고 이 번 한 번만 부르고 깨끗하게 잊어버릴게요.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게요, 네?”

송임월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바보처럼 실없이 웃기만 했다.

서지현은 입술을 달싹 움직이다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그녀의 품에 기대 나지막이 그 두 글자를 내뱉었다.

“엄마.”

드디어 말하고 나니 주체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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