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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밥은 다음에 먹자. 나 좀 일이 있어서. 나중에 다시 보자.”

정은은 선우와의 관계가 꽤 좋아서, 거절할 때도 미소를 지으며 체면을 세워주었다. 선우는 정은의 손에 하이엔드 주얼리 보석함이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정말로 바쁘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저 핑계가 아님을 알았다.

선우는 한마디 대답을 하며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정은은 이미 도겸을 지나쳐 곧장 떠났다. 또한 단 한 번도 도겸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자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싸늘해졌고, 선우는 몰래 도겸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고는 억지로 분위기를 풀려고 시도했다.

“저기 도겸이 형, 정은 누나가 형을 못 봤나 봐요. 신경 쓰지 마세요.”

하지만 선우가 말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 선우의 말이 끝나자 도겸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머쓱한 선우는 헛기침하며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으나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번엔 정말 단단히 화가 났구나, 정은 누나.’

“손님, 구매하시겠습니까?”

도겸은 차갑게 고개를 들며 말했다.

“구매하죠. 왜 안 사겠어요? 제일 비싼 걸로 줘요.”

정은이 관심 없더라도, 다른 누군가는 분명히 좋아할 테니까!

...

파티 장소는 운계로에 있는 한 단독 주택이었다. 정은이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몇몇이 정은을 알아보자, 눈빛이 복잡해졌다. 예전에는 도겸과 함께 자주 이런 자리에 나왔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정은은 친숙한 얼굴이 되었다.

사람들은 정은의 본명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고 그저 도겸의 여자친구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나무에 올라가려는 참새 같았다.

하지만 최근 그들 사이에 두 사람이 헤어졌다는 소문이 돌았고, 오늘 정은이 혼자 이 파티에 나타난 것을 보니, 그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빛이 더욱 미묘해졌다.

곧 봉황으로 변할 것 같았던 작은 참새가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일까? 6년 동안 애쓴 보람도 없이 결국 버림받은 여자가 된 걸까? 이것이야말로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아니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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