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1화

“정재의 행방은 나도 몰라. 걔는 나랑 연락이라는 걸 안 하거든.”

고승철이 실망스러운 말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물었다.

“그나저나 정재 행방은 왜?”

문득 고현성이 금운의 마을에서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고정재는 성격이 무뚝뚝한 데다가 속으로 고씨 가문을 업신여기고 있어 고승철과 점점 연락을 끊었다고 했다.

행방을 모른다는 고승철의 말에 나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드리워졌다. 조민수는 고정재가 아직 운성시에 있다는 것만 알아냈지, 구체적인 행방은 찾지 못했다.

고승철이 나를 부르면서 또 물었다.

“정재를 찾는 이유가...”

나는 그의 말을 자르고 대충 둘러댔다.

“우리 엄마가 생전에 피아노를 좋아하셨거든요. 예전에 고정재 씨 연주회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주 진한 감동을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 엄마 9주년 제사에 고정재 씨를 초대하고 싶어서요.”

아마 이보다 더 구차한 변명은 없을 것이다. 고승철은 내가 얘기하길 꺼리자 더는 캐묻지 않고 고정재의 행방을 알고 있는 사람을 알려주었다.

“현성이는 무조건 형 소식 알고 있을 거야.”

“그럼 아버님이 대신 물어봐 주실 수 있어요?”

내가 망설이며 묻자 고승철이 난감해하며 거절했다.

“정재 일은 지금까지 신경 쓴 적이 없었어. 그러니까 수아 네가 직접 현성이한테 물어봐. 정재 어디 있는지.”

고승철의 교활한 속셈을 내가 모를 리가 없었다. 나더러 직접 고현성을 찾아가라고 한 건 우리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서였다.

그렇다. 그는 아직 우리가 다시 잘되길 바라고 있었다. 왜냐하면 연씨 가문이 아직 나의 손에 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고현성이 나를 잊어버렸다. 갑자기 찾아가서 고정재의 행방에 대해 묻는다면 절대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고승철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고승철은 전화를 뚝 끊은 다음 고현성이 지금 지내고 있는 거처의 주소를 보냈다. 나는 그 문자를 보자마자 그냥 삭제해버렸다.

다른 방법을 찾아서 고정재를 찾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는 고현성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우린 만나지 말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