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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작가: 동과
그녀의 질문에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라면 충분히 답을 알고 있을 만큼 똑똑했다.

나는 침실에서 나오면서 물었다.

[넌 어떻게 생각해?]

주방으로 가서 우유 한 잔을 따르며 잠시 생각한 뒤 다시 물었다.

[너랑 정재 씨, 둘이 관계를 맺은 적 있어?]

담현아는 빠르게 답장을 보내왔다.

[아직이요.]

아직이요...

석지훈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직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나는 우유 한 모금을 들이마신 뒤 다시 물었다.

[그럼 원해?]

그리고 핸드폰을 옆에 내려놓은 채 냉장고에서 빵 한 조각과 상추 두 장을 꺼내 간단히 토스트를 만들었다.

담현아는 다시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아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와 정원에서 살구꽃 한 송이를 꺾었다. 그리고 별장 입구에 나와 보니 현정우가 문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호기심에 물었다.

“정우 씨는 어디서 사는 거예요?”

“석 대표님께서 옆 별장을 매입하셨어요. 매일 밤마다 지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방금 교대했습니다.”

“그렇네요, 그럼 지금 저랑 희연이 만나러 가죠.”

나는 최희연의 집으로 찾아갔더니 그녀는 별로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녀를 데리고 가게 계약을 마친 뒤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녀가 말하지 않으니 나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계약을 마친 뒤 최희연은 비서 강해온과 함께 가게 인테리어를 논의하러 갔고 나는 석씨 가문의 일을 처리하고 나서야 아이들을 보러 가려고 차에 올랐다. 그때 원태웅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어디야?]

[운성시.]

[둘째 형은 지금 상주시에 있어.]

[어제 저한테 말했어요.]

[상주시에서 다치지 않겠지?]

원태웅은 의문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뭐가 다친다는 거죠?]

[상주시에 형의 원수가 있어.]

그 말을 듣고 나니 순간 마음이 얼어붙은 듯했다. 나는 석지훈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때 원태웅이 나에게 물었다.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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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예진이 그의 아이를 몰래 지웠다니...그들의 결혼에서 과연 누가 잘못했고 누가 맞는지 나는 알 수 없었거니와 이해하기도 어려웠다.다행히 그들이 있는 곳은 외진 곳이라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아까 대화를 듣지 못했다.조민수는 눈을 꼭 감았다가 깊은 숨을 내쉬며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실망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예진 씨, 나도 오랜 시간 참고 견뎌왔어요. 하지만 이젠 지쳤어요. 이젠 그만 놓아줄게요. 더 이상 절 미워하는 여자를 붙잡고 싶지 않아요.”김예진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잘 있어요, 민수 씨.”알겠어요. 잘 있어요, 민수 씨그들은 그렇게 쉽게 헤어졌다.하지만 나는 석지훈과 절대 이렇게 쉽게 헤어질 수 없었다.왜냐하면 그를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이다.그때는 몰랐다. 때로는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정말로 그 지경에 이르게 되면 무력감만 느낄 뿐이었다.사랑이라는 길 위에서 우리는 모두 똑같았다.나는 구석에서 조민수가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김예진을 찾으러 나섰다.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언니.”김예진은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며 말했다.“수아야.”“언니, 아까 오빠랑 했던 얘기 다 들었어요.”“미안해, 너까지 걱정하게 해서.” 김예진이 말했다.나는 망설이며 물었다.“무슨 일 있었어요?”“방금 전에 남현 씨 형을 만났어. 남현 씨랑 정말 닮았더라고. 그 순간 진짜 정신이 나가버렸어. 네 오빠가 날 부르는 것조차 듣지 못했지.”김예진은 내가 이해하지 못할까 봐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여 설명했다.“남현 씨는 이미 세상을 떠났어. 난 그때 진심으로 남현 씨와 함께하고 싶었어. 근데 남현 씨가... 그리고 남현 씨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나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었어. 아주 오랜 시간 외롭고 힘들었는데 그때 네 오빠가 곁에서 함께 있어 줬거든. 그래서 결국 민수 씨를 용서하기로 했어. 근데 나중에 알게 된 거야. 네 오빠랑 남현 씨의 죽음이...”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53화

    나는 한성범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에 똑같은 물음을 석지훈한테도 물어본 적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한성범이 그를 한씨 가문의 사위로 삼더라도 그가 나를 선택하고 한성범과 멀어지게 되면 어떨지 물었다.석지훈은 이렇게 대답했다.“괜찮아. 만약 정말로 날 멀리하게 되더라도 상관없어. 난 애초에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니까.”나는 석지훈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와 헤어지는 건 더욱 불가능했다. 그 어떤 것도 내 마음을 흔들 수 없었다.게다가 한성범 역시 그를 바꿀 수 없었다. 그는 언제나 명확했고 어떤 선택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었다.“한번 해보시죠.”그는 여유로운 내 태도에 갑자기 나를 비꼬듯 말했다.“네가 그동안 해온 일을 들어보니 연씨 가문에서 석씨 가문로 옮겨갔지만 큰 성과는 없더군. 생각만큼 단호하지도 않고. 하지만 운이 좋았지. 연씨 가문이 무너지자 때마침 석씨 가문이 있었고 항상 지훈이가 뒤에서 너를 지켜줬어. 수아 씨, 만약 지훈이를 잃게 된다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 석씨 가문조차 지켜낼 수 없을 거고 결국 석씨 가문까지 잃게 될 운명이야.”결국 나는 석씨 가문을 잃게 될 운명...나는 순간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어르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죠.”한성범은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었고 나는 차갑게 말했다.“석씨 가문의 일은 어르신께서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지훈 씨는 절대 한씨 가문의 사위가 되지 않을 겁니다. 어르신 손녀도 별로 대단한 건 없어요.”한민영은 교만하고 제멋대로였다.“적어도 우리 민영이는 이혼한 적이 없단다.”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나는 더 이상 말싸움 하고 싶지 않았다. 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할까 두려웠다. 나는 짜증이 솟구쳐서 방을 나갔다.밖으로 나가니 멀지 않은 곳에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현성이 보였다. 그는 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우리 둘이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52화

    석지훈은 입꼬리를 휘어올 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르신은 온화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비록 악의는 없었지만 나는 마음 깊숙이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꼈다.한참 후, 어르신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쁜 아이로구나.”석지훈이 대답했다.“네, 정말 예쁘죠?”“지훈아, 언제 결혼할 생각이니?”그는 순순히 대답했다.“얼른 하려고요.”“그래, 가능한 빨리 준비해라.”어르신은 나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말투가 어쩐지 내 마음을 조금 불편하게 만들었다.여자의 본능적인 직감 때문인지 나는 왠지 모르게 눈앞의 어르신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아무리 석지훈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원태웅이 방을 찾아와 밖에 중요한 사람이 찾고 있다고 했고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방을 떠났다. 그리고 나가기 전에 내게 당부했다.“여기서 기다려.”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석지훈은 원태웅을 따라 방을 나섰다. 나는 그들이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나는 알 수 없었고 방에는 나와 어르신만 남게 되었다. 나는 이 상황이 어찌나 불편하고 어색했는지 몰랐다.내가 어색해하는 걸 본 어르신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내가 어렵느냐?”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닙니다, 어르신.”그러자 그는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지훈이가 너를 아주 좋아하더구나.”나는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는 다시 말을 꺼냈다.“나는 지훈이가 자신의 짝을 스스로 선택하는 걸 지지한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역시 내 직감이 맞았다.여자의 촉은 언제나 소름 돋게 맞았다. 나는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목소리를 낮추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지훈이는 정말 완벽한 사람이지. 어쩌면 이 세상에서 그와 같은 남자를 찾기는 힘들 거야.그리고 내게는 손녀가 하나 있다. 비록 그 애가 지훈에게 미움을 받고 있더라도 말이다.그 아이는 내 손녀이자 한씨 가문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야.”나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51화

    내 모든 사랑을 오직 너 한 사람한테 주고 싶다고...고현성은 한때 내가 사랑했던 남자였다. 그가 지금 이렇게 집요한 모습을 보이니 가슴이 아파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 마음을 다잡고 돌아섰다. 그에 대한 내 마음속 불쾌함은 갈수록 깊어졌다.그는 어떻게 계속해서 나한테 상처 입힌 뒤에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어떻게 내 모든 사랑을 오직 너 한 사람한테 주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이건 나를 조롱하는 거나 다름없었다.그때 나는 그한테 이생은 너 하나뿐이라고 했던 말을, 그리고 내가 또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이다.하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그때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람을 위해 평생을 바쳐야 했을까?고현성을 평생 지키는 게 당연한 건가?나한테 행복을 추구할 권리조차 없는 건가?나는 정말 어렵게 석지훈을 만났다.차갑기 그지없지만 나한테는 따뜻한 남자.평생 함께하고 싶은 남자.석지훈과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다. 나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다.석지훈이 냉랭한 태도로 “아직”, “다시는 없어”, “이생에 너 하나뿐”이라는 말을 하는 것도 좋고 다정하게 “아가”라고 부르는 것도 좋았다.그토록 강인한 남자였고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명확히 알면서 단 한 번도 나한테 상처 입힌 적 없는 그 남자를 나는 너무도 사랑한다.나는 이생에 그를 만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그리고 그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도 모른다.그는 말이 별로 없고 뭐든 짧게 말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여전히 그가 천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차갑고 냉혹해 보이지만 속은 누구보다 따뜻했다.그의 강렬하고 힘 있는 서체와 살짝 문학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말투와 고지식한 성격도 좋다.나는 그의 모든 게 좋았다.나는 귀빈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는 누구도 없었다. 창가에 기댄 채 창밖을 바라보는 남자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50화

    고민영은 눈치껏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떴다.“제 친구가 저쪽에 있어서 먼저 갈게요. 언니, 저랑 나중에 다시 얘기 나눠요.”또 나를 언니라고 부르다니...정말 답답했다.지금 자리를 뜬 것도 고현성에게 나와 둘만의 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왜냐하면 그녀가 떠나자마자 고현성은 곧바로 나에게 제안했기 때문이다.“우리 저쪽 가서 얘기 좀 할까?”나는 거절했다.“미안하지만,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요.”우리 둘의 일은 이미 과거형이었다.내 단호한 태도에 그는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계속해서 너한테 상처 줬어.”고현성의 목소리에는 묵직한 후회가 담겨 있었다.그는 화려한 연회장을 쓸쓸히 바라보며 말했다.“왜 우리가 이렇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너를 다치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 하지만... 우리 3년간의 결혼 생활에서 내가 먼저 잘못한 건 맞아. 그 후로도 내가 잘못했고, 물론 다 유서정 때문이긴 했지만... 변명하고 싶지는 않아. 모든 건 내가 저지른 일이니 책임도 내가 져야 해. 네가 나를 원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 그래도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고현성의 진심 어린 고백에 내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나는 그를 바라보며 애써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 슬픔에 젖은 그의 옆모습을 보며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삼켜버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연회장을 지나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수아야, 바람이 사는 거리는 너와 고정재의 이야기야. 하지만 우리 사이에는... 너한테 안겨준 상처 외에 남은 게 뭐가 있겠어?”나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과거 이야기는 그만해요.”“난 그때 오혜원을 시켜 네가 치료를 받게 할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지금도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 수아야, 하지만 이건 꼭 말하고 싶어. 내 평생 유일하게 후회하는 게 바로 2년 전 이혼 서류에 그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49화

    석지훈이 상주시에 있는 연회에 참석한다면 조민수도 분명 올 텐데 그때면 김예진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녀는 항상 나를 가족처럼 대해줬고 힘든 순간마다 나에게 도움을 주곤 했다.가는 길에 나는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요즘 잘 지내세요? 오빠랑 뭐 하세요?]그녀는 놀란 이모티콘을 보내며 답했다.[나랑 네 오빠는 집에 있어. 곧 연회에 참석할 건데 혹시 무슨 일 있어? 수아야, 너 혹시 지금 상주시야?”그녀는 금방 눈치챘다.나는 석지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그녀에게 답장을 보냈다.[네, 무슨 연회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지훈 씨가 말 안 했어요. 그냥 지훈 씨랑 함께 가는 거예요. 이따 거기서 봐요.”그녀는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한씨 가문이 상주시에 새로 지사를 설립했어. 그래서 현지 유명 가문들을 초대한 거야.”한씨 가문?혹시 한민영의 가문인가?그러면 석지훈이 상주시에 온 것도 원태웅이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것도 모두 이해가 됐다.그런데 나는 이 모든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나는 날카로운 옆태의 석지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언제나 그랬다. 무슨 일이든 혼자 마음속에 감추고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다.심지어 지금 참석할 연회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나는 그의 성격이 과묵한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점점 불안한 감정이 피어올랐다.마치 나와 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대부분 그의 바깥 세계에 있었던 것 같았다.나뿐만 아니라 우리 두 아이도 마찬가지였다.연회장에 도착한 후 석지훈은 먼저 차에서 내리더니 직접 내 차 문을 열어 주었다.그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나는 그의 팔짱을 끼고 조명 아래로 들어섰다. 연회장에 들어서자 은색 정장을 입은 고현성이 한눈에 들어왔다.그는 지금 고씨 가문의 고민영과 함께 있었다.고민영은 고현성의 사촌 여동생이다. 2년 전 1억 원을 들고 거리에서 모르는 사람과 연애하겠다고 나섰을 때 그녀와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48화

    나는 놀라운 마음으로 현정우를 보며 말했다.“보고 싶대요.”그는 웃으며 말했다.“대표님은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으시죠.”나는 다시 그에게 물었다.[정확히 어디에 있어요?]그는 영리하게 되물었다.[지금 상주시야?][네.]석지훈은 곧바로 나에게 위치를 보내왔다.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현정우와 함께 서둘러 찾아갔다.그곳에 무사히 있는 그를 보자마자 나는 문득 원태웅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나는 가까이 다가가 핑계를 대며 말했다.“셋째 오빠가 절 데리고 왔어요. 이곳 풍경이 좋다면서, 그러더니 여기 도착하자마자 날 버리고 가버렸어요. 그래서 상주시에 있는 김에 오빠한테 연락한 거예요.”석지훈은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너도 상주시에 오고 싶었던 거야?”당연했다. 그가 여기에 있으니 당연히 오고 싶었다.나는 그 앞에서 내 사랑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그의 팔을 끌어안은 채 말했다.“네, 너무 오고 싶었어요. 근데 상주시가 아니라, 상주시에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석지훈은 허리를 굽혀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현정우가 보는 앞에서 내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아가, 많이 컸네.”나는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왜 여기에 온 거예요?”“개인적인 일 때문에.”석지훈은 자세히 말하려 하지 않았고 나 역시 눈치채고 이내 질문을 바꿔 언제 운성시로 돌아가는지 물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밤에 연회가 있는데 같이 가 줄래?”나는 그와 함께 공식적으로 연회에 참석해 본 적이 없었다. 다소 기대되었지만 아이들이 마음에 걸렸다.그러나 고민 끝에 나는 따라가기로 했다.그는 나를 데리고 호텔로 갔다. 나는 침대에 기댄 채 지긋이 그를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씻을래?”그의 목소리는 더없이 부드러웠다.나는 그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어요.”나는 거절했다.그는 더 이상 나를 강요하지 않았고 그렇게 그 일은 지나갔다.나는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47화

    그녀의 질문에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라면 충분히 답을 알고 있을 만큼 똑똑했다.나는 침실에서 나오면서 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해?]주방으로 가서 우유 한 잔을 따르며 잠시 생각한 뒤 다시 물었다.[너랑 정재 씨, 둘이 관계를 맺은 적 있어?]담현아는 빠르게 답장을 보내왔다.[아직이요.]아직이요...석지훈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직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나는 우유 한 모금을 들이마신 뒤 다시 물었다.[그럼 원해?]그리고 핸드폰을 옆에 내려놓은 채 냉장고에서 빵 한 조각과 상추 두 장을 꺼내 간단히 토스트를 만들었다.담현아는 다시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아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와 정원에서 살구꽃 한 송이를 꺾었다. 그리고 별장 입구에 나와 보니 현정우가 문을 지키고 있었다.나는 호기심에 물었다.“정우 씨는 어디서 사는 거예요?”“석 대표님께서 옆 별장을 매입하셨어요. 매일 밤마다 지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방금 교대했습니다.”“그렇네요, 그럼 지금 저랑 희연이 만나러 가죠.”나는 최희연의 집으로 찾아갔더니 그녀는 별로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녀를 데리고 가게 계약을 마친 뒤 물었다.“무슨 일 있었어?”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그녀가 말하지 않으니 나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계약을 마친 뒤 최희연은 비서 강해온과 함께 가게 인테리어를 논의하러 갔고 나는 석씨 가문의 일을 처리하고 나서야 아이들을 보러 가려고 차에 올랐다. 그때 원태웅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어디야?][운성시.][둘째 형은 지금 상주시에 있어.][어제 저한테 말했어요.][상주시에서 다치지 않겠지?]원태웅은 의문스러운 말투로 물었다.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뭐가 다친다는 거죠?][상주시에 형의 원수가 있어.]그 말을 듣고 나니 순간 마음이 얼어붙은 듯했다. 나는 석지훈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그때 원태웅이 나에게 물었다.[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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