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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모두 사실이었다.

이선희는 아들의 말에 납득했다. 윤아는 확실히 몸이 가냘프고 안색도 좋지 않았기에 걱정되는 마음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해될만했다.

그럼...

“그럼 넌?”

아들을 바라보는 이선희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윤아가 왜 널 안 내보는 건데?”

진수현이 입술을 짓씹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말 좀 해봐.”

이선희의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 그녀는 자기 아들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혹시 다쳐놓고 자신한테 알리기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

이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니 이선희는 문득 어이가 없었다.

이선희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수현은 여전히 기를 쓰고 대답하지 않았다. 이선희는 결국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심윤아를 향해 물었다.

“윤아야, 현이가 말하기 싫어하는 것 같으니 네가 알려주련?”

그녀가 타이르듯 권했다.

그런 어머님의 모습에 심윤아도 어쩔 수 없어 알겠노라 대답했다.

윤아의 타협에 진수현의 미간이 금세 찌푸려졌다. 윤아가 어머니께 자초지종을 알려주기라도 하면...그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심윤아가 입을 열었다.

“어머님, 사실 별일 아니에요. 수현이 절 못 가게 해서 저도 가지 말라 한 거예요.”

그 능청스러운 대답에 진수현은 약간 놀랐다. 일그러졌던 표정이 평온함을 되찾아갔고, 진수현은 눈을 내리깔고 윤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역시, 임기응변이 좋군.

그녀의 대답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과연 이선희는 윤아의 대답에 황당했는지 멍하니 서 있었다. 아마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심윤아가 대답하기 전에 이선희는 자기 아들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두 사람이 서로를 걱정하며 외출을 만류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

그런데 뜻밖에도 내막이 이럴줄은...

합이 척척 맞는 완벽한 연극이다.

이때 심윤아가 고뇌하며 말했다.

“어머님, 제가 가지 못하면 수현이도 못 가요.”

“이게 무슨...”

이에 진수현이 재빨리 대답했다.

“그럼 제가 남아서 윤아랑 아이들 돌볼게요.”

이선희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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