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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나는 항상 메이크업을 했다. 하나는 깔끔하게 살고 싶어서였고 다른 하나는 얼굴의 옅은 흉터를 가리기 위해서였다.

나는 입술에 팥색 립스틱을 바른 다음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에 웨이브를 넣었다. 그러고는 고급스러운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까지 신은 후 남자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현성과 고정재의 얼굴이 똑같긴 했지만 고정재는 절대 우리 집 밑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하여 아까 차에서 내리자마자 자연스럽게 고현성의 이름을 불렀던 것이었다.

고현성의 눈빛이 차갑고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나에게 궁금한 게 많으면서도 경계하는 듯했다.

나는 입술을 깨물고 그에게 물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그가 아무 말이 없자 내가 계속 말했다.

“여긴 우리 집이에요.”

고현성이 물었다.

“너희 집이라고?”

막연한 그의 눈빛을 보며 내가 대답했다.

“네. 우리 집이에요.”

고현성이 갑자기 물었다.

“누구야, 너?”

바람이 나의 긴 머리를 스쳤다. 나는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면서 물었다.

“왜 그렇게 망부석처럼 서 있어요? 이 집에 사는 사람이 현성 씨한테 중요한 사람인가요?”

가시 돋친 나의 말에 고현성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경고하듯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말조심해.”

나는 일단 한발 물러섰다.

“알았어요. 그럼 대답해봐요. 왜 여기에 있는지? 아까 갔잖아요.”

그는 나와 말을 섞고 싶지 않은지 입을 꾹 다물었다.

고현성은 늘 이런 남자였다. 모르는 사람이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거들떠보지 않았고 심지어 무시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모습에 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거기에 예전에 나에게 못 해줬던 것까지 생각이 난 바람에 좋지 않은 태도로 말했다.

“당장 가요. 그렇지 않으면 신고할 겁니다.”

잠시 후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에게 알려주었다.

“여긴 내 집이고 당신은 이곳에 있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당장 나가요.”

내가 다시 별장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연수아 맞지?”

나는 고개를 홱 돌렸다.

“날 기억해요?”

“사람들이 연수아라는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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