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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재벌의 정략결혼에서는 남자가 바깥에 두세 명의 여자를 두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집안의 본처만 흔들리지 않으면, 밖에서 누구와 어떻게 놀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서영숙 역시 엄마로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간섭하지 않았다. 오늘 서영숙은 소정은에게 공식적으로 약속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은의 반응은 감사의 눈물이 아닌 차가운 비웃음이었다.

“사모님, 그런 은혜는 다른 사람에게 주시죠. 저는 받을 자격이 없어요.”

“그리고 저와 강도겸은 이미 헤어졌습니다. 앞으로 다시 만나도, 우리 그냥 남남으로 지내는 게 좋겠네요.”

이전에는 정은이 도겸을 위해 서영숙의 비난을 무조건 참아왔다. 서영숙은 정은의 학력이 낮고, 유학 경력이 없으며, 졸업 후에도 직업이나 경력이 없어서 자신의 귀한 아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정은은 이 미래 시어머니를 조금이라도 기쁘게 하려고 애썼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도겸조차도 필요 없게 된 마당에, 어머니 따위가 안중에 있을 리가 없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참, 제가 조언 하나 드리죠.”

“뭐라고?”

정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말을 그렇게 신랄하게 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원숭이가 옷을 입어도 결국 원숭이에 불과하다는 걸 기억하시길 바랄게요.”

그 말을 남기고, 정은은 태연하게 돌아서서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서영숙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로, 눈동자가 흔들리며 충격에 빠졌다.

“방금 뭐라고 했어? 감히 나한테 그렇게 말해? 그게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직도 우리 강씨 집안에 시집올 생각이 있는 거야?!”

서정은 자기 엄마의 팔을 잡아 흔들며, 충격에서 깨어난 후 중얼거렸다.

“엄마, 언니가 방금 오빠랑 헤어졌다고 했어요?”

“흥, 그걸 믿니?”

“사실 그렇죠. 오빠랑 몇 번이나 헤어졌다가도 다시 돌아왔잖아요.”

결국,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정은은 도겸을 미치도록 사랑했고, 마치 주인에게 충성하는 개처럼 어떻게 내쳐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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