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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나는 연애를 하고 싶었고 사랑받는 게 어떤 건지 느껴보고 싶었다. 설령 그게 진심이 아니더라도. 왜냐하면 나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런 속상한 일 같은 건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실눈을 뜨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차를 몰고 가려는데 고현성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너무나도 위험한 행동에 나는 차를 멈추고 욕했다.

“미쳤어요?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요!”

고현성의 얼굴에는 두려움이라곤 없었고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냥 쫓아내려는데 그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아직도 날 사랑해?”

질문이면서도 긍정의 한마디였다.

3개월 후면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된다는 사람이 지금 이런 소리를 했다. 자신이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따지고 보면 그에게 이런 기회를 준 것도 나였다. 나의 나약한 모습을 그에게 완전히 보여주고 말았다.

‘굳이 탓하려면 확고한 내 사랑을 탓해야지. 내가 현성 씨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정도로 확고하니까.’

“그래요. 사랑해요. 그래서 싫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지만 홧김에 한 말인 것도 사실이었다. 고현성은 실눈을 뜬 채 운전에 집중하라고 했다.

“연씨 별장으로 가.”

“현성 씨는?”

나의 질문에 그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나도 같이 가야지.”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됐어요. 난 현성 씨를 우리 집에 데려가고 싶지 않아요.”

“그럼 고씨 별장으로 가.”

나는 차를 운전하여 고씨 별장에 도착했다. 고현성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내 손목을 잡고 별장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누가 정리했는지 매우 깨끗했고 소파도 흰 천으로 뒤덮어놓은 게 사람 사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고현성은 손목을 내려놓고 흰 천을 치웠다. 나는 소파에 앉았고 그는 주방으로 들어가 따뜻한 물 한 잔을 떠다 주었다.

따뜻한 물을 들고 있는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오후 시간이라 창밖의 햇살이 나의 몸을 비춰 너무도 따뜻했다. 고현성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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