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준 뒤에 서 있던 안경 쓴 남자가 황급히 주준을 막아서며 말했다.주준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뛰쳐나가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바로 돌아서서 전방 울타리 쪽으로 달려가 5번 박스를 향해 소리쳤다.“5번 방에 있는 놈, 네가 좋아할 일 없어. 내 파이터 블랙 윈도우가 네 3천6백억을 한 푼도 안 남기고 다 잃게 할 거야! 넌 오늘 가장 큰 패자가 될 거야!”주변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비록 5번 룸이 베팅 금액에서 주준 도련님을 앞섰지만 5번 박스가 건 것은 가면 기사의 승리야. 블랙 윈도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으로 볼 때, 절대로 질 수가 없어!”“맞아, 블랙 윈도우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나는 블랙 윈도우가 아직 모든 실력을 다 쓰지 않았다고 생각해.”임운기는 주준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저으며 웃으며 말했다.“주준 도련님, 경기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승패를 말하시네요. 아직 질지 말하기 일러요.”임운기가 3천6백억을 건 것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현금을 건 것이었다. 만약 진다면, 임운기는 패배의 맛을 볼 것이다.하지만 임운기는 울프를 믿는다!2번 VIP 박스 안에서.“가 사장님, 혹시 이 5번 방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주준 도련님과 맞서려고 하는데 이 사람의 정체가 궁금하네요.” 대머리 사장이 물었다.가 사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모르겠네요, 하지만 3천6백억을 걸 수 있다는 건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거죠.”“그런다고 해서 뭐 달라질 게 나요? 3천6백억을 날리게 생겼는데요. 블랙 윈도우의 실력이 워낙 강해서 가면 기사가 이길 리 없어요. 3천6백억이 그냥 물거품이 될 겁니다!” 대머리 사장이 말했다.“맞아요!” 가 사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렇죠!”가 사장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블랙 윈도우의 승리에 80억 원을 걸었다.2번 VIP 방뿐만 아니라 각 방의 VIP들이 모두 이야기를 나누며 5번 방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떻게 주씨 가문과 맞설
울프가 웃으면서 비켜섰다.“확실히 실력이 있네. 간만에 이리 대단한 적수를 만났어.”하지만 바로 화제를 돌리는 울프였다.“네가 쓰는 수법은 너무 흔해 빠져서 이런 상황 경험해 본 게 한두 번이 아녔거든. 근데 네가 나를 이기겠다고? 웃기는 소리하지 마.”울프의 실전 경험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기에 그의 능력은 굉장했다. 그러자 블랙 윈도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울프는 비록 선 공격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하는 모든 공격을 아주 쉽게 피해 간 것을 보아 확실히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까는 네가 먼저 공격을 했고 이제는 내 실력을 보여줄 차례인가?”울프는 말을 마치자마자 블랙 윈도우를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펑펑펑-두 사람의 교전이 시작 되였으나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꽤 컸고 20합도 안 되어 울프는 블랙 윈도우의 허점을 찾아 그녀를 땅바닥으로 꽂아 버렸다. 울프는 더 공격을 하여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그저 제자리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블랙 윈도우, 너는 나 절대 못 이겨. 그러니까 이제는 패배를 인정해.”관중들은 링 위에서 벌어지는 일에 깜짝 놀랐다.“미친, 저 사람 진짜 대박인데? 천하의 블랙 윈도우를 쓰러뜨렸어!”그들은 블랙 윈도우가 가볍게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그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5번 VIP룸.“울프 형 진짜 대단한데?”독니는 감탄을 금치 못했고 임운기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게.”울프가 블랙 윈도우를 제대로 밟아버리는 것을 보자 완전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8번 VIP룸의 분위기는 상반되었다.“망할! 블랙 윈도우 자빠져서 뭐하고 있는 거야! 빨리 일어나서 계속 싸워야지! 오늘 못 이기면 진짜 가만 두지 않을 거야!”주준은 링을 바라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도 그럴 것이 주준은 블랙 윈도우가 이기는데 3000억을 배팅하였다. 그 뜻은 블랙 윈도우가 진다면 이 돈은 그저 날리고 만다는 뜻이었다.한편, 링 위에서.얼
“네가 알 바는 아니고 그럴 능력이 있으면 죽여봐. 나도 이 엿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게.”블랙 윈도우는 곧이어 다시 울프를 공격했지만 아까 다쳤던 데미지가 컸는지 힘이 부족했고 울프는 그녀의 손을 한 손으로 제압한 후 번쩍 들어 올리고는 내던졌다. 펑-블랙 윈도우는 그대로 쓰러졌다. 이 시합을 끝내려면 한 쪽이 패배를 인정하거나 맞아 죽거나 그것도 아니면 링에 내던져지는 3가지 방법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죽어도 인정하지 않았고 울프 또한 그녀의 목숨을 뺏고 싶지 않았기에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리하여 오늘의 승패는 울프의 승리로 종료하게 되었다.“오늘 대결의 가면 기사의 승입니다! 오늘의 우승자 가면 기사!”“졌어? 블랙 윈도우가 졌다고?”“정말?”의외의 결과에 온 장내가 수군수군 하였는데 장내에 있는 98% 사람들이 모두 블랙 윈도우가 이기는 것에 배팅을 하였고 그 누구도 막강한 블랙 윈도우가 질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하였다. 그 누구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었다. 5번 VIP룸 안.“역시 울프, 강하다니까!”울프가 이기자 임운기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 보였고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운기는 무려 3600억을 배팅하였는데 배팅 룰에 따라 무려 1조 800억을 얻게 되었다. 서남의 최고 부자인 운기의 외할아버지의 개인 자산이 3조 8000억인 것을 보아 이는 천문학적인 숫자임이 틀림없었다. 운기가 번 돈은 외할아버지 개인 자산의 25%나 되었고 이는 자신이 발견한 금광을 적어도 8년을 채굴해야만 얻을 수 있는 금액이었지만 운기는 이번 배팅으로 손쉽게 돈을 벌었기에 굉장히 흐뭇하였다.8번 VIP룸 안.주준은 블랙 윈도우가 경기에서 지는 걸 보자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잔을 강하게 내려쳤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블랙 윈도우 이 병신 쓰레기가! 저걸 어디다 써먹어! 아아아!”그는 무려 3000억을 블랙 윈도우가 이기는데 배팅 했는데 그녀가 지는 바람에 오랫동
“너야?”주준은 룸에 들어오자 운기를 한눈에 알아봤다. 오늘 오후 레스토랑에서 쫓겨났던 사람이었다.“그래 나야.”임운기는 웃으며 대답했다.“너 도대체 어느 집안이야?”주준은 고함을 내질렀다.레스토랑에서는 주준은 그를 일반인으로 여겼으나 방금 운기가 3600억을 배팅할 때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내가 누구 집 자식인지 뭐가 중요합니까?”운기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그래! 네가 말하든 말든 상관없이 난 너를 죽일 거니까!”화가 잔뜩 난 주준은 권총을 꺼내 들더니 운기를 향해 겨누었다.“뭐 총은 너한테만 있는 줄 알아?”운기도 주준을 향해 총을 겨눴고 장내에는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그만!”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한 중년 남자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룸으로 들어왔다.“아버지!”들어오는 사람을 봤을 때 주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바로 그의 아버지이자 주씨네 가장 주국건이었다.킥복싱 경기를 주최한 주국건 역시 현장에 있었고 조용히 오늘의 경기를 관람했다. 운기는 주준이 이 사람을 아버지라고 부르자 그제야 이 사람이 주씨 집안의 가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젊은이, 이름 대기가 어려운가?”국건은 운기를 보더니 금도에서는 처음 본 사람임을 알았고 3600억을 배팅한 사람이라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더군다나 그의 배경도 모르는 상황인지라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만에 하나 대단한 배경의 소유자면 어떡할 것인가?운기는 오히려 반문했다.“제가 경기에 배팅을 한 게 룰을 어긴 겁니까?”“그야 당연히 아니죠.”운기의 물음에 국건은 웃으며 말했다.“룰에 어긋난 게 아니라고 하시니 본인 아드님께서 배팅에 실패하시고는 이 룸으로 달려와 저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이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혹시 주씨 가문은 절대 질 수 없다 뭐 그런 뜻입니까? 만약 이 사실이 바깥에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주씨 가문의 명성은 땅바닥으로 향할 텐데 말이죠.”운기는 차가운 목소
떠나기 전 주국건은 주준에게 다시 한번 경고를 하였다. 이때 울프도 링에서 나와 임운기에게로 왔고 블랙 윈도우 또한 주준에게로 왔다.“울프, 네 덕분에 내가 오늘 매우 많은 상금을 땄어. 하하!”“지하 투기장에서 열리는 킥복싱 경기는 제 구역입니다. 서천뿐만 아니라 전국 그 어디든 저를 상대할 만한 상대는 없습니다.”울프는 웃으며 말했고 그의 자신감은 그의 막강한 실력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맞은편에 있던 주준의 안색은 영 좋지 않았고 블랙 윈도우의 뺨을 내리쳤고 뺨을 맞은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틸 수밖에 없었다.“짝!”“야 이 병신아 내가 널 키워서 뭐 하냐? 왜 너 엄청 대단하잖아. 아니야?”운기는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입을 열었다.“블랙 윈도우. 이 사람 밑에 있는 당신이 아까워요. 이번 기회에 제 밑으로 들어오시죠.”“야 이 새끼야! 그 입 닥쳐!”주준은 화가 나 운기를 노려보았다.“우리 주 도련님, 화가 많이 나셨어요? 그런데 어쩌지? 난 네가 화가 나면 날수록 더 행복한데 말이야. 하하!”“이 나쁜 새끼가!”주준은 치가 떨리는 듯 얼굴이 붉어졌고 조금이라도 더 있으면 터질 것 같았다. 3000억을 잃은 건 둘째 치고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이런 모욕을 당해 본 적은 없었다.이때 주국건이 운기의 카드를 들고 다시 돌아왔고 운기에게 카드를 건네주었다.“상금은 이 카드로 입금하였습니다.”운기는 카드를 받은 후 휴대폰은 꺼내 보았다. 상금은 원금이 포함된 금액이라 확실히 1조 600억원이 입금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원금을 제외하고 7200억을 벌었는데 비즈니스를 해서 이 정도까지 벌기는 아주 어려웠다.“역시 주씨 집안의 신용은 믿을 만하군요.”이렇게 큰돈을 번 운기는 기분이 매우 좋았고 이번 방문의 목적은 그저 인재 모집이었는데 이였는데 뜻밖의 수확을 얻었다. 이렇게 되면 이번 경기에서 인재를 모집하지 못하더라도 헛수고를 한 셈은 아니었다.“그럼 저는 일정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운기는 악수를 한 뒤 유유히 자리를 떠
임운기가 입장할 때는 5시 넘은 때였다. 그리고 지금은 저녁 9시가 다 되어 나올 때는 이미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후였다. “운이 형, 주 씨 가문에서 복수하러 올까요?” 독니가 물었다. “만약 주준 그 멍청한 자식이었다면 틀림없이 사람을 보내 보복했을 거야. 그렇지만 그의 아버지는 바보가 아니야. 적어도 내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전까지는 절대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야.” 임운기가 담담하게 말했다. 임운기는 지하 투기장 뒤에 있는 의료실에서 경비원들에게 뇌물을 준 후, 선수 철봉이를 만나는 데 성공했다. 어쨌든 임운기의 주요 목적은 바로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철봉이는 비록 블랙 윈도우에게 패했지만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임운기는 철봉이를 스카우트하려고 했다.“당, 당신은 가면 기사가 아닙니까!” 임운기와 세 사람이 다가오자 철봉이는 한눈에 울프를 알아보았다. “가면 기사, 당신이 블랙 윈도우를 이기다니, 정말 저 철봉이는 탄복스러울 따름입니다!” 철봉이는 얼른 울프에게 인사를 건넸다. 철봉이와 같은 사람은 자신보다 강한 사람을 가장 존경했기에 지금 그의 태도는 아주 정중했다. “철봉 형제, 과찬입니다. 참, 당신의 부상은 좀 어떻습니까?” 울프가 물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지 모두 외상일 뿐이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 블랙 윈도우도 완전히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요. 아니면 전 이미 죽었을 겁니다.” 철봉이가 말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잠깐 멈칫하더니 울프가 계속 말을 이었다. “참, 전 울프라고 합니다. 가면 기사는 제가 링 위에 오를 때 마음대로 지은 이름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 분은 저희 형님 임운기입니다.” “이 분이 혹시, 5번 VIP룸의 그 신비한 분이신가요?” 철봉이는 놀라서 운기를 쳐다보았다. “맞습니다, 바로 접니다.” 임운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철봉 씨,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전 임운기라고 하고 제
그러나 임운기는 후회하지 않았다. 주준이라는 적을 하나 만들었지만 그 대가로 6천 억을 벌었으니 수지가 꽤 맞는 장사라고 생각했다.그리고 말하자면 임운기가 먼저 시비를 건 것도 아니고 주준이 레스토랑에서 먼저 시비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금도로 가는 길에 임운기는 외할아버지 류충재에게 전화를 걸었다.필경 주 씨 가문은 어디까지나 금도 4대 가문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임운기는 주 씨 가문과 있었던 일에 대해 외할아버지 류충재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운아, 오늘 영천진 지하 투기장에서 열린 킥복싱 경기에 참가했다면서, 수확은 좀 어때?” 전화기 너머 류충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외할아버지, 오늘 수확은 꽤 좋았어요. 울프 덕분에 경기에서 6천 억을 벌었으니까요.” “하하, 6천 억이라, 우리 화정 그룹 반년 수입과 맞먹는구나! 너 이 자식 아주 크게 한판 벌어들였으니 주 씨 가문의 손실은 적지 않을 테지?” 류충재가 말했다. 그리고 류충재는 잠깐 멈추더니 말을 이어갔다. “방금 오늘 지하 투기장에서 열린 킥복싱 경기에서 주준이 5번 VIP룸의 한 신비한 사람한테 놀림을 당했다고 들었어. 그리고 돈도 2천 억을 뜯겨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고 하던데 그 신비한 사람이 바로 너지?” “어, 저 맞습니다. 제가 외할아버지께 전화드린 것도 바로 이 말을 하려고 한 것이었어요. 저는 이제 주 씨 가문의 도련님과 원한 관계를 맺은 셈이죠. 혹시 이 일이 외할아버지나 화정 그룹에 영향을 주진 않겠죠?” 임운기가 물었다.“금도의 4대 가문은 줄곧 암암리에 권력 싸움을 해왔다. 우리 류 씨 가문과 주 씨 가문은 원래도 권력 싸움을 하고 있었으니 괜찮다.”류충재가 말했다. 주 씨 가문은 금도 4대 가문 중 하나였고 류 씨 가문도 마찬가지로 4대 가문 중 하나에 속했다. 임운기는 그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류충재가 계속 말했다. “참, 언제 금도로 오는 거야?” “오늘 저녁에 갑니
“포장마차 사장님 딸이었구나.” 임운기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전 일하러 갈게요.” 소녀는 임운기를 향해 웃었다. “그래.” 임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임운기는 마음속으로 이 소녀가 참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소녀가 떠난 후 임운기는 계속 독니와 함께 보안회사의 위치선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임운기는 독니에게 경비로 쓰도록 900억을 바로 이체해 주었다. 이때, 문신을 한 여섯 남자가 술에 취해 포장마차로 들어왔는데 아마 근처의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다가 야식 먹으러 온 모양이었다. 이 몇 사람은 바로 임운기 뒤의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 그들은 이미 취했음에도 또 많은 술을 주문했다. 그들의 소리는 너무 컸고 포장마차의 다른 손님들은 모두 다소 불편해 보였다. 하지만 누구도 감히 그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임운기 바로 뒤쪽 테이블에 앉아 있었기에 자연히 임운기 일행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 이때 마침 포장마차의 사장이 임운기에게 술을 주러 왔고 임운기가 사장을 불렀다. “사장님, 저들에게 좀 조용히 하라고 말씀해 주세요.” 임운기가 말했다. “손님, 저들은 기태 형 수하의 사람들이에요. 그러니 저는 감히 저 사람들을 건드리지 못합니다. 조금만 참아주시면 안 될까요? 20% 할인해 드릴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포장마차의 사장이 말했다. “기태 형이 누굽니까?” 임운기가 물었다. “보아하니 아마 이 동네 사람이 아닌 거죠? 기태 형님은 이 거리의 유명한 양아치입니다. 이 근방의 술집, 노래방 전부 기태 형님이 꽉 잡고 있어 저희 같은 노점상들도 그에게 상납금을 내야 합니다.” 포장마차 사장이 말했다. “양아치요?” 임운기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사장이 떠나자 임운기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직접 일어나 6명의 양아치들을 쳐다보았다. “거기 여섯 분, 좀 조용히 해주세요.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너무 시끄럽네요.” 임운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