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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작가: 십일
소진헌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요.”

재석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서야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가 떠나고 나자, 정은은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 짐을 내려놓느라 바빴다.

이미숙과 소진헌은 오랜만에 딸의 거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방 두 개에 거실 하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집이었다.

배치와 인테리어는 오래된 느낌이 강했지만, 안에 있는 가구들은 모두 새것이었다. 소파, 서랍장, 전자 기구들까지, 부족한 게 없어 보였다.

낡아서 개선할 수 없는 흠집들은 아기자기한 장식품들로 가려져 있었다. 흠이 있었지만, 그 흠마저도 나름대로 정성껏 숨긴 흔적이 역력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꽤나 정교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원래 정은의 부모는 낡은 계단을 올라올 때부터 딸의 거주 환경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미숙은 그런 딸의 집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정은이 직접 세낸 집을 이렇게 아늑하고 정성스럽게 꾸며놓았다는 사실에, 그리고 딸이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점에 대견함을 느꼈다.

인생은 대충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생활에 대한 태도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딸이 몸소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미숙이 소진헌과 막 결혼했을 당시, 소진헌의 월급은 겨우 60만 원에 불과했다.

그중 40만 원은 부모님께 용돈으로 드려야 했으니, 젊은 부부에게 남겨진 돈은 20만 원뿐이었다.

정은이 태어난 후, 살림살이는 더 빠듯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숙은 반달에 한 번씩 꼭 꽃을 샀다.

형편이 괜찮을 때는 꽃집에서 비싼 꽃을 샀고, 월말이 되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주말에 등산을 가며 들꽃을 따다 꽃병에 꽂았다.

정은은 어릴 적부터 이미숙이 참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심지어 가끔씩 보여주는 ‘대범함’은, 일반적인 가정에서 자란 사람 같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그러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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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헌이 물었다.“당신이 무슨 경찰이야? 게다가 정은이도 당연히 그 교수님의 개인 사정에 대해 잘 모르겠지. 다음에 직접 조 교수에게 물어보자.”이미숙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야죠.”“아니... 진심이야?” 소진헌은 놀랐다.이미숙은 눈을 부라렸다.“정은아, 설탕 있어?”“네, 가져올게요.” 말하면서 정은이 일어섰다.딸이 떠나자, 이미숙은 그제야 소진헌에게 말했다.“정은이 평소에 혼자 지내는 데다가, 이 조 교수님과 이웃이잖아요. 두 사람의 관계도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고. 그러니 좀 분명하게 물어봐야 하지 않겠어요?”“하긴, 역시 우리 마누라가 똑똑하네, 헤헤...”이미숙은 그를 노려보았다.“저리 좀 가요. 이따가 정은이가 나오면 어떡하려고요?”“에헴!” 소진헌은 바로 똑바로 앉았다.“그럼 조심해야지!”방은 이미 다 정리되었고, 정은은 심지어 부모님을 위해 새로운 침대를 바꾸기도 했다.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도 모두 새로 산 것이라, 깨끗이 씻고 햇볕에 말린 다음 침대에 깔았다.“엄마, 아빠, 일단 낮잠 좀 주무세요. 이따가 두 분 데리고 나가서 구경할게요. J시에 몇 번이나 오셨는데, 두 분 데리고 놀 기회가 없었잖아요. 이번에 다 보충할게요.”소진헌과 이미숙은 J시에 온 적이 있었다.정은이 대학 다니는 동안, 그들은 그녀를 보러 세 번 찾아왔다.처음은 신입생으로 입학할 때 정은과 같이 등록하러 왔었다.두 번째는 정은이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여름방학할 때 한 번 왔었다.강도겸을 한 번 보고 싶어서.그들이 온 지 3일이나 되었지만, 이틀 동안 줄곧 정은이 그들과 함께 했다. 도겸은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나타나더니 황급히 식사를 한 후에 다른 일이 있다는 핑계로 떠났다.세 번째는 정은의 졸업식이었다.두 사람은 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목격하며 무척 기뻤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그녀가 뜻밖에도 스스로 대학원으로 진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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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이 이렇게 놀란 것도 당연했다.우선 평소 이 시간에 재석은 실험실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다른 곳에 나타날 리가 전혀 없었다.둘째, 그와 소진헌은 뜻밖에도 장기를 두고 있었고, 손에는 '탁상달력필기'가 놓여 있었다.두 사람은 매우 즐겁게 얘기를 나누며 무척 화기애애했다.“정은아, 돌아왔어?”인기척을 듣고 소진헌은 즉시 현관을 바라보았다.재석도 고개를 돌렸는데, 정은과 시선을 마주했다.그 순간, 재석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여기에 있는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선배님이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정은은 반응하며 슬리퍼를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갔다.재석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진헌이 앞다투어 입을 열었다.“오전에 내가 네 엄마와 외출할 때 계단에서 조 교수를 만났거든. 그래서 집으로 초대했어.”그러나 얘기를 나누자마자, 소진헌은 자신이 어떤 화제를 언급하든 재석이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심지어 화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후에 물리와 관련된 일을 말하니, 그것은 재석의 본업이었기에, 두세 마디로 소진헌은 철저히 탄복했다.“나도 이제 늙었구나, 지금은 젊은이들의 세상이야!”재석은 얼른 손을 흔들었다.“천만에요, 아저씨야말로 진정한 실력자시죠.”그도 인사치레를 하는 게 아니었다.소진헌은 엄청난 지식을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방식이 뛰어났다. 이는 그가 대학교를 다닐 때 착실하게 공부한 덕분이었다.재석도 이 점을 예상했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정말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소진헌이 현재 물리 분야의 최신 연구 방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그 외에도 소진헌은 관련 분야의 일부 최신 연구 성과를 말해낼 수 있었다.이것은 일반 대학생이 아니었다. 장시간, 주기적으로 논문을 읽어야만 이런 실력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평소에 논문을 읽는 습관이 있으시죠?”“매일 수업 준비를 마치면 심심풀이 삼아 한두 편 정도 보곤 했지.”“방금 언급하신 플라스틱 표적의 중성미자에서 내부 양자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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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헌은 아직 흥을 다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조 교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말하면서 물 두 모금 마신 다음, 입맛을 다시며 계속 감탄했다.“확실히 괜찮네...”정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아빠, 무슨 이상형이라도 만나신 거예요?”“헛소리! 내 이상형은 너희 엄마뿐이야!”‘또 애정을 과시하고 있군!’어제 돌아다니느라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오늘 소진헌과 이미숙은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쉬기로 결정했다.정은은 자연히 그들의 의사를 존중했다.푹 쉰 다음, 세 식구는 또다시 집을 나섰다.이번에 주로 한옥마을을 구경하러 갔다.정은은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을 했다.이미숙은 특별히 한복을 입고 사진까지 찍었다.스태프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다.“어머, 어쩜 이렇게 우아하세요. 정말 그 시대에서 오신 분 같아요...”이미숙도 덩달아 웃었다.칭찬을 듣기 싫어하는 여자는 없었다.사진사의 안목은 확실히 괜찮았고, 마지막에 나온 사진들은 정말 아름다웠다.이날 밤, 소진헌은 혼자 잤고, 정은은 엄마와 같이 잤다.이미숙은 어릴 때처럼 그녀를 품에 안았다.정은은 어머니의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곧 꿈나라로 들어갔다.이른 아침, 정은은 일어나서 이메일을 확인했다.뜻밖에도 전에 투고한 생물잡지의 답장을 받았는데, 그녀에게 관련 참고문헌을 완전하게 보충하라고 했다.정은은 원고를 확정하기 전에 이미 한 번 검사했지만, 빠뜨린 상황이 있을 수도 있었다.그러므로 만일을 대비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아빠, 엄마, 저 도서관에 좀 다녀올게요. 빠르면 점심에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그래, 가서 일 봐, 우리 신경 쓸 거 없어!”점심에 날씨가 갑자기 변했다.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다가, 밥을 먹은 사이에 하늘이 흐려졌다.이미숙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봤다.“곧 폭우가 쏟아질 텐데. 정은이가 나갈 때 우산을 안 가지고 나갔잖아요. 우리가 갖다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어차피 가까우니 시간도 얼마 안 걸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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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50미터 간격으로 도로 표지판이 있는데, 그 위에 도서관의 방향이 표시되어 있어요.”재석은 걸으면서 설명했다.“학교는 큰 고리형이라서, 왼쪽은 강의동이고, 오른쪽이 바로 도서관이에요...”소진헌은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노선을 그리려고 노력했다.그런데 세 사람이 말하는 사이에 정은은 마침 위층으로 올라왔다. 그들은 서로를 마주쳤다.“엄마 아빠? 나가시려고요? 밖에 곧 비가 내릴 것 같은데...”그리고 재석도 옆에 있었다.“선배님?”이미숙은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정은은 바로 재석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그러나 남자는 손을 흔들었다.“천만에, 돌아왔으면 됐어.”네 사람은 다시 올라갔다.“방금 정말 고마웠어. 다음에 집에 와서 밥 먹지 그래? 내가 직접 요리할 테니까 내 요리 솜씨 좀 맛봐!”소진헌은 열정적으로 초대했다.이미숙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그들 일가족은 남에게 밥을 해주기를 좋아했다.하지만 나름 다른 점도 있었다.소진헌은 요리 솜씨를 과시하기 위해서이고, 이미숙은 열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녀가 손을 쓸 필요가 없었으니 그냥 입만 놀리면 됐다.정은은 단순히 음식을 만들기를 좋아했다. 많이 하면 혼자 먹을 수 없었기에 다른 사람을 초대했던 것이다.재석은 내색하지 않고 정은을 바라보더니,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돌아오자, 이미숙은 소진헌을 비웃었다.“다급하긴요. 남이 당신 요리 솜씨가 좋다는 것을 모를까 봐 그래요?”소진헌은 헤헤 웃었다.“좋은 요리 솜씨가 있으면 당연히 보여줘야지. 보여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똥폼 잡긴!”정은은 슬리퍼로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물었다.“아빠, 선배님이랑 언제 이렇게 친해졌어요?”조 교수라 하면서 말까지 놓았다니.“그거 모르지? 사람은 사귀어야 하는 법이거든. 나와 조 교수도 다 물리를 배웠고, 장기를 좋아하니 당연히 친해지는 거 아니겠어?”이미숙은 매정하게 그의 속마음을 들추어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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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마치자, 소진헌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나갔다.정은은 멍해졌다.‘됐어, 두 분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자...’실험실에서.재석은 지난주에 나온 두 조의 데이터를 검사하고 있었다. 제2조 제4열에 편차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는 태민을 부르려고 했는데 갑자기 벨소리가 울렸다.그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네, 누구시죠?”[선배님, 나예요, 소정은.]재석은 멈칫했다.자료를 쳐다보던 시선을 천천히 옮기며 말투도 누그러졌다.“무슨 일 있어?”[엊그저께 우리 아빠가 선배님을 집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직접 선배님에게 요리를 해주고 싶다면서... 시간 없어도 괜찮아요. 내가 다음에...]“시간 있어요.”정은은 잠시 멈칫했다.[실험실은 바쁘지 않는 거예요?]“응.”[그럼...]“저녁에 보자. 아저씨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줘. 특별히 날 위해 요리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시다고.”[천, 천만에요.]전화를 끊은 후, 정은은 좀 어리둥절해졌다.‘뭐지... 어제 미진 언니가 톡으로 최근 진도 때문에 바빠서 미칠 지경이라고 하셨는데. 선배님은 왜 바쁘지 않다고 말한 거지?’진욱은 재석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일부러 그의 어깨를 쳤다.“누가 전화를 했는데? 정은이지? 나 정은이 목소리 들은 것 같아.”재석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알면서도 묻는 거야?”진욱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나는 삼일 째 밤을 새우고 있단 말이야. 미진이와 태민이도 너무 힘들다고 난리야. 그런데 우리 조 교수님은 오히려 바쁘지 않다고 말씀하시다니. 데이트가 있는 남자라서 그런가, 다르긴 정말 다르구나.”사실 재석은 그 누구보다도 밤을 많이 새웠다. 그러나 그는 아주 홀가분하고 유쾌해 보였다.‘설마 우리 모두 가짜 실험을 하고, 가짜 보고서를 내고, 가짜 논문을 쓴 것은 아니겠지?’재석은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진욱과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목 시계를 가리켰다.“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어제 너에게 초판 실험 데이터를 주지 않았어? 이미 9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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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숙은 길치였다.이렇게 큰 정원은 말할 것도 없고, 가본 적이 없는 작은 골목에 들어서도 늘 길을 잃곤 했다.“엄마, 어떻게 길을 찾으신 거예요?”이미숙은 단번에 말문이 막혔다.“나도 모르겠어. 그냥 이렇게 가면 된다는 직감을 받아서? 그런데 바로 나올 줄은 몰랐어...”소진헌도 감탄을 했다.“역시 아내를 믿어야 되는 거야!”부녀는 모두 이미숙이 운 좋게 맞혔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미숙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정교한 정원, 은폐된 작은 문, 이 모든 것은 전부 그녀의 기억 속 깊은 곳에 숨겨 있었던 장면이었다....같은 시간, 같은 정원에서.현빈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시고 예전에 살던 정원에 왔다.십여 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두 노인은 본관의 인테리어가 여전히 예전과 똑같다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그리움을 드러냈다.당시 이 정원을 상납할 때, 그들은 요구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본관의 물건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 미숙이가 돌아와서 이 낯선 집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괴로워할까?’봉수진은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그들 가족이 십여 년 동안 살았던 이 곳을 똑똑히 보려고 했고, 머릿속에는 이미숙이 어렸을 때 정원에서 놀던 장면이 가득했다.“미숙아, 물고 좀 봐. 대나무 잎을 따서 누구에게 주려고?”“아빠한테 줄 거예요, 헤헤!”딸의 웃음소리는 여전히 귓가에서 맴돌았고, 그때의 기억도 마치 어제 금방 일어난 일인 것만 같았다.“당신,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난 자꾸만 미숙이가 우리 곁에 있는 것 같아요...”봉수진은 복도 기둥을 만지며 말했다.“봐요, 미숙이가 그린 그림이 아직 남아 있잖아요.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가능하다면 봉수진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그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봉수진은 딸을 지키며 딸에게서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미숙이 우리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잘 보호할 거야! 미숙아, 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동안 잘 지내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91화

    정은은 다시 한번 자세히 훑어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이미숙은 걸어가서 자신의 딸과 함께 전시판 앞에 섰다.“전쟁이 끝난 후, 이원은 이씨 가문의 후손들에게 돌려주었다고 적혔는데, 돌려준 이상 이 정원은 개인 정원인 거잖아?”‘개인의 것이니 왜 모든 관광객들이 참관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티켓을 살 필요도 없고. 마치 자선하는 것처럼 말이야. 정말 이상해!’그러나 이미숙도 깊이 연구하지 않고, 일가족은 계속 동쪽으로 걸어갔다.이 정원은 정말 컸는데, 10여 분을 걸어서야 다음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건물 옆에는 작은 대나무 숲이 있었는데, 대나무 숲 밖에는 청석판이 깔려 있었고, 대나무 숲 깊은 곳까지 뻗어 있었다.구불구불한 길은 신비한 느낌을 더해주었다.바람이 불자, 대나무 잎도 따라서 소리를 냈다. 바람도 대나무의 맑은 향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일가족은 안내판을 따라 앞으로 걸었고, 소진헌은 사진을 찍으면서 감탄했다.“정말 너무 예쁘네!”세 식구가 작은 정원을 지나, 좁은 문을 나가자, 눈앞이 탁 트였다. 평지의 끝에는 기품 있는 집이 하나 있었다.웅장하면서도 화려했다.한가운데에 현판이 걸려 있었는데, 위에는 ‘본관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안에는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그들은 바깥에서 참관할 수밖에 없었다.이미숙은 천천히 다가가더니, 노란색 선 밖에 멈춰 섰다.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수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도저히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그녀는 망연히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그 익숙한 느낌이 갈수록 강렬해졌다.나... 여기에 온 적이 있는 것 같은데?’정은은 여전히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이미숙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심지어 곤혹을 드러내고 있었다.“엄마?” 그녀가 소리쳤다. “왜 그래요?”소진헌도 고개를 돌렸다.“햇볕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좀 쉴까?”이미숙은 웃으며 고개를 살며시 흔들었다.“괜찮아요, 그냥... 여기가 너무 예뻐서 그래요. 만약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90화

    “뭐가요?” 선우는 영문을 몰랐다.“그때 정은과 헤어진 거 말이야, 내가 잘못한 거야?”“형...”도겸을 바라보는 선우의 눈빛은 많이 복잡했다.“그걸 이제야 깨달은 거예요?”도겸은 말을 하지 않았다.“정은 누나가 얼마나 좋은 여자인데! 나 같으면 어디 다칠까 봐 평생 아껴줄 거예요...”말실수 했다는 것을 깨달은 선우는 즉시 말을 바꾸었다.“물론 난 누나에게 그런 마음이 있는 게 아니에요. 그냥 그렇다는 거지. 내가 만약 형이었다면, 정은 누나를 꽉 붙잡았을 거예요.”좋은 여자는 흔한 존재가 아니었기에, 손을 놓은 순간,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이끌 것이다.“그때 내 생일날 말이에요, 정은 누나는 기분 좋게 와서 내 생일을 축하해 주었는데, 형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헤어지자고 말했잖아요. 나 그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동건이 형도 그래요! 그날 후에 조용히 나에게 말했는데, 형이 조만간 후회를 할 거라고.”다만 그런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다.두 사람도 꽤 오랫동안 사귀었으니, 6년이 지난 지금, 누가 뭐라 해도 그들은 다시 화해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에 정은이 정말 떠났을 줄이야.“도겸이 형, 지금 심정을 잘 알겠는데, 지금 정은 누나는...”“난 이미 잘못을 깨달았고, 또 잘못을 인정했어.”도겸은 눈을 드리우며 손에 든 담배를 꽉 쥐었다.“그러나 정은은 여전히 날 용서하려 하지 않잖아... 선우야, 내가 어떻게 해야 이 일을 만회할 수 있을까?”이 질문에 선우도 골치가 아팠다.‘정은 누나는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하지만 그는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슬퍼해하는 도겸을 보며 선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형, 사실 좋은 여자는 엄청 많아요. 이제 앞을 보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또 다른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도겸은 가볍게 웃었다. 담배는 이미 구겨졌고, 부스러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그래, 좋은 여자는 많지만 정은은 하나밖에 없잖아.”선우는 어안이 벙벙했다.‘이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9화

    밖에 나오자, 세 사람은 모두 술을 마셨기에 각자의 전화로 대리운전을 불렀다.기다리는 사이에 선우는 갑자기 담배를 피우고 싶었다. 그는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려 했지만 라이터를 찾지 못했다.동건에게 달라고 할 때, 그는 자신의 차를 가리켰다.“뒷좌석에 있으니까 혼자 가지러 가.”선우는 차 문을 열고 라이터를 찾았다.“아, 여깄었네...”그는 담배에 불을 붙인 다음 라이터를 동건에게 돌려주었다.방금 뒷좌석에서 본 숄을 떠올리며 선우는 입가를 실룩거렸다.“형 이제 차에서 그런 짓 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야?”동건은 영문을 몰랐다.“그런 짓? 무슨 말을 하는 거야?”“모르는 척할 거예요? 뒤에 숄이 있잖아요? 그건 여자만 입는 거 아니에요? 그것도 노란색. 솔직히 말해요, 어느 여자가 남긴 거예요?”동건은 어이가 없었다.“헛소리 하지 마.”“어머, 인정 안 하는 거 좀 봐요, 이건 형 답지가 않은데.”“인정하긴 개뿔! 그거 정은 씨 어머니의 숄이야. 내일 돌려주려고 했다고. 그런데 무슨 더러운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너 야동 좀 그만 봐!”선우는 깜짝 놀랐다.“정은 누나 어머니요? 그 분의 물건이 왜 형의 차에 있는 거죠?”한쪽에 있던 도겸은 저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웠다.동건은 방금 입을 열려고 했는데, 선우와 도겸이 모두 궁금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 헤헤 웃으며 갑자기 말하고 싶지 않아졌다.“글쎄, 그건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선우는 계속 추궁했다.“무슨 이유인데요?”“아니, 왜 질문이 이렇게 많아? 너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당연히 상관이 있죠! 난 이미 오랫동안 정은 누나의 소식을 듣지 못했거든요. 지난번에 다리가 부러져 이주 넘게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정은 누나가 병문안 하러 왔었거든요. 날 그렇게 걱정하고 있으니 나도 당연히 누나를 관심해야 하지 않겠어요?”“뭐? 정은 씨가 병문안을 갔었다고?” 동건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하며 곁눈질로 줄곧 도겸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는 몸을 살짝 기울이더니, 눈썹을 치켜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8화

    동건은 얼마 전에 도겸의 회사에 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운 서연희의 어머니와 양아치 같은 남동생을 떠올렸다.“아이가 없어졌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서영숙은 아마 울다 기절할지도 모른다동건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곧 그가 부른 대리도 도착했다.“저기요! 대표님! 잠시만요!”동건이 뒷좌석 차 문을 열고 앉으려 할 때, 레스토랑 지배인이 그를 불렀다.“무슨 일이에요?”“방금 저희가 룸을 청소할 때 이 숄을 발견했습니다. 그 위에 브로치가 하나 있는데, 아마도 여성분이 빠뜨린 것 같습니다...”정은네 일가는 이미 떠났기에, 지배인은 그들과 함께 밥을 먹은 동건을 보자마자 즉시 그를 불렀다.“이리 줘요, 내가 돌려주면 되니까.’“네, 감사합니다.”동근은 숄을 뒷좌석에 놓고는 내일 사람 시켜 정은에게 돌려주려 했다.“가요, 선생님.”“네.”도중에 선우에게 전화가 왔다.[형! 왜 아직도 안 온 거예요? 지금이 몇 시인데. 우리 지금 형 하나만 기다리고 있단 말이에요! 요 며칠 너무 신나게 놀다가 몸이 약해진 거예요?]선우가 있는 곳은 좀 시끄러웠는데, 클럽이 아니면 술집이었다.“꺼져, 이 미친 자식아! 말도 참 더럽게 하네! 딱 기다려, 곧 도착할 테니까!”동건은 주소를 물어본 다음 직접 대리에게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슬라이드 바에서.선우가 나와서 동건과 어깨동무를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왜 이렇게 급하게 달려온 거예요? 어느 여자의 품에 있다 온 건 아니겠죠?”“꺼져, 정상적인 식사를 했을 뿐이니 함부로 말하지 마.”선우는 입을 삐죽거렸다.“내가 믿을 것 같아요?”“난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니 이상한 루머 좀 퍼뜨리지 마세요.”“가짜 여자친구잖아요?” 선우는 히죽거리며 말했다.동건은 멈칫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누가 그래?”“수민 누나가요.”“언제?”선우는 잠시 생각했다.“지난 주말이었을 걸요? 테니스를 치러 갔는데, 한 남자와 아주 다정하게 옆방에서 공을 치고 있더라고요...”남자는 수민의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7화

    이미숙은 이렇게 말했다.“뭘 먹을지 모르겠으면 제일 비싼 레스토랑으로 정해. 가격은 모든 것을 대표할 순 없지만 적어도 성의를 표시할 수 있으니까.’그래서 동건은 레스토랑의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또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이미숙은 감사 인사를 해야 했으니 틀림없이 식사 자리를 비싼 곳으로 정할 것이다.금요일, 저녁.동건은 10분 앞당겨 도착했는데, 정은네 일가는 그보다 더 일찍 도착할 줄이야. 그들은 이미 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원래 정은은 수민까지 불렀지만, 그녀는 너무 바빠서 이미 연속 이틀동안 야근을 했기에 정말 시간이 없었다.“정말 안 올 거야? 고동건 씨도 있는데.”수민은 눈을 부라리더니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그래서? 그 남자가 있으면 내가 가야 하는 건가?]“두 사람 지금 사귀고 있잖아. 다 먹으면 동건 씨는 또 네 기사가 되어 널 집에 데려다줄 수 있고.”[쳇, 누가 데려다 달라고 했어? 나한테 차가 없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우리는 가짜 커플이잖아. 넌 그걸 모르는 것도 아닌데, 지금 자꾸 비아냥거릴 거야...]룸 안에서.동건은 웃으며 인사를 했다.“두 분도 참, 저도 간단하게 도와드렸을 뿐인데, 이렇게 특별히 밥을 사주시다니!”“당연히 그래야지.”소진헌은 웃으며 그와 악수했다.‘네가 나석천 편집장님을 정은에게 소개해준 덕분에 지금의 『7일담』이 있게 된 거야.”이미숙도 옆에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부부는 동건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젊었다.소진헌은 훤칠하지만 우아한 기질을 선보이고 있었다. 옷이든 하는 말이든 모두 지식인만이 가지고 있는 기질을 내뿜었다.이미숙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파란 원피스에 긴 머리를 걷어올린 채로 소진헌의 곁에 서 있으니 침착하면서도 도도했다.그녀가 서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곧 음식이 올라왔다.소진헌은 좋은 술 한 병을 가지고 왔다. 가득 따른 후, 그는 먼저 마시며 동건을 바라보았다.“작은 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6화

    “정말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전...”재석은 잠시 멈칫했다.“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뭐?!” 소진헌은 갑자기 흥분해졌다.“정말이야? 고백은 했어? 왜 아직도 사귀지 않은 거야?”잇단 질문에 재석은 말문이 막혔다.‘이럴 줄 알았으면 대답하지 말걸 그랬어.’네 사람은 집 앞에서 헤어졌다.재석은 왼쪽으로 향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고, 정은네 일가족은 명이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이미숙은 웃으며 그에게 감사를 표시했다.“오늘 덕분에 잘 먹었어.”“에이,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저는 오늘 아주머니의 사인을 받았잖아요.”이 말 한마디에 이미숙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정은은 샤워하러 갔다.평소처럼 머리를 묶고 머리가 젖지 않도록 샤워모자를 썼다.그러나 손을 뒤로 뻗은 순간, 딱딱한 집게핀을 만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머리가 이미 묶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정은은 고개를 힘껏 흔들었다. 그러나 머리카락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음, 정말 대단한 수법이야. 그런데 왜 나만 못하는 거지? 말도 안돼, 이건 너무 말이 안 되잖아! 짜증나!’이미숙과 소진헌은 씻은 다음 이미 방으로 돌아가 누워있었다. 부부는 불을 켜고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나석천이 이때 문자를 보내왔다.[이 작가님, 축하드립니다!][『7일담』은 오늘 판매량이 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미 몇 개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이 책의 영화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받고 싶다고 했어요.][30분 전에 출판사의 전화를 받았는데, 첫 번째로 인쇄한 책은 이미 품절되었고, 공장은 밤새 인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가님의 다른 배당금도 이미 도착했고요. 잠시 후에 계좌로 넣어드릴게요.][원래 전화로 말하고 싶었지만, 이 시간에 이미 주무셨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이렇게 문자를 보냈어요. 내일 전화로 말할 수도 있지만, 정말 너무 흥분해서요.]이미숙은 문자를 보고 나서 자신의 남편을 꽉 껴안았다.소진헌은 갑작스런 포옹에 흠칫 놀랐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5화

    “자.”정은은 목을 움직이더니 또 고개를 저었다. ‘어, 정말 안 떨어지네. 꽤 단단하게 묶었나 봐.’“어머! 아가씨 남자친구는 정말 빨리 배웠네요. 나보다 더 잘 하는 것 같아요!” 사장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재석도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정은은 설명하려 했다.“제 남자친구 아닌...”그러나 사장님은 그녀에게 말을 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예전에는 시집간 여자들이 머리를 걷어올렸어요. 시집간 후, 금슬이 좋다면 남편이 직접 부인을 위해 머리를 묶어주었고요. 이게 다 의미가 있는 거예요. 우리 고향에서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빗겨주며 백년해로하고 영원히 한마음을 맺는다는 뜻이 있어요.”“안타깝게도 지금 이 남자들은 머리를 묶어주긴커녕 빗으로 간단하게 빗겨주는 것도 귀찮다고 하니 정말 게으름뱅이와 다름이 없다니깐요. 하지만 아가씨 남자친구는 정말 대단해요.”사장님은 재석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빨리 배울 뿐만 아니라 인내심이 있어서 직접 아가씨를 위해 머리를 말아올렸잖아요.”“이 사람은 제 남자...”“아가씨, 이 총각 꼭 소중히 여겨야 돼요. 요즘은 좋은 남자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정은은 속이 답답해졌다.‘내 말을 끝까지 들어줄 순 없는 거야?’두 사람은 노점을 떠나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재석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제 할 줄 아는 거야?”“뭘요?”“머리카락을 걷어올리는 거.”정은은 말을 하지 않았다.‘난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배우라는 거야?!’재석이 말했다.“내가 다시 한번 가르쳐줄까?”“아니요!” 정은은 얼른 손을 흔들었다.‘굳이 안 걷어올려도 되니까 그냥 마음대로 묶으면 되지.’“날 못 믿겠어?”정은은 쓴웃음을 지었다.“나 자신을 믿지 않아서 그래요.”재석은 말문이 막혔다.어차피 봐도 제대로 배울 수 없으니 차라리 포기하는 게 더 나았다.두 사람은 걷다가 멈추었고, 거리를 나갈 때에야 이미숙, 소진헌과 합류했다.“엄마...”“어? 이 집게핀은...”이미숙은 바로 정은의 걷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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