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운기가 화장실을 나온 후, 자신에게 차를 소개해 준 남자 영업사원이 폭스바겐 티구안 앞에서 녹색 선글라스를 낀 남자에게 차를 설명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래서 임운기는 직접 판매사원에게 다가갔다.“저기 계속 소개해 주시겠어요?”임운기가 공손하게 말했다.이때, 파란 옷을 입은 여성이 전시된 티구안에서 내렸다.“당신이군요!”파란 옷의 여성은 한눈에 임운기를 알아보았다.임운기도 그녀를 알아보았다. 아까 화장실 앞에서 마주친 사람 아니던가? 운기가 도와준 바로 그 파란 옷 입은 여자.그녀는 자신의 남자 친구인 선글라스 낀 남자의 팔을 잡고 원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자기, 저 사람이야, 아까 내가 말한 사람. 나한테 욕도 하고 무례하게 굴었어! 여자 친구가 당했다는데 자기 가만히 있을 거야?”임운기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이미 사과까지 했는데 이렇게 말할 줄이야?’“자식, 너야? 내 여친한테 무례하게 군게? 당장 사과해?”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말했다.“이미 사과했습니다.”임운기가 평온하게 말했다.“그러면 여기서 다시 사과해!” 선글라스 남자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제가 사과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임운기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넌 내 손에 맞아 죽겠지!”“선생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영업사원이 급히 선글라스 낀 남성을 말렸다.“저희 영업장에서 폭력은 안 돼요. 저의 브랜드 이미지를 보아서라도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영업사원이 계속해서 말했다.“그러면 당신들을 생각해서 이만하죠.”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말하면서 쿨 하게 주먹을 내렸다.원래부터 손댈 생각은 없었다. 그는 영업사원이 미리 말릴 것을 알고 여자 친구 앞에서 잘난 척 좀 했다. 하지만 지금 영업사원이 말리니 더 이상 싸울 필요는 없었다. “만약 영업사원이 말리지 않았다면 널 이 자리에서 때려눕혔을 거야!”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임운기를 삿대질하며 거만한 태도를 취했다. 하
“김소연 씨, 이게 여기 가장 비싼 차인가요?” 임운기가 물었다.“네, 임 선생님.” 김소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김소연 씨, 방금 보니까 좀 우울해 보이던데 무슨 일 있어요?” 임운기가 물었다.“아……, 아무 일도 아니에요.” 김소연이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저한테 말해보세요. 말하면 근심이 좀 덜할 거예요.”임운기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분명히 무언가 걱정이 있다고 생각했다.“별일 아니에요. 처음에 폭스바겐 티구안을 구매하려던 두 명의 고객을 제가 맞이했었는데, 이경현 사원님이 저는 신입이니 경력이 부족하다고, 접대는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라고요.”김소연이 말했다.“이경현이라면 방금 그 남자 판매원이죠? 그니까 소연 씨 말은 경현 사원님이 소연 씨가 신입이라고 소연 씨 고객을 뺏은 거네요?” 임운기가 말했다.“네.” 김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참 뻔뻔한 사람이네요.” 임운기가 차갑게 웃으며 이 남자 판매원의 의도를 금방 알아챘다. 지금 저 커플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고객으로 여겨 커미션을 벌려고 한 거고, 임운기를 차를 살 능력이 없어 보이니 김소연에게 맡긴 것이었다.“김소연 씨, 지금 안 좋은 일이 생겼다면 나중엔 꼭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당신은 저 두 고객을 잃었지만 저를 얻었잖아요.” 임운기가 미소를 지었다.김소연이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임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선생님의 기분까지 상하게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차를 계속 소개해 드릴게요.”“더 이상 볼 필요 없어요. 저는 이 폭스바겐 페이톤을 선택할게요.” 임운기가 전시대 위의 페이톤을 가리켰다.“임 선생님, 정말 이 폭스바겐 페이톤을요?” 김소연이 놀란 얼굴로 입을 가렸다.“맞아요, 저걸로 할게요. 3억 7600만원, 카드로 결제할게요.” 임운기가 카드를 꺼내 김소연에게 건넸다.“임 선생님, 정말이세요? 아직 이 차에 대해 자세히 설명도 안 했고 할인이나 혜택도 소개해드리지 못했는데……, 정말
이경현이 그를 붙잡고 물었다. “어떤 판매원이 그렇게 운이 좋아서 이렇게 큰 고객을 잡았어?”“새로 온 김소연 씨인데, 이번에 크게 벌었겠죠!” 짧은 머리 판매원이 대답했다.“경현 형, 저 먼저 구경하러 갈게요.”짧은 머리 판매원이 말을 마치자 폭스바겐 페이톤 전시대 쪽으로 달려갔다.“김소연? 김소연이 그 고객을 맞이했어?”이경현이 의아해하며 중얼거렸다.그러고는 갑자기 놀라며 말했다. “혹시…… 그 사람이 페이톤을 산 사람인가? 불가능해! 그 차림을 한 사람이 무슨 수로 페이톤을 살 수 있겠어!”이경현은 자기 생각을 부정하며 직접 확인하기로 결심했다.“페이톤을 현금으로 샀다고? 페이톤은 3억이 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할인도 안 받고? 어떤 부자가 그렇게 돈을 쓰는 거야?”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놀라 말했다.“자기야, 우리도 구경하러 가볼까?” 파란 옷을 입은 여자가 선글라스를 쓴 남자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그녀가 구경거리를 놓칠 리가 없었다.그래서 이경현, 선글라스를 쓴 남자, 파란 옷 여자 셋은 폭스바겐 페이톤 전시대로 향했다.폭스바겐 페이톤 전시대 앞.이미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모여 있었다.이경현, 선글라스를 쓴 남자, 파란 옷 여자도 모두 그곳으로 갔다.짧은 머리 판매원은 이경현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경현 형도 오셨네요, 저기 소파에 앉은 사람이 바로 일시불로 폭스바겐 페이톤을 산 부자예요!”이경현은 빠르게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쳐다봤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은 바로 임운기였다. 판매 사원 김소연과 매니저가 임운기의 옆에서 그를 접대하고 있었다.“정말 저 사람이!”이경현은 임운기를 보자마자 얼굴색이 확 바뀌었다.‘하느님, 정말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 됐잖아? 김소연 고객을 빼앗으려다 더 큰 고객을 내 손으로 놓쳤어. 그렇다면 이 차의 커미션은 원래 내 거인데!’이경현은 순간 어지러워하며 뒤로 쓰러졌다.“경현 형! 경현 형, 괜찮으세요!”짧은 머리 판매원이 이경현을 부축했다.“그가 왜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선생님……, 저희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습니까, 저희는 사과하러 온 겁니다. 그 전에 일은 모두 오해였어요.”파란 옷을 입은 여자도 서둘러 말했다.“임운기 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우리를 용서해 주세요.”임운기는 차분하게 차를 마시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당신들 같은 벌레들의 사과를 받아 줄 생각, 전혀 없습니다.”선글라스를 쓴 남자와 파란 옷을 입은 여자 모두 얼굴이 변했다.이윽고 임운기가 차를 내려놓고 매니저를 바라보며 말했다.“매니저님, 여기 왜 개 두 마리가 있죠? 조금 불편하네요. 이 두 마리 개 좀 치워주시겠어요? 괜찮죠?”“네, 당연하죠!” 매니저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임운기는 가격을 흥정하지 않고 전액을 일시불로 지불했으며 4S 매장이 폭스바겐 페이톤 한 대 판매로 얻는 이익은 폭스바겐 티구안 여러 대를 판 이익에 맞먹었다. 매니저는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선글라스를 쓴 남자와 파란 옷을 입은 여자는 임운기의 말을 듣고 낯빛이 안 좋아졌지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그 후 매니저는 주변의 몇 명의 판매원들에게 선글라스를 쓴 남자와 파란 옷을 입은 여자를 밖으로 쫓아내라고 지시했다.……임운기는 VIP 고객이었기 때문에 4S 매장의 일 처리 속도는 매우 빨랐다. 두 시간도 채 안 되어 모든 후속 절차를 마쳤다.이윽고 판매원 김소연, 매니저, 그리고 매장의 모든 직원들이 배웅 속에서 임운기는 폭스바겐 페이톤을 운전해서 매장을 나갔다.……오후 다섯 시.YT 인터넷 유한 회사에서, 임운기와 울프는 페이톤 차 안에서 주현정이 퇴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사실 폭스바겐 페이톤을 산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너무 화려하지 않고 성능도 좋았으며, 적어도 눈에 띄지 않고 추적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만약 슈퍼 카를 몰고 추적했다면 쉽게 발견될 것이다.“운이 형, 나왔어요!” 울프가 임운기의 어깨를 두드렸다.주현정이 회사에서 나와 마세라티에 탔다.
잠시 후, 세 명의 건장한 남자가 주현정의 테이블에 앉았다.“오늘 이 식사는 저희와 함께해요!”그중 흉터 있는 남자가 말하며 주현정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다른 두 남자도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그 더러운 손 떼세요, 당장 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주현정이 예민하게 소리치며 그 흉터 남자의 손을 툭 쳐냈다.“어머, 성미가 꽤 있는 미인이네, 그런데 난 이런 매운맛 여자가 좋더라. 하하!”흉터 남자가 비웃으며 말했다.식당 손님들은 이 광경을 보고도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모두가 자기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류원해가 있는 곳에서.“이건 충한 형이 준비한 사람들이겠지? 하지만……, 충한 형은 네 명을 보낸다고 하지 않았나? 왜 셋이 온 거지?” 류원해가 중얼거렸다.“빠진 한 명은 아마 급한 일이 생겨서 못 온 거겠지. 어차피 똑같아. 이제 내가 영웅처럼 구해줄 차례야, 헤헤!”류원해가 키득거리며 일어섰다.다른 한편.“주현정이 위험에 처한 것 같아, 가서 도와주자.”임운기가 일어서려는 순간 류원해가 걸어 나가는 걸 봤다.“음? 류원해가 나섰어? 내가 알기로는 평소에 음주와 도박에 빠져서 몸이 망가질 때로 망가져서 싸움에는 소질이 없는 걸로 아는데 여기서 나선다고?”임운기가 놀라 말했다.“운기형,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울프가 물었다.“류원해가 이미 나섰으니 우리는 상황을 지켜보자.” 임운기가 말하며 다시 앉았다.한편.“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우리 형제들 모두 능력자들이니 우리가 편하게 해드릴게요!” 얼굴에 흉터가 있는 남자가 말하며 주현정의 손을 잡으려 했다.“손 떼세요!” 갑자기 누군가가 호통을 쳤다.소리가 나는 쪽으로 보니 류원해였다.“류원해 씨? 여기서 뭐 하세요?” 주현정이 놀라며 말했다.“식사하러 왔죠. 그런데 이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요.”류원해가 말했다.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더니 자신감 있게 말을 이었다.“현정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 불량배들에게
“흥, 별 볼 일 없는 놈이 참견이라니,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몇몇 건장한 남자들이 경멸하며 말했다.“당신들……, 기다려봐요!”류원해는 울먹이며 식당 밖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세 명의 건장한 남자들은 다시 주현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아 재수 없어. 아가씨, 더 이상 여기서 가타부타 하고 싶지 않으니 함께 가요!”한 사내가 잭나이프를 꺼내 주현정의 목에 들이댔다.주현정은 잭나이프를 보고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두려움에 가득 차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손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주현정은 잘 알고 있었다. 이 세 사람과 함께 가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리라는 것을. 하지만 칼이 목까지 들어온 상황에서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주현정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절망적인 상황이었다!“그만둬!”이윽고 한 남자의 날카로운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주현정이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에 선 사람은 바로 임운기였다.“어, 너도 영웅 놀이 하려고? 그러면 이 형님이 이뤄주지!”말을 마친 그 남자는 잭나이프를 들고 임운기와 울프에게 달려들었다. 퍽-울프가 그의 손목을 붙잡고 강하게 비틀었다.까득-악-비명이 식당 전체를 울렸다. 울프의 제압에 그 남자의 손은 완전히 비틀어져 버렸다!그러자 다른 두 명의 건장한 남자들도 달려들었다.퍽퍽-울프는 발차기로 그들을 완전히 제압했다. 배를 움켜쥐고 얼굴이 창백해졌으며, 숨쉬기도 힘들어 보이는 그들은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울프에게 이 세 사람의 싸움 실력은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주현정 씨, 괜찮아요?” 임운기가 주현정에게 다가갔다.“저……, 저는…….”주현정의 얼굴은 창백했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조금 전에 칼이 목에 들어왔을 떄는 정말 무서웠다.“무서워하지 마세요, 이제 괜찮아요.” 임운기가 주현정을 부축했다.“이렇게 하죠, 저랑 같이 나가요!”임운기가 주현정을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다른 한편.식당을 나온 류원해는 억울한 표
결과적으로 봤을 때 류원해는 지금 맞아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고 임운기는 성공적으로 주현정을 구해냈다!이러한 현실에 류원해는 분노가 치밀었다.“류원해 씨, 너무 많이 맞으신 것 같은데,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게 좋겠어요. 흉터가 남으면 원래도 못생긴 당신 얼굴이 더 보기 흉 해지니까요.” 임운기가 무심하게 말했다.류원해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지며 분노했다.“너……,너 이 개자식아!”분노한 류원해는 주먹을 휘두르려 했지만 너무 많이 맞아 몸 전체에서 전해지는 통증 때문에 주먹을 들기도 전에 주저앉았다. “류원해 씨, 여기서 천천히 화를 푸는 게 어때요?”임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주현정을 부축해 야외 주차장으로 걸어갔다.“개자식! 개자식! 임운기, 너랑은 끝까지 갈 거야! 끝까지!”류원해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임운기는 주현정을 부축해 마세라티 차 앞까지 데려갔다.“임운기 씨,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까지만 해 주셔도 괜찮아요, 저 혼자 운전해서 갈게요.” 주현정이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방금 그런 일을 당해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 상태에서 운전하는 건 위험해요. 금도는 교통도 복잡한데 만에 하나라도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요? 이렇게 하죠, 남자 친구한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세요.” 임운기가 제안했다.“저…… 저 남자 친구 없어요.” 주현정이 말했다.“남자 친구가 없어요?” 임운기가 놀랐다.“그러면 제가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임운기가 말하며 마세라티 운전석에 앉았다.“그……, 고맙습니다.”자신을 구해준 은인을 거절하기 어려운 주현정은 순순히 조수석에 앉았다.한편 울프는 임운기의 폭스바겐 페이톤을 운전하며 그들을 따라가고 있었다.……“끝났다, 끝났어.”류원해는 임운기가 주현정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걸 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임운기가 완전히 주현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했다.임운기가 이번 기회에 주현정을 설득해서 화정 그룹으로 옮기게 하면,
주현정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친구, 하죠. 하지만 화정 그룹에 합류하는 건 죄송하지만 못하겠어요. 오늘 회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도와드릴 수 없어요.”“그래요, 제가 조급했네요.” 임운기는 어색하게 웃었다. 자신이 너무 서둘렀다는 걸 운기도 알고 있었다. 너무 급하게 처리하려 하지 말고 주현정의 개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했다.“임운기 씨, 제가 비록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 일이 당신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예요. 당신의 제안뿐만 아니라 류원해 씨의 제안도 거절할 거니까요. 둘 다 성공하지 못했으니 이번 일은 무승부로 끝내요.” 주현정이 말했다.“알겠어요.” 임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 일에서 류원해에게 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임운기는 이번 경쟁에서 류원해를 반드시 이기고 싶었다. 이건 운기가 그룹 본사에 온 후 처음 하는 일이었고, 주현정을 화정 그룹에 영입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룹 경영진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자들을 깔아뭉갤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모두 운기에게 매우 중요했다.“주현정 씨, 제가 외람된 질문 하나 더 해도 될까요? 불편하시면 답하지 않으셔도 돼요.” 임운기가 말했다.“괜찮아요, 물어보세요.” 주현정이 임운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개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임운기가 물었다.조금 무례한 질문이었지만 주현정의 개인적인 이유를 파악해야만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운기는 말을 마친 후 약간 긴장한 채 주현정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주현정이 다시 거절할까 봐 두려웠다.그러나 주현정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하하, 말해드리죠. 그래야 다시 제안을 안 하실 테니까요. 제가 H대 비즈니스 스쿨을 다닐 때 친했던 친구가 최근 금도에서 창업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회사 좀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주현정은 계속해서 말했다.“열흘 뒤면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