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 장 사장은 여기로 달려왔다.장 사장은 직접 임운기 앞으로 걸어갔다.“임 사장님, 뙤약볕에서 전단지를 돌리니 목이 마르시겠어요. 제가 커피를 준비했어요.”장 사장은 커플이 놀란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공손히 손에 든 커피를 임운기에게 두 손으로 건네주었다.“네. 고마워요.”임운기는 커피를 받아 들고 담담하게 한 모금 마셨다.“아니, 이건…….”커플은 어안이 벙벙해서 마주 보았다. 그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순식간에 거친 파도가 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장 사장이 커피를 사와 이 전단지 뿌리는 녀석에게 두 손으로 바치다니? 그것도 이렇게 공손한 태도를 보인다니?“아저씨……?”젊은 남자가 장 사장을 빤히 쳐다보았다.장 사장은 이 말을 들은 후에야 고개를 돌려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어머, 이거 유 주관의 아들 아니야? 너도 여기 있어? 임 사장님이랑 아는 사이야?”장 사장이 물었다.“임 사장님? 아저씨…… 이 사람은 그저 전단지 뿌리는 사람 아닌가요?:젊은 남자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전단지를 돌리는 사람? 이분은 화정 그룹 창양지사 사장이야!”장 사장은 웃으며 말했다“화화화…… 화정 사장?”남자는 두 누이 휘둥그레 해졌다. 이 소식은 마치 무거운 폭탄처럼 그의 마음속에서 터져 나왔다!그의 곁에 있던 젊은 여자도 완전히 어리둥절했다.화정 사장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그들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화정 사장님이 어떻게…… 어떻게 이곳에 와서 전단지를 뿌릴 수 있지!”젊은 여자는 놀라움을 참을 수 없었다.“우리 사장님은 최전선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합심하여 일하고자 또 본보기를 보여주려고 같이 일하고 있어.”장 사장이 뿌듯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커플은 멍해서 겨우 침을 삼켰다. 그들은 자신이 방금 비웃은 사람이 뜻밖에도 화정 사장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임운기는 장 총경리를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듣자 하니 이분의 아버지가 화정 프라자의 임원이던데 기왕이면 내일부터 출
타이거와 비하면 울프는 약간 마른 편이어서 온몸이 근육질인 타이거 앞에서는 볼품없어 보였다.“하하, 정말 건방져. 창양시에서 나 타이거는 아직 적수를 만난 적이 없어. 네가 너무 약하지 않길 바래. 아니면 너무 재미없어!”타이거가 웃었다.“피차일반이요. 귀국한 이래 나도 오랫동안 싸울 수 있는 상대를 만난 적이 없어. 나도 네가 너무 약하지 않기를 바래.”울프는 평온하게 말했다.“흥, 감히 내 앞에서 거만을 떨다니! 다 살았구나!”타이거는 불끈 잡은 주먹을 휘두르며 울프에게 덤벼들었다. '이렇게 오만방자하니 죽어라!'‘휴!’날파람이 부는 듯한 이 주먹은 위력이 대단했다.“너무 약해!”울프는 고개를 저었다.주먹이 울프 앞에 닿았을 때 울프는 직접 손바닥을 내밀어 한 손으로 타이거의 주먹을 한 손으로 잡았다.자신감이 넘치던 타이거는 갑자기 안색이 크게 변했다.타이거는 주먹을 울프의 손에서 빼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제야 타이거는 울프의 힘이 아주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그 순간 울프는 타이거의 손을 힘껏 비틀었다.“아이고!”처량한 비명과 함께 타이거의 팔 전체가 360도 비틀어졌다! 그다음 울프는 타이거 앞에 달려들어 그의 무릎을 대고 힘껏 찼다. 울프의 무릎도 반대 방향으로 무섭게 꺾어졌다. 무릎이 불구가 된 타이거는 그래도 땅바닥에 나뒹굴었고, 헉헉거리며 온몸을 떨었다.겨우 두 수만에 승부가 갈려졌다!임운기는 이 장면을 보고 울프가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사나워 보이는 타이거도 울프 앞에서는 약해빠졌다.울프는 타이거 앞에 다가가 그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아직 몸도 풀지 못했는데 끝나버렸어. 넌 너무 약해!”“너…… 넌 대체 누구야? 대단해!”타이거는 공포에 질려 울프를 쳐다보았다.울프를 만나기 전 타이거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줄곧 자신을 천하제일이라고 자칭했다. 하지만 울프와 한판 붙고 난 후에야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 알게 되었다.“너의 실력으론 내 이름을 알 자격이
울프는 타이거를 바닥에 던졌다.“그의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끊어놨으니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해!”임운기는 말하면서 스스로 차금강의 맞은편에 앉았다.‘펑!’“너……. 너 정말 담이 크구나!”차금강은 분노가 가득한 채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치며 말했다.타이거는 차금강의 수중에서 가장 강력한 싸움꾼이고 에이스인데 지금은 폐인이 되어버렸다.그리고 폐인이 된 타이거를 들고 와서는 그의 앞에 내팽개치다니! 이런 모욕이 없었다.‘펑!’임운기도 테이블을 내리치더니 두 눈을 크게 뜨고 일어나 큰 소리로 말하였다.“도대체 누가 대담해! 감히 여러 차례 사람을 보내서 나를 암살하다니! 너는 내가 정말 만만찮다고 생각하니!”임운기의 목소리는 온 거실에 울려 퍼졌는데 기세가 넘쳤다. “차금강, 오늘 이 말을 하려고 왔어! 너 같은 쓰레기가 날 죽이기엔 아직 멀었어!”“앞으로 한 사람을 보내든 두 사람을 보내든 아니면 천백 명을 보내든, 보내는 즉시 다 죽일 거야! 두고 봐!”임운기는 매섭게 말한 후 바로 몸을 돌렸다.“울프야, 가자!”“거기 못 서!”차금강은 고함을 질렀다. 그러더니 십여 명의 보디가드가 우르르 몰려와 임운기와 울프를 둘러쌌다.“임운기, 당신의 용기에 탄복해! 감히 한 사람만 데리고 우리 집에 오다니! 오긴 쉬워도 나아가려면 어림도 없어!”차금강은 두 눈을 부릅떴다.“이런 어중이떠중이로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니?”임운기는 냉소하며 말했다.“너의 보디가드가 대단하고 들었어. 타이거도 적수가 되지 못하다니! 하지만 아무리 대단해도 총보다 더 대단할까?”그러면서 차금강은 테이블 밑에서 총을 더듬어 꺼냈다.나라에서 총에 대한 규제가 심해서 구하기 어렵지만, 차금강 같은 사람이 총 한 자루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차금강은 임운기와 울프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임운기, 내가 방아쇠를 가볍게 당기기만 하면 너와 너의 보디가드는 여기서 끝장이야!”차금강은 흉악한 얼굴로 말했다.임운기는 차금강을 바라보며 찬웃음을
반장은 여자아이였다. 고등학교 시절에 도움을 준 적이 있어 임운기는 반장에 대해 인상이 나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고마워했다. 어느덧 동창회 날이 왔다. 오후 4시, 임운기는 람보르기니를 몰고 반장이 알려준 주소에 따라 회식 장소로 갔다.시즌호텔. 창양시 3성급 호텔에서 오늘의 모임을 했다.임운기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바로 호텔로 갔다.1층에 와보니 반장 이유비가 로비에서 동창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이유비 반장.”임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이유비에게 인사를 했다.3년 만에 만나보니 임운기는 이유가 많이 변했음을 보아냈다. 고등학교 때 이유비는 완전히 민낯이었고, 전혀 꾸미지 않아 평범해 보였다.하지만 지금의 이유비는 이쁘게 화장을 하였고 파마도 하여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성숙하고 예뻐 보였다.“임운기, 지난번 회식에 안 왔었는데, 이번에 왔구나.”이유비가 웃으며 말했다.“이유비, 안녕. 어떻게 지냈어?”임운기가 물었다.“대학 생활이 그냥 그렇지 뭐.”이유비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다 이유비가 계속 말했다.“먼저 룸으로 가. 3층으로 올라간 후 왼쪽으로 돌아가면 맨 끝에 있는 방이야. 동창들이 이미 태반이 도착했으니 우선 올라가서 이야기하고 있어.”“응!”임운기는 고개를 끄떡이며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3층 맨 끝의 룸에는 이미 30여 명의 동창들이 모여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창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임운기는 천천히 룸에 들어가며 동창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익숙한 얼굴이지만 일부 동창들의 옷 스타일은 또 임운기를 낯설게 했다.“임운기.”임운기가 룸에 들어서자마자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임운기가 고개를 돌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버건디 색의 큰 웨이브 머리에 키가 크고 얼굴이 아주 예쁜 여자애였다.바로 반에서 제일 예쁜 장민지였다. 고등학교 때 많은 남학생은 모두 그녀를 여신으로 여겼다. 장민지는 임운기의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풀지 못하는 문제를 만나면 임운기에게 물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약간의 관계가 있다
“자식아, 넌 프라자에서 전단지를 나눠준다며? 어떻게 이 정도로 비참하게 살아.”손영호는 비웃으며 말했다.“왜, 무슨 문제 있어?”임운기가 담담하게 말했다.“아휴, 동창으로서 창피해. 돈이 부족하면 내 회사로 와서 출근해도 되잖아. 동창의 체면을 봐서라도 널 푸대접하지 않을 테야.”손영호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손영호, 너 회사 차렸어?”장민지는 놀라서 손영호를 쳐다보았다.“맞아, 작년에 빚독촉회사를 차렸는데 1년에 몇억 원의 수익을 냈어. 강승문과 조원도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두 사람한테 BMW를 한 대씩 붙여줬어.”손영호는 거만하게 말했다. 그의 말투에는 뿌듯함이 묻어났다.그러자 옆에 있던 강승문이 얼른 입을 열었다.“지난번에는 일반 식당에서 모임을 했다가 이번에 왜 3성급 호텔에 안배했는지 모르지? 왜냐면 오늘 모임 비용을 영호 형이 계산하기 때문이야.”강승문의 목소리가 온 장내에 퍼졌다.룸에 있던 학우들은 소리를 들은 후 모두 시선을 던졌다.“전에 반장한테 오늘 회식 때 손영호가 돈 낸다고 들었어. 듣자니 지금 잘 나가고 있대.”“손영호가 지금 이렇게 잘 지내고 있을 줄은 몰랐어. 아마도 우리 반에서 제일 잘 나가고 있겠지?”현장에 있던 학우들은 모두 작은 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손영호는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숭배하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흐뭇했다.바로 이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1년에 몇억이면 대단해?”소리를 듣고 바라보니 바로 임운기가 말했다.손영호는 고개를 돌려 임운기를 바라보며 킬킬 비웃었다.“1년에 수억을 버는 것과 너같이 전단지 뿌리는 폐물이 비교될까? 생각해 보았어?”“미안한데, 몇억 정도는 나에게 용돈에 불과해.”“피식!”“하하!”“임운기의 말이 나오자 손영호와 그의 뒤에 있던 강승문, 조원이 모두 웃음보를 터뜨렸다.현장에 있던 동창들도 입을 가리고 웃었다.그들은 임운기의 말이 우습다고 느꼈다.“이 자식이! 전단지를 돌리는 알바생이 허풍을 치다니! 뻔뻔스러워 못 봐주겠어
“이유비, 얘가 거짓말하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아직도 진지하게 허풍을 치고 있어.”손영호가 웃으며 말했다.이유비는 실망스러운 눈길로 임운기를 쳐다보더니 말했다.“올 친구들이 다 왔으니 모두 자리에 앉아.”그러자 모두 분분히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손영호는 장민지를 곧게 쳐다보았다.“민지야, 나랑 같이 앉을래?”손영호가 웃는 얼굴로 요청을 했다.“좋아.”장민지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임운기는 장민지가 허락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장민지, 손영호가 예전에 너를 많이 괴롭혔는데도 같이 앉겠다고 한 거야?”임운기는 눈살을 찌푸렸다. 장민지가 허락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왜? 가난한 녀석이 분수를 알아야지. 너와 장민지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손영호는 도발적인 모습으로 임운기를 바라보았다.“임운기, 이건 내 일이야.”장민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임운기의 오지랖을 언짢게 여겼다.“들었지? 넌 꺼져.”손영호가 호통을 치며 말했다.“야! 영호 형의 말이 들리지 않니? 꺼지라고 했다. 맞고 꺼질래?”손영호의 뒤에 있던 강승문과 조원은 직접 앞으로 다가가 임운기를 밀쳤다.“나를 밀쳐서 가져올 나쁜 결과를 너희들은 감당할 수 없어!”임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강승문과 조원을 쏘아보았다.“어머, 이 자식 정말 맞으려고 하네.”강승문과 조원이 임운기를 때리려고 덤벼들었다.이유비는 이 상황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강승문, 조원! 오늘은 동창 모임의 날이야! 기쁜 날에 싸우지 말자.”“승문, 조원아. 먼저 물러가. 동창회니까 오늘만 봐주자!”손영호가 말했다. 그리고는 임운기를 보며 경멸하듯 말했다.“임운기, 너 같은 쓸모없는 놈은 평생 내 발밑에 짓밟힐 운명이야. 알겠어?”“하하, 민지야, 가자!”손영호는 직접 장민지를 데리고 연회석으로 걸어갔다.“자식아, 운 좋은 줄 알아! 영호 형이 말리지 않았으면 넌 오늘 제대로 맞았을 거야!”강승문과 조원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두 사람은 말을 마치고는 얼른 손영
“아휴,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아빠를 따라 야식 가게를 하는데 돈벌이는 조금씩 되고 있어.”고형석이 말했다.임운기는 고형석의 집에서 야식 점을 꾸린 것은 알고 있었다.“운기 넌? 아직도 창양대에서 공부 중이야? 보람이는?”고형석이 물었다.“진작에 갈라졌어. 내가 가난하다고 싫다며 다른 남자를 따라 도망갔어.”임운기가 쓴웃음을 지었다.고형석은 이 말을 듣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에이, 요즘 여자들은 대부분 현실적이야. 장민지를 봐, 단순하고 청순했던 애가 손영호가 돈을 벌자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있어.”“그래, 나도 몰랐어.”임운기도 고개를 저으며 감탄했다.“운기야, 많은 애들이 손영호에게 술을 권하러 갔어.”고형석이 앞을 짚으며 말했다.임운기가 머리를 들어보니 과연 많은 학우들이 손영호가 앉은 테이블에 달려가 술을 권하며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아부하고 있었다.그 원인은 아주 간단하였다. 손영호가 돈을 벌자 그의 덕을 좀 보려는 것이었다.고형석은 계속해서 말했다.“운기야 잘 봐. 오히려 자주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이 술을 권하고 있어.”확실히 그렇다.“형석아, 너도 갈래?”임운기가 웃으며 물었다.“난 저 개자식에게 술을 권할 리가 없어. 고등학교 시절에 저 자식 때문에 당한 괴로움을 잊을 수 없어.”고형석은 어금니를 갈며 말했다. 고형석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독살스럽게 말하였다.“저 나쁜 놈이 득의양양해서 하는 꼴을 보기만 해도 화가 나! 나쁜 놈들이 잘되는 이 사회는 정말 어이가 없어!”임운기는 웃으며 고형석의 어깨를 두드렸다.“나도 같은 의견이야. 자! 한잔 마시자!”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임운기는 고형석이 예전의 그 샘으로 변하지 않았음을 보아낼 수 있었다.술 한잔이 끝나자 고형석은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네 녀석은 예전보다 대담해졌어. 감히 손영호에게 싸움을 걸다니! 비록 나도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직 감히 건드리지 못해. 손영호 같은 사람을 건드리면 일
손영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장민지에게 말했다.“민지야, 나 랜드로버를 운전했어. 넌 내 차 타.”손영호는 말하면서 옆에 세워진 레인지로버를 가리켰다.“물론이지!”장민지가 웃으며 대답했다.“하하! 좋아!”손영호는 기뻐서 크게 웃었다.“와, 영호 형의 레인지로버가 정말 멋져 보여요.”“장난해? 이 차가 2억이야! 당연히 멋있지!”“나는 언제쯤 이런 차를 몰 수 있을까!”많은 사람이 손영호의 레인지로버를 보고 부러워했다. 한때 같이 공부했던 동창이 억대에 달하는 차를 운전하다니!손영호는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는 웃으면서 머리를 쓸어 올리며 득의양양해 보였다.“소인배가 득의양양해서 하는 꼴을 그대로 보여주는구나!”임운기가 이 장면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냉소를 금치 못했다.임운기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그 말은 손영호의 귀에 들렸다.“이 자식이, 뭐라고 하는 거야?”손영호는 임운기를 노려보았다.“영호야, 화내지 마!”이유비가 서둘러 앞으로 나와 수습했다.현장에 있는 동학들도 여기서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다.“임운기는 참 눈치가 없어. 손영호가 이렇게 잘 지내는데 아부는커녕 시비를 걸다니! 이건 스스로 고생을 자초하는 게 아니겠어!”“그러게, 너무 어리석어 말이야. 그러고 나서 어떻게 세상 살림을 할 수 있겠어?”장민지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임운기, 학창시절 나에게 공부를 가르쳐준 것을 보아 충고할게. 남자는 융통성이 있어야 해. 아니면 앞으로 일터에서 끊임없이 벽에 부딪히게 될 거야.”“장민지, 관심해줘서 고마워. 그럼 나도 한마디 할게. 여자는 자신을 아낄 줄 알아야 해. 아무 쓰레기에게 짓밟히지 마!”임운기는 담담하게 말했다.“너…….”장민지의 안색이 변하였다.손영호는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이 자식이! 감히 누구를 쓰레기라고 하는 거야! 죽고 싶어 환장했어?”“이 빌어먹을! 감히 영호 형을 욕하다니!”손영호의 뒤에 서 있던 강승문과 조원이 달려들어 임운기를 때리려 했다.“둘 다 화 풀어!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