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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전화한 건 맞지만 그저 안부 전화였을 뿐이에요.”

문나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그렇다. 강서연은 단 한 번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아까 곽보미와 통화할 때도 그저 문나의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했을 뿐이었다.

이게 다 문나가 너무 조급했던 탓이었다. 곽보미의 새 작품에 출연하려고, 유명 감독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려 했기 때문에 강서연의 꾀에 넘어간 것이었다.

문나는 너무도 화가 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날 엿먹였다 이거죠?”

강서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회사 규정도 따르지 않고 여기서 소란을 피우는 게 옳은 일이라 생각해요? 팬이 좀 있다고 해서 진짜 공주라도 된 줄 알아요?”

“강서연, 당신...”

“팬은 당신을 높이 치켜세울 수 있지만 감옥에도 처넣을 수 있다는 거 잊지 말아요.”

강서연의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무거운 돌덩이처럼 그녀의 마음을 마구 때렸다.

문나는 분통이 터졌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어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저.”

강서연은 팔짱을 끼고 담담하게 웃었다.

“문나 씨가 여기서 마구 행패를 부리는 건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가진 모든 걸 잃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요! 못 믿겠으면 어디 한번 해보시든지!”

문나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려고 연신 심호흡을 했다.

그녀의 몇몇 매니저들이 다가와 귀띔했다.

“문나야, 강 비서님은 김 대표님을 모시는 수석 비서이자 어진 엔터테인먼트의 총괄 매니저란 말이야. 강 비서님을 건드려서는 절대 안 돼.”

“왜? 저런 사람을 내가 겁내야 해?”

“그럼요! 당연히 겁내야죠.”

그때 책장 뒤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문나는 인기척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책장이 양쪽으로 열리면서 박경실이 웃으며 걸어 나왔다.

그녀는 휴대 전화를 흔들며 강서연에게 말했다.

“서연 씨, 저 이러다가 아주 촬영 쪽으로 전향하겠는데요?”

강서연은 박경실의 팔짱을 끼고 애처럼 귀엽게 애교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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