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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나와 최희연은 고현성을 만나기 전부터 친구였다. 하여 내가 고현성을 좋아하는 마음도 알고 있었고 모든 비밀번호가 고현성을 만난 그날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바로 2009년 12월 27일, 첫눈이 내리던 그날이었다.

“수아야, 안색이 너무 창백해. 억지로 웃지 않아도 돼.”

“그래?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나는 카페에서 최희연과 잠깐 얘기를 나눈 후 나왔다. 별장으로 돌아가 계속 틀어박혀 있으려던 그때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전화를 받고 물었다.

“누구세요?”

“고씨 가문 사모님 임지혜입니다.”

내가 피식 웃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잖아요.”

임지혜는 잠깐 멈칫하다가 집념을 버리지 않고 말했다.

“알아요. 근데 수아 씨한테 알려주고 싶었어요. 내가 바로 고현성의 아내고 당신 때문에 고씨 가문 사모님의 자리를 3년이나 놓친 임지혜라고요. 연수아 씨, 난 현성이를 3년 기다렸고 당신을 3년 참았어요. 지금은 그때 잘못된 걸 바로잡았을 뿐이에요. 난 드디어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고현성의 아내가 되었어요.”

고현성의 아내 자리가 남들의 존경의 받아야 한다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되었다. 그녀가 자기 자신을 아끼면 모를까.

나는 딱히 관심 없는 말투로 말했다.

“네.”

그런데 임지혜가 말하다가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난 수아 씨를 탓한 적이 없어요. 그때 수아 씨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재벌 집 딸이 사모님이 되었을 테니까요.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수아 씨처럼 착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 사람을 상대하느라 몇 년 동안 편히 살지도 못했을 거예요. 어찌 보면 수아 씨한테 내가 고마워해야 해요.”

나는 차분하게 물었다.

“그래요?”

‘난 착한 게 아니라 싸우기 싫었을 뿐인데.’

“네. 내가 잘못했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현성이랑 오래전부터 결혼하고 싶었거든요.”

잠깐 멈칫하다가 임지혜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난 현성이의 아내 임지혜예요.”

나는 싸늘하게 그녀에게 귀띔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잖아요. 아버님이 허락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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