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숙애 역시 종잡을 수 없이 안색이 변하더니 윤도훈의 살의 앞에서 벌벌 떨고 말았다.“윤도훈, 앞으로 네가 마주하게 될 결과를 똑똑히 생각하길 바란다.”“현씨 가문은 수도권 사대 가문 중의 하나이다. 네가 지금 여기서 우릴 죽이면 육씨 가문은 절대 널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이 지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숙애는 아직도 윤도훈을 협박하고 있다.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이미 현숙애의 두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바로 이때 누군가가 황급히 조씨 가문 별장으로 뛰어 들어왔다.“윤 선생님, 잠시만요!”“돈 모아왔습니다.”“저 돈 모아서 왔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땀을 뻘뻘 흘리며 미친 듯이 달려온 조문호의 모습이 보였다.너무 급히 달려오는 바람에 조문호는 오다가 넘어지기까지 했다.두 사람에게 손을 쓰려던 윤도훈은 그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도로 거두었다.“윤 선생님 제발 제 가족은 건들지 말아 주세요. 전에는 그만한 돈이 없었습니다.”“오늘 마침내 요구하신 금액 그대로 모으고 되었던 것입니다.”“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려주시기 바랍니다.”미친 듯이 달려온 조문호는 바닥에 누워있는 시체를 보고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면서 거의 울부짖으며 사정을 했다.이에 윤도훈은 눈썹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그전에는 돈을 모으러 갔다는 겁니까?”“네!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돈을 빌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마침내 금액에 도달했고 지금 바로 드릴 수 있습니다.”“제발 제가 간곡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가족 한 번만 봐주시기 바랍니다.”조문호는 머리를 조아리며 해석했다.그동안 윤도훈은 안색이 여러 번 변했지만 결국 콧방귀를 뀌면서 살의를 도로 거두었다.현숙애도 조현인도 죽어야 마땅한 인간이지만 조문호는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돈을 빌리고 있었다는 말에 윤도훈은 한이 조금이 나마 사라져 버렸다.어찌 됐든 조문호는 이찬혁의 친 아버지임으로 아직은 여지를 두어야 한다.지금으로서는 이찬혁이 조문호를
“너 뭐라고 그랬어? 대사님이 죽었다고?”현태승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듯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그렇다니까요. 어디서 이런 쓰레기 같은 고수를 찾아 주신 거예요? 윤도훈 주먹 한 방에 힘없이 죽었어요.”“윤도훈 오기 전까지 얼마나 잘난 척을 했는지 알기나 해요? 엄청 대단한 것처럼 우쭐거렸어요.”“도대체 어디서 찾은 거예요? 혹시 사기당한 거 아니에요?”현숙애의 말투에는 언짢은 뜻이 가득했고 귀익혼에 대해서도 의심과 질의가 가득했다.만약 귀익혼의 실력이 그 정도 하찮지 않았더라면 윤도훈 앞에서 그렇게까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조현인은 그딴 놈한테 무릎 꿇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울분이 터졌다.현숙애의 말을 듣고 현태승은 눈꺼풀이 뛰면서 얼굴의 주름까지 경련을 일으키는 것만 같았다.“뭐라고 하는 거야? 대사님이 윤도훈 주먹 한 방에 죽었다고? 너 지금 이 아비랑 장난하는 거지?”귀익혼의 죽음만으로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윤도훈 주먹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이 더더욱 놀라웠다.‘그럴 리가...’상대는 무려 사악 문패에서 온 강자로서 진다고 하더라고 절대 한 방에 죽을 실력은 아니다.현숙애가 지금 과장된 표현으로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나도 윤도훈 손에 죽을 뻔했는데 내가 지금 아버지랑 장난 쓸 기분이 있을 거 같아요? 윤도훈 주먹 한 방에 죽었다니까요. 완전 쓰레기가 따로 없었어요.”말하면서 현숙애는 자초지종을 현태승에게 모조리 알려주었다.모든 것을 듣고 난 현태승을 들숨을 마시며 비할 데 없이 엄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숙애야, 앞으로 윤도훈 건드리지 말 거라. 내가 아주 분명히 말해 줄 수 있는데 대사님 실력이 너무 약한 것이 아니라 윤도훈이 상상 초월로 강한 것이다.”그 말에 현숙애는 이를 갈며 여전히 불만스러워했다.“그럼 이대로 넘어간다고요? 우리 집안을 상대로 그렇게 많은 돈을 사기 쳤고 우리 현인은 그놈한테 무릎까지 꿇었다고요. 나 절대 이대로 넘어가지 못해요. 지금까지
그뿐만 아니라 지난번에는 웬 이름 모를 영감탱이까지 데리고 와서 양원단의 제조 방법을 내놓으라고 했었다.윤도훈은 그때 이미 천영옥을 가지러 직접 가겠다며 실존하지도 않는 배경까지 지어내며 말했었다.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만 하다면 고씨 가문에서 혹시나 자기가 두려워서 피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지난번에 말했던 모든 것이 거짓으로 받아질까 봐 걱정도 들었다.그때가 되면 고씨 가문의 복수가 찾아올 것이고 번거로운 일들이 많아질 것이다.심지어 앞으로 단약을 팔려고 해도 고씨 가문이 중간에서 손을 써서 막을 것이고 암암리에 제조 방법을 알아가려고 할 것으로 생각했다.하여 반드시 주동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만 한다.그 외에 윤도훈은 고씨 가문 손에서 더 많은 수련 자원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점심시간이 되어갈 즈음에 윤도훈은 도운시 서쪽 외곽에 있는 고씨 가문 저택으로 왔다.고씨 가문 본 저택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윤도훈은 이미 주위를 경계하고 있는 고씨 가문 제자들을 마주하게 되었다.“차 멈추세요. 개인 영역이니 돌아가주시기 바랍니다.”누군가가 윤도훈을 향해 차를 멈추라는 손짓을 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이에 윤도훈은 차에서 내려 덤덤하게 말했다.“가주님께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윤도훈이 좀 뵙고 싶어 한다고 말입니다.”그러자 제자로 보이는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윤도훈의 덤덤하고 도도한 모습을 보고 무엇인가 일반 인물 같지는 않았던 것이다.두 사람은 순간 윤도훈의 정체에 대해 하나도 알 수 없었다.“잠시만요.”그 중 한 사람이 윤도훈에게 말하고 나서 한쪽으로 걸어가 전화를 걸었다.그러자 한참 지나서 그 사람은 제법 겸손한 태도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윤 선생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같은 시각 고씨 가문 어느 한 거실 안.고씨 가문 가주인 고민기가 앉아 있고 그의 곁에는 연단사 고진과 고민혁이 함께 하고 있다.그 외에 여러 장로급 고수도 있는데 그들의 실력
윤도훈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고민기를 비롯한 고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표정이 다양했다.“윤도훈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윤도훈은 들어오자마자 공수하며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그런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민기는 의자를 ‘탁’ 치며 소리쳤다.“이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오는 것이냐! 죽는 게 두렵지도 않은 것이냐?”바로 이때 윤도훈은 자기 마음대로 옆에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고씨 가문에서 저를 죽이지 않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고씨 가문 가주이신가 봅니다?”윤도훈은 중간 자리에 앉아 있는 고민기를 보고 말했다.고민기는 이에 차갑게 웃었고 옆에 있는 흰 수염 장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윤도훈을 노려보며 위압을 가했다.“우리 고씨 가문 사람을 다치게 한 이상 우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으냐?”말하면서 장로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입과 눈이 비뚤어진 고민혁을 가리켰다.고민혁은 지금 윤도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두 눈에는 한과 분노가 가득하다.“죽으러 온 것이냐 아니면 살려달라고 빌려고 온 것이냐?”“양원단의 제조 방법을 내놓고 스스로 팔다리를 끊어 사죄하며 한 번 살려줄 의향은 있다.”이에 윤도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죽으러 온 것도 빌려고 온 것도 아닙니다.”말하면서 윤도훈은 고민혁을 가리키며 고민기를 향해 말했다.“고씨 가문에서 저 사람의 말에 따른 거 아니죠? 지금 주제 파악도 못 하고 함부로 끼어드는 것 같습니다만?”“너 뭐라고 그랬어?”그 말에 고민혁은 발끈하며 이를 악물었다.그러자 고민기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민혁을 향해 야단쳤다.“고 집사, 그만 해!”“네...”고민혁은 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뚫어지게 노려보았지만 고민기의 명령을 어길 수 없었다.이윽고 고민기는 일어서서 윤도훈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어찌 됐든 넌 우리 고씨 가문 사람을 다치게 했다. 절대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는 말이다. 마땅한 대가를 치르지 않거나 너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히든카드를 꺼내지
“이게 뭐야?”유리병안에는 알약 같은 무엇인가 들어 있다.이때 고진은 눈빛이 확 달라지더니 재빠르게 다가갔다.“가주,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고민기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유리병을 건네주었다.고진은 마개를 열어 신중하게 맡아보고는 손바닥으로 쏟아내어 자세히 살펴보았다.“모두 다 단약입니까?”놀라워 마지 못하며 고진이 물었다.이에 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습니다. 녹색은 통맥단이고 파란색은 회기단이며 붉은색은 소아단이고...”말하면서 윤도훈은 단약 및 효능까지 간단하게 일일이 소개했다.윤도훈의 설명을 듣고 나서 현장에 있던 고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단약들을 모두 직접 만들어낸 겁니까?”고진은 윤도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고씨 가문에 연단사들은 단약을 만들어낼 줄은 알지만 두 세 종류의 단약 밖에 만들어낼 줄 모른다.그렇지 않으면 고씨 가문에서 판매회를 열 때 마다 딱 그 정도밖에 안 되는 단약을 내놓을 수도 없을 것이다.윤도훈이 단 번에 8가지나 되는 단약을 꺼내 놓은 것을 보고 놀라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게다가 통맥단과 같은 단약까지 이 단약은 무려 무자의 팔맥을 뚫을 수 있는 일품 단약이고 소아단 같은 단약은 만병을 통치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럼요?”고씨 가문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어이가 없었다.‘촌스럽기는...’그들이 자기를 고무 세가로 자칭하는 모습이 우습기만 했다.이 단약들도 양원단도 윤도훈에게 있어서는 극히 저렴한 단약에 불과하다.수련 기억 속에 있는 것에 비하면 이 단약들은 진정한 단약이라고 할 수도 없다.바로 이때 고민기는 고진에게 사인을 보냈고 고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붉은색 단약을 입에 넣어 삼켜 버렸다.그러자 윤도훈에게 맞아 남아 안색이 창백했던 고진의 얼굴에는 즉시 윤기가 돌기 시작했다.체내의 남아 있던 상처들도 어느 정도 완전히 회복되었다.“정말입니다.”고진은 다소 흥분해하며 말했다.이윽고 고민기는 깊이 숨을
고민기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은둔 가문 또는 문패에서는 후배 제자들을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끔 밖으로 내보낸다.대부분은 비밀리에 진행되며 자기 가문에 대해서 절대 밝혀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오직 자기만의 힘으로 성장한 후배 제자만이 가문에서 일정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윤도훈도 아마 그런 쪽에 속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만약 그런 배경이 없고 서는 스스로 이렇게 많은 일품 단약을 만들어 낼 수 없으리라 여긴 것이다.윤도훈이 일반인이며 속세에서 거듭난 고수라고 한다는 가정을 죽어도 믿을 수 없다.“윤 선생님, 혹시 어느 가문 출신인지 힌트라도 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고민기는 다시 시험 삼아 떠보기 시작했다.좀 더 자세히 알아내서 윤도훈의 정체를 알고 싶었다.그러나 말이 떨어지자마자 윤도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앞서 말했듯이 저에게는 그 어떠한 배경도 없습니다. 게다가 고씨 가문은 은둔 가문도 아니면서 이렇게 캐물어도 되는 겁니까? 필요 이상으로 알려고 하지 마시고 합작할 것인 것 아니면 그만둘 것인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그 말에 고민기는 안색이 확 변했고 고씨 가문 고수들도 두 눈에 어두운 빛이 가득했다.윤도훈이 뱉은 말은 건방지기 그지없고 고씨 가문을 없이 여기고 있다는 뉘앙스도 있다.그러나 고민기를 포함하여 그들을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은둔 가문?윤도훈의 입에서 이 단어가 나온 것만으로 많은 걸 설명해 주고 있다.단지 세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은둔 가문’을 알 리가 없으니 말이다.윤도훈의 말에 따르면 ‘은둔 가문’ 조차도 없이 여기고 있는 듯했다.그렇다면 윤도훈이 상고 고씨 가문 출신이 아닌지 하는 의심도 들기 시작했다.‘그래! 어쩐지 대단하다 했어.’‘어린 나이에 초급 경지를 뛰어넘고 이렇게 많은 단약까지 만들어 내다니 상고 고씨 가문 출신이었어.’“제가 너무 주제가 넘었습니다.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고민기는 마음속의 놀라움을 거두고 웃으며 덧붙였다.“당연히 합작해야죠.
같은 날 저녁 윤도훈은 정원에 무릎 접고 앉았다.지금 윤도훈의 몸 주위에 영옥이 하나씩 떠오르고 있다.용혼소울링을 돌림에 따라 대량의 영기가 영옥에서 빠져나와 윤도훈의 호흡에 따라 몸속으로 들어가고 있다.윤도훈의 단전 중에 액상 진기가 부단히 탄탄해지고 있다.체내의 진기는 일반 수련자와 달리 모두 천지 영기를 흡수하여 만들어낸 진기이며 용신에서 용솟음친 용기와 섞인 것이다.이런 ‘혼합진기’는 일반 수련자 체내에 있는 진기보다 훨씬 강대하고 웅장하며 둔탁하다.게다가 윤도훈의 육신은 용기의 자양에 의해 개조된 것으로 같은 레벨의 고수보다도 훨씬 강하다.이것이 바로 같은 레벨임에도 불구하고 윤도훈이 상대 위에 있는 이유이다.이런 ‘혼합진기’을 윤도훈은 따로 이름을 지었는데 바로 ‘진용의 기’라고 한다.대량의 영기가 흡수됨에 따라 액상 단전이 응집될 뿐만 아니라 경맥에도 진용의 기가 더해지고 있다.그뿐만 아니라 진용의 기가 경맥에 따라 근육에 스며들면서 근육 또한 그 힘을 빌었다.근육 섬유이며 밀도이며 다시 극한을 돌파해 버렸다.무릎을 접고 앉아 있는 윤도훈의 옷은 바람 하나 없음에도 움직이고 있고 은은하게 비치는 살색과 근육 라인은 더더욱 눈이 부시다.쏴-다음날 해가 뜰 무렵 윤도훈은 문득 두 눈을 떴다.바닥에는 이미 완전히 흡수되어 버리고 껍데기만 남은 영옥으로 가득했다.오금을 저리는 예리한 윤도훈의 눈빛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반짝였다.윤도훈은 이를 느끼고 나서 흡족해하며 바로 도로 거두었다.펑-몸을 일으키고 나서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해보니 폭발음이 났다.주먹이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는 마치 압축된 듯이 뒤틀렸다.“대박인데? 초급 경지 중기에 들어선 건가?’윤도훈의 얼굴에는 흥분한 미소가 떠올랐다.하룻밤 사이에 작은 경지 하나를 돌파하여 초급 경지 중기로 들어섰다.액상 단전도 전보다 더욱 탄탄해졌다.만약 가장 처음에 초급 경지를 돌파했을 때 단전이 작은 물풍선에 불과했다며 지금의 단전은 겉이 단단해진 물풍선과 같다.
율이는 기대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아빠랑 놀이동산 가서 신나게 놀자.”윤도훈은 율이를 들어 안고 웃으며 대답했다.“예! 놀이동산 간다.”율이는 좋아하며 한동안 손뼉을 치며 기뻐해 마지 못했다.오전 7시 윤도훈은 율이와 함께 도운시에 있는 놀이동산으로 향했다.제황원을 떠나 고속도로에 올랐는데 웬 지프차 한 대가 뒤에서 몰래 따라오고 있었다.상대는 수많은 차량 속에 몸을 숨긴 채 흔적 하나 없이 윤도훈의 차를 따르고 있다.비할 데 없이 신중한 수단을 보아서는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것이 분명하다.지프차 안에서 조수석에 앉아 있는 청년은 차가운 빛을 드러내며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수찬, 앞에 저 차 확실해?”그러자 수찬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암암리에 여러 날 동안 조사를 마쳤고 타깃이 바로 저 차에 있습니다. 회장님, 죽일까요?”청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한 걸 묻고 있어. 우리 혈나회의 임무를 망친 장본인이다. 반드시 죽여야 한다. 지난번 임무가 혈나회가 성립되고 나서 받은 첫 번째 임무였는데 저놈 때문에 망쳤어. 그러니 반드시 저놈 죽여서 우리 혈나회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회장님 말씀이 맞습니다.”수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청년의 말에 동의했다.혈나회는 이 도시에서 암암리에 성립된 킬러 조직이다.청년의 이름은 노차빈으로 혈나회의 회장이다.그리고 수찬이라는 남자는 바로 지난번 주구남을 죽일 때 두목이었던 킬러이다.다만 그때 그 임무를 윤도훈이 망쳐버렸다.“어? 왜 갑자기 멈추는 거지? 주유하려고 그러는 거야?”바로 이때 윤도훈이 몰고 있는 벤틀리 뮬상이 주유소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이윽고 윤도훈은 주유소 직원이 주유하는 틈을 타서 옆에 있는 편의점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회장님, 저놈 맞습니다.”윤도훈을 보고 나서 수찬의 얼굴에는 살의가 가득했다.“알았어. 저놈은 나한테 맡기고 내가 어떻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지 봐.”“수찬, 우린 해외 고용병과