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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어머, 실수로 잘못 보냈네.”

육경섭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예쁜 사진은 강 회장님한테 보내야 하는데.”

“육경섭!”

“유빈 씨 클럽에서의 이미지가 아주 매력적이야!”

입술을 꽉 깨문 강유빈의 낯빛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

“유빈 씨, 내가 감방에서 고생 좀 했거든. 특히 쌈박질을 많이 해서 손이 말을 잘 안 들어. 혹시라도 어느 날에 실수로 인터넷에 뭔가를 올린다면... 나야 괜찮지만 유빈 씨 체면은...”

“육경섭... 경섭 오빠!”

강유빈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원하는 게 있으면 얘기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할게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지금 이렇게 악플을 지우고 좋은 평점을 주는 건 너무 성의 없지 않나?”

강유빈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럼... 그럼 더 어떻게 하면 돼요?”

“댓글 알바를 구해서 좋은 평점을 주는 것만으로 일이 쉽게 해결될 것 같았으면 내가 직접 하면 되지, 유빈 씨한테 하라고 했겠어? 잘못을 저질렀으면 사과를 해야지, 안 그래? 유빈 씨?”

육경섭이 싸늘하게 웃었다.

“초등학생도 다 아는 도리를 유빈 씨가 모르는 건 아니지?”

...

이튿날 해 질 무렵, 강유빈이 커피숍 문 앞에 나타났다.

늘 기고만장하던 재벌 아가씨가 오늘은 어두운 셔츠에 긴바지를 단정하게 입고 왔다. 메이크업도 아주 옅었고 캡 모자를 최대한 눌러썼다. 그날따라 커피숍 장사도 아주 잘 되어 가게에 손님이 꽤 많았다. 마당에 잔뜩 핀 아이리스꽃 덕분인지 이 근처 꼭 가봐야 하는 커피숍으로 자리 잡았다.

한창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움직이던 강서연은 천천히 걸어오는 강유빈을 보자마자 또 시비를 걸려고 온 줄 알고 마음이 움찔했다. 최연준도 그녀를 발견하고는 강서연 앞에 선 채 강유빈을 싸늘하게 째려보았다.

“여긴 또 무슨 일로 왔어요?”

최연준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차갑게 물었다. 강유빈은 최대한 초라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게... 사과하러 왔어요.”

그녀가 힘겹게 한마디 내뱉었다.

“서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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