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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윤정재는 유리창을 통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 오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침에 강서연이 종종걸음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보았고 10시가 조금 지나서 커피 사러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걸 보았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강서연은 건물 밖을 나온 적이 없다.

윤정재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대로 그냥 가기 아쉬운지 손가락으로 무릎을 툭툭 두드렸다.

“회장님, 계속 기다리실 건가요?”

부하 진용수는 그의 밑에서 일한 지 오래되어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그 기분은 말로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회장님.”

진용수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왜 직접 가서 만나지 않으시는 겁니까? 사실 오랜 시간 동안 회장님은 두 분을 계속 마음에 품고 계셨잖아요...”

“그만 얘기해.”

윤정재가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어찌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

윤문희 말고 평생 다른 여자를 사랑한 적이 없었고 강서연은 또 두 사람의 귀한 딸인데.

젊었을 때 그는 나중에 딸이 생기면 사랑을 마음껏 주면서 예쁘게 키울 거라는 상상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윤정재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고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 아팠다.

“그럼... 회장님.”

진용수가 또 물었다.

“최연준 도련님한테는 언제 약을 가져다줄까요?”

윤정재는 잠깐 생각하다가 한마디 툭 던졌다.

“급할 거 없어.”

“네?”

진용수가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도련님의 약이 기한이 다 됐을 텐데요...”

“기한이 다 돼도 목숨에는 지장이 없잖아!”

윤정재는 진용수를 노려보았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진용수는 더는 아무 말이 없었다.

“최연준이 우리 서연이한테 어떻게 하는지 잘 보고 치료해 줄지 결정해야지, 안 그래?”

진용수는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의술로 세인을 구제한다면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은 어디로 간 걸까?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베풀면서 자기 사위는 지켜보겠다고 한다.

“회장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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